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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상고사 학술회의서 ‘비주류 학설’ 백가쟁명

한국 상고사 학술회의서 ‘비주류 학설’ 백가쟁명

입력 2014-05-13 13:30
업데이트 2014-05-13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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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재 신채호 선생은 삼국사기를 쓴 김부식의 붓끝이 한번 잘못 돌아감으로써 2천년이 되도록 왜곡된 역사를 모르고 지내 왔다며 원통하다고 했습니다. 김부식은 거짓을 쓰고 끝까지 신라를 두둔하고, 고구려와 백제에 대해서는 불리한 증언을 남겼습니다.”(박성수 한국학중앙연구원 명예교수)

”동명성왕(東明聖王)의 원래 이름은 주몽(朱夢)이 아니고 추모(鄒牟)입니다. 광개토대왕비에 ‘시조 추모왕’이라고 기록했으니 이제 추모로 기술하고 불러야 옳습니다. ‘추모’는 동명성, 샛별, 금성을 뜻하는 몽골어 ‘촐몽’과 음운 구조나 의미가 같아 서로 관계가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최기호 몽골 울란바타르대 석좌교수)

동북아역사재단이 13일 서울 미근동 재단에서 개최한 제1회 상고사 학술회의에서는 한국 상고사에 대해 속칭 ‘비주류 학설’을 내세우는 학자들의 주장이 쏟아졌다. 이들 가운데 일부는 상고사에 관한 국내 주류 역사학계의 관점이 일본 제국주의가 만든 ‘식민사관’이라고 비판하기도 한다.

’우리나라 사서에 위서(僞書)는 없다’라는 주제로 발표한 박성수 교수는 김부식의 삼국사기를 상고사 왜곡의 ‘원흉’ 격으로 규정했다.

박 교수는 삼국사기에 대해 ▲ 가야국 역사를 기록하지 않은 점 ▲ 한국의 ‘고기’(古記) 인용을 게을리하고 중국 역사서만을 토대로 집필돼 전형적 사대주의 역사서가 된 점 ▲ 발해 역사에 관한 언급이 전혀 없는 점 ▲ 삼국의 뿌리가 단군조선이라는 사실을 기록하지 않은 점 등에서 잘못된 역사서라고 주장했다.

이어 “반면 승려 일연이 쓴 삼국유사는 ‘고기’에 등장하는 신비한 이야기도 역사로 수용했으나 유교만을 정론으로 보는 조선왕조에서는 삼국사기보다 한참 뒤에야 복간될 정도로 천대받았다”고 지적했다.

김운회 동양대 교수는 일본을 가리키는 말로 인식된 왜(倭)를 고대사의 어느 시점에서는 한국인을 뜻하는 용어로 봐야 한다고 주장하며 광개토대왕비에 새겨진 한 사건을 언급했다. 왜가 고구려의 황해도 지역을 공격했다’는 내용이다.

김 교수는 일본 학계가 이 내용을 ‘당시 일본이 한반도 남부를 지배했다’는 논리의 근거로 활용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고구려가 한반도 남부를 침공하자 그 반격으로 왜가 황해도를 침공했다는 논리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김 교수는 “광개토대왕 시대인 5세기 초 고구려군을 상대하려면 최소 2만 이상의 병력이 동원됐어야 한다”며 “그러려면 일본 열도에서 그런 대병력을 단기간 동원해 이동시킬 만큼 발달한 행정조직과 항해술이 필요했을 텐데 4세기에서 5세기 초까지 ‘일본서기’를 제외하면 일본에 대한 어떤 기록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왜=일본’이라는 인식 자체가 착각”이라며 “’왜’라는 말이 일본의 중심 지역인 현재의 오사카-교토 지역에 나타난 것은 일러도 5세기 이후로 봐야 하고 이전 기록들은 주로 만주와 한반도 등지에서 나타나는 만큼 왜라는 말은 한국인을 비하한 말의 하나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기호 교수는 “동명성왕 추모왕이 홀본(졸본) 부여를 동몽골 헨티아이막 부이르노르 할힌골에서 개국하고 나라 이름을 고구려로 개명한 사실이 광개토대왕 비문에 잘 나타나 있다”며 “김부식도 광개토대왕비를 직접 보지 못했으므로 이 비문과 삼국사기의 기록이 서로 다르다면 당연히 이 비문을 따르는 것이 옳다”고 밝혔다.

김학준 재단 이사장은 “오늘 회의를 계기로 우리 상고사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지고 새로운 연구 내용이 많이 나오길 기대한다”며 “오늘 회의 이후로도 상고사를 주제로 한 학술회의를 정기적으로 개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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