숭례문 단청, 복구 완공 직후에 이미 훼손

숭례문 단청, 복구 완공 직후에 이미 훼손

입력 2013-10-08 00:00
업데이트 2013-10-08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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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26일 첫 관찰, 20여 군데서 확인”…아교 문제 추정

지난 5월4일 박근혜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복구 완공을 알린 숭례문에서 그 직후에 이미 단청이 벗겨지는 현상이 일어나기 시작한 것으로 드러났다.

화재로 파손됐다가 지난 5월 복구작업을 마친 숭례문의 단청 일부가 벗겨진 것으로 드러나 문화재청이 원인파악에 나섰다. 사진은 8일 오후 촬영한 벗겨진 숭례문 처마 단청의 모습.  연합뉴스
화재로 파손됐다가 지난 5월 복구작업을 마친 숭례문의 단청 일부가 벗겨진 것으로 드러나 문화재청이 원인파악에 나섰다.
사진은 8일 오후 촬영한 벗겨진 숭례문 처마 단청의 모습.
연합뉴스
문화재청 관계자는 8일 “단청이 벗겨지는 현상은 5월26일 처음으로 감지됐다”면서 “오늘 현재 대략 20군데가량에서 벗겨짐 현상이 관찰되고 있다”고 말했다.

훼손된 부분은 햇빛이 정면으로 드는 남쪽과 남대문시장 쪽에 집중하며 반대편 북쪽에서도 일부 나타났다.

이에 따라 문화재청은 이날 오후 1시30분 숭례문 현장에서 이번 단청 훼손과 관련한 언론설명회를 개최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지금은 일단 원인 파악이 우선이므로 그 결과를 바탕으로 수리 범위와 시기, 방식 등을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정확한 원인은 나오지 않았지만 단청의 접착력을 높이는 데 사용한 아교 문제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단청 작업을 지휘한 홍창원 단청장은 “(훼손 현상은 흰색) 조개껍데기가 주원료인 호분으로 바탕을 칠하고 주색 안료를 입힌 데서 나타나고 있다”면서 “호분 위에 다시 호분을 입히는 과정에서 안료 두께층이 두꺼워져 박락(벗겨짐)이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단청에 사용한 호분은 “일본산도 있고 국내산도 사용했다”면서 “하지만 (훼손 현상은) 안료의 재료 문제에 있다기보다는 단청을 아름답게 꾸미려는 과정에서 일어난 일”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신원을 공개하지 않은 단청 전문가 A씨는 “숭례문 복구공사 중에 (단청) 현장에 갔을 때 이미 쉰 냄새가 났다”면서 “이는 아교가 썩다 못해 발효되는 과정에서 나타는 현상”이라고 말해 아교와 같은 재료에서 비롯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그는 “아교는 썩어서도 발효가 되어서도 안 되며, 그렇게 되면 접착성을 잃는다”면서 “단청 재료인 안료란 물에 녹지 않는 덩어린데, 아교가 바탕재에 붙여 주는 역할을 하므로 단청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 전문가는 “이번 단청 훼손은 문화재 단청 현장에서 아교를 사용해 본 적이 없는 데서 일어난 일 같다”면서 “그리고 현판 같은 데는 100% 석채로 했다 전해 들었지만 이것도 나중에 문제가 될 공산이 크다”고 예측했다.

이 전문가는 “단청 훼손이 집중적으로 나타나는 곳은 주홍육색이라 해서 살색에 가까운 분홍색 부분에서 집중적으로 나타나는데, 이곳은 국내산 호분이 많이 들어간 곳”이라면서 “숭례문 복구 과정에서 일본산 안료를 쓴다는 지적 때문에 국내산을 급조해 조달해 썼는데 결국 문제가 생겼다”고 덧붙였다.

이 전문가는 “국내산 호분은 워낙 (일본산을 둘러싼 나쁜) 여론 때문에 안정성을 테스트할 시간도 없이 그냥 현장에 투입해 사용됐다”면서 “(단청 중에) 흰색이 들어간 부분은 껍질째 벗겨질 것이고 흰색이 들어가지 않은 부분은 조각 형태로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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