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니스는 예상대로 ‘피에타’를 택했다

베니스는 예상대로 ‘피에타’를 택했다

입력 2012-09-08 00:00
업데이트 2012-09-09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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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사위원·평론가·언론·관객 모두 ‘피에타’ 최고작으로 꼽아

베니스는 많은 이들의 예상대로 김기덕의 ‘피에타’에 황금사자상을 안겼다.

이변은 없었으며 현지 언론의 예측과 한국 영화계의 기대가 현실로 이뤄졌다.

’피에타’는 8일 저녁(현지시간) 이탈리아 베니스에서 열린 제69회 베니스국제영화제 폐막식에서 최고상인 황금사자상을 수상, 한국영화 사상 세계 3대 영화제에서 처음으로 최고상을 거머쥐는 쾌거를 이뤘다.

1961년 강대진 감독의 ‘마부’가 베를린영화제에서 특별은곰상을 받으며 한국영화 최초로 3대 영화제에서 수상한 지 41년 만에 거둔 성과다.

지난달 29일부터 열린 베니스영화제에서 ‘피에타’의 공식 상영은 영화제 후반부에 해당하는 4일 오후에 있었지만, 그보다 하루 전 열린 언론 시사회에서 처음 공개돼 극찬을 받으며 황금사자상을 노리는 강력한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언론시사회에서는 이례적으로 10여 분간 기립박수를 받았으며 현지 일일 소식지인 ‘베뉴스(Venews)’는 ‘피에타’를 잡지 전면에 소개했고 미국의 영화 전문지 ‘할리우드 리포터’도 ‘피에타’를 황금사자상(최우수작품상)의 강력한 후보로 꼽았다.

특히 가장 먼저 리뷰 기사를 쓴 할리우드 리포터는 “인상 깊은 결말은 영화제 심사위원들이 상을 건넬 때 기억할 만한 장면일 것”이라고 평해 ‘피에타’의 수상을 예견했다.

외신들은 ‘잔인하지만 아름다운 한국의 영화가 베니스를 뒤흔들었다” “김기덕의 충격적인 새 영화가 공개됐다”는 등의 표현을 하며 영화에 대한 호평을 쏟아냈다.

이어 영화제 막바지에는 ‘피에타’가 현지 평론가들로부터 가장 높은 점수를 받으며 황금사자상 수상 후보 1순위로 꼽히기 시작했다.

영화제의 일일 소식지 ‘베네치아 뉴스’가 23명의 영화 평론가를 상대로 한 설문 조사에서 ‘피에타’가 가장 높은 점수를 받고 그 뒤를 폴 토머스 앤더슨의 ‘더 마스터’가 따랐다.

프랑스의 AFP통신은 ‘피에타’가 암울한 인간의 도덕성에 대한 이야기가 가장 유명한 미켈란젤로의 조각상에 영감을 받은 제목과 함께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고 전했다.

이 같은 호응으로 ‘피에타’는 이탈리아 18-19세 관객들이 뽑은 ‘젊은 비평가상’에 이어 이탈리아 온라인 영화매체 기자들이 뽑은 ‘골든 마우스상’, 이탈리아 유명 작가를 기리는 ‘나자레노 타데이상’ 등 비공식 상으로 3관왕을 차지하기도 했다.

또 영화제 기간 현지에서 러시아, 노르웨이, 터키, 홍콩, 그리스 등 해외 20여개국에 판매되며 해외 영화배급사들로부터 뜨거운 러브콜을 받았다.

게다가 올해 새로 바뀐 집행위원장 알베르토 바르베라는 2000년 재임 시절 김기덕 감독의 ‘섬’을 초청해 세계무대에 소개하고 이듬해에는 또 ‘수취인불명’을 초청한 데 이어 올해 한국영화로는 7년 만에 ‘피에타’를 초청해 김 감독에게 각별한 애정을 드러낸 바 있다.

무엇보다 올해 심사위원장이었던 미국 감독 마이클 만은 ‘피에타’를 황금사자상 최종 후보에 직접 뽑아 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베니스 심사위원들은 결국 현지에서 가장 뜨거운 호응을 받은 충격적인 내용의 영화 ‘피에타’에 이변 없이 황금사자상을 안겼다.

강력한 경쟁작으로 꼽힌 폴 토머스 앤더슨의 ‘더 마스터’는 은사자상(감독상)을 받아 역시 현지 언론의 관측과 일치했다.

베니스영화제가 아시아 영화에 황금사자상을 준 것은 이례적인 일이지만,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영화제의 참신한 선택은 세계 영화계에서 베니스의 권위를 한층 더 높이는 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부산영화제 한국영화 프로그래머인 전찬일 평론가는 “김기덕 감독은 이미 유럽에서 10년 넘게 스타 감독으로서의 명성을 유지해왔고 베니스에서는 2004년 감독상을 받는 등 각별한 인연이 있다”며 “게다가 ‘피에타’는 김 감독의 성숙한 면을 많이 보여준 영화여서 베니스에서 ‘피에타’만큼 관심을 받을 수 있는 영화도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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