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법스님 “스티브 잡스는 보현행자”

도법스님 “스티브 잡스는 보현행자”

입력 2011-10-25 00:00
업데이트 2011-10-25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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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선.수행, 현실에 쓸모 있어야”

“사회에서는 고시 공부를 오래 하면 찬밥 신세인데 절집에서는 ‘고시 공부’(참선)를 오래 하면 대접을 받습니다. (참선과 수행이) 현실에 쓸모가 있어야 합니다.”

한국 불교계 개혁에 앞장서고 있는 도법 스님은 25일 이같이 말하고 “한국 불교는 깨달음을 지상 가치로 삼고 그것을 추구하기 위해 10-20년간 참선을 하는데 깨달음이 현재의 삶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 또 깨달음을 현실에 적용했을 때 어떤 결과가 있는지 사람들이 공감하고 수긍할 수 있는 설명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간 ‘망설일 것 없네 당장 부처로 살게나’(불광출판사 펴냄) 출간에 맞춰 이날 기자들과 만난 스님은 “불교와 수행, 깨달음을 어떻게 현실화할 것인가 하는 물음에 대한 대답으로 이 책을 내놨다”고 말했다.

이 책은 지리산 자락에 인드라망 생명공동체를 열고 15년 넘게 동네 사람들과 함께 살아온 스님이 남원 실상사에서 화엄경 보현행원품(普賢行願品)을 주제로 지난해 봄부터 겨울까지 10개월간 강연했던 내용을 엮은 것이다.

이 책에서 스님은 ‘부처로 사는 10가지 방법’인 보현행원품을 생활 속 이야기를 통해 알기 쉽게 설명한다.

스님은 “나의 이익을 추구하는 방식으로는 절대 삶이 편안하고 평화로울 수 없다는 것이 불교의 사유 방식”이라면서 “상대의 안락과 평화를 위해 내가 전심전력으로 마음쓰고 노력하면 그 과정 속에서 나 자신의 삶도 저절로 평화롭고 행복해진다”고 말했다.

스님은 “그러나 한국 불교는 그동안 정반대로 갔다”면서 “나의 안락과 행복을 위해 수행을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스님은 이어 “나도 45년 동안 절집에 살았는데 30년간 아등바등 참선도 하고 기도도 했지만 뭔가 속 시원하게 안 풀렸다”면서 “하지만 실상사에 있으면서 귀농학교, 대안학교, 생명평화운동을 하면서 현실 문제에 불교가 어떻게 대답해야 하느냐는 관점에서 접근하니 불교가 새롭게 보였다”고 소개했다.

도법 스님은 생명평화운동 등 사회 운동과 불교계 개혁에 앞장서 불교계 안팎의 신망을 얻어왔으며 지난 7월 출범한 조계종 ‘자성과 쇄신 결사 추진본부’ 본부장을 맡고 있다.

스님은 또 “(애플의 창업자) 스티브 잡스는 자기 소리에 따라 살았다는 점에서 보현행자(普賢行者)이자 선사라고 할 수 있다”면서 “(자신의 소리에 따라 사는 것이) 보현행원품의 정신이자 불교의 사유 방식”이라고 말했다.

스님은 “우리는 ‘더 많이 갖자, 더 많이 쓰자’ 등 소유의 논리로 해답을 찾으려는데 그렇게 해서는 삶이 평화로울 수도 행복할 수도 없다”면서 존재 가치를 중심으로 해답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돈이 있느냐 없느냐, 남자냐, 여자냐, 학벌이 좋냐 나쁘냐를 논하기 전에 인간은 그 존재 자체가 너무 거룩하고 가치있고 신성하고 완성된 존재입니다. 이것이 부처님의 깨달음의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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