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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소감으로 본 방송3사 연말 시상식

수상소감으로 본 방송3사 연말 시상식

입력 2011-01-01 00:00
업데이트 2011-01-01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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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치는 끝났다.여느 해처럼 넉넉하고 풍성한 상은 고루 돌아갔고 이변은 없었다.

 스타들은 눈물과 환희 속에 시상대에 올랐고 멋진 의상으로 볼거리를 안겨줬다.진심을 담은 수상소감은 감동을 전해줬다.

 2010년의 마지막을 떠들썩하면서도 화려하게 장식한 KBS,MBC,SBS 등 방송 3사의 연말 시상식을 인상적인 수상소감으로 돌아본다.

 ● “시청률로 함부로 평가하지 말아주세요”

 2010년에는 시청률 50%를 기록한 ‘제빵왕 김탁구’부터 10% 초반에 머물렀지만 큰 화제를 모은 ‘성균관 스캔들’까지 다양한 드라마가 시청자를 즐겁게 했다.

 그런 가운데 ‘대물’로 SBS 연기대상 대상을 거머쥔 고현정과 ‘신데렐라 언니’로 KBS 연기대상 최우수상의 문근영이 나란히 ‘시청률 지상주의’에 일침을 가해 눈길을 끌었다.둘은 31일 밤 나란히 열린 시상식에서 마치 사전에 입을 맞춘 듯 드라마가 시청률로 평가받는 현실에 대해 작심한 듯 이야기를 했다.

 고현정은 ‘대물’의 대통령 서혜림을 흉내내며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오늘 꼭 하고 싶은 말이 있어 나왔다”는 말로 입을 연 후 “시청률 가지고 함부로 얘기하지 말아줬으면 좋겠다.배우가 연기를 할 때는 그 순간 진심을 가지고 연기를 한다.드라마 만들 때 그 결과나 과정이 아름답다고 생각한다.그 과정을 모르는 분들이 ‘이 배우 어쩌네’ 하며 시청률에 대해 이야기를 하지 말아 달라”고 말했다.

 ‘대물’은 평균 시청률 25.7%의 높은 인기를 누렸지만 초반에 작가와 연출자 교체 등으로 홍역을 치렀다.

 고현정은 이런 상황에 대해 “이번에 ‘대물’을 하면서 현장에서 연꽃 같은 것을 봤다.정말 어려운 상황이고 분위기가 안 좋았는데 스태프가 어떤 마음을 먹고 촬영을 하느냐에 따라 이렇게도 될 수 있구나 싶었다.그 스태프들 이야기하고 싶다.각 분야 감독님부터 막내 스태프들까지 감사하다”고 말했다.

 문근영은 “항상 어떤 현장에서도 스태프,배우들이 고생을 많이 하는데,그 고생이 조금이나마 보람되기 위해서는 드라마 제작 현장이 개선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시청률이 아니라 드라마 현장에서 맡은 바 임무를 잘 하고 그로써 평가될 수 있는 환경이 됐으면 좋겠고,저 또한 맡은 바 임무인 연기를 마음껏 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배우가 되겠다”고 말했다.

 ●”MBC·SBS 사장님,코미디에 투자를..”

 올해 연예대상 시상식에서는 코미디언들이 부진을 면치 못했다.KBS ‘개그콘서트’를 제외하고는 MBC와 SBS에서 코미디 프로그램들이 자취를 감췄기 때문이다.

 이를 의식해 ‘개그콘서트’의 ‘달인’ 코너로 KBS 연예대상에서 최우수상을 받은 김병만은 “방송에서 코미디가 없어져 가고 있는 것이 안타깝다.MBC,SBS 사장님,코미디에 투자해 주십시요”라며 이례적으로 다른 방송사 사장까지 거론하며 코미디에 대한 애정을 촉구했다.

 MBC 연예대상 대상을 받은 유재석도 “‘개그야’ 등 후배,동료들이 잔치에 함께 하지 못해 마음이 아프다.내년에는 후배(개그맨)들이 많은 시청자에게 웃음을 줄 수 있는 프로그램이 생겨 이 자리에서 함께 웃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유재석의 라이벌’이라는 소리가 최대 찬사”

 3사 연예대상을 수상한 이경규,강호동,유재석은 모두 ‘체급’에 맞는 인상적인 수상 소감을 선사했다.수년째 정상의 위치에서 예능계를 끌어가고 있는 이들은 존재 자체가 거대했다.

 2005년 이후 5년 만에 ‘남자의 자격’으로 KBS 연예대상 대상을 거머쥔 이경규는 내리막길을 걷다 부활한 것에 대해 “유재석,김병만,강호동 등 모두 쟁쟁한 후배들이 있지만 상은 운이 있어야 탈 수 있는 것”이라는 말로 좌중을 웃겼다.

 그는 “우리 ‘남자의 자격’ 팀에게는 힘든 시기도 있었지만 이번 상은 그래서 더욱 더욱 특별하다”며 “제 팬들은 ‘30년 행복했다.30년 더 부탁한다’고 하는데 전 20년 더 하고 싶다.눈이 내린 길을 앞서서 한 발짝 한 발짝 걸으며 후배들이 잘 걸어갈 수 있도록 길잡이가 되어 길을 만들어주겠다.무소의 뿔처럼 달려가겠다”고 말했다.

 ‘스타킹’과 ‘강심장’으로 SBS 연예대상 대상을 받은 강호동은 이런 이경규의 수상소감을 거론하며 “나는 시기를 보지 않았다.이경규 선배님을 봤다.얼마나 빨리 가느냐보다 어느 방향으로 가느냐가 중요한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이 영광을 이경규 선배님 한테 돌리겠다”며 선배에 대한 존경을 표했다.

 그는 이어 “제가 방송을 하면서 많은 칭찬을 들었지만 그중 가장 큰 찬사가 무엇인지 아십니까? 바로 ‘유재석의 라이벌이다’라는 소리를 들을 때”라며 “혼자 가면 빨리 가지만 함께 가면 멀리간다.재석아 함께 가자!”라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무한도전’과 ‘놀러와’로 MBC 연예대상 대상을 받은 유재석은 “요즘 들어서 혼자보다는 사람들과 함께 하는 이 일이 즐겁고 행복하다”며 “데뷔 20년이 됐다.지난 10년을 불평불만을 하면서 보냈고 10년을 열심히 노력하며 살아왔다.언제까지인지 모르겠지만 많은 분께 은혜 갚으면서 살아가겠다”는 말로 동료와 시청자에게 감사를 표했다.

 ●”수없이 포기하고 싶었는데…”

 속내를 솔직하게 고백하며 눈물을 보인 수상자들도 있었다.

 ‘욕망의 불꽃’으로 MBC 연기대상 최우수상을 받은 신은경은 “수없이 많이 포기하고 싶었는데 그때마다 포기 못했던 건 제 주위에서 진심으로 제가 잘 되길 바라며 도와준,수 없이 많은 분들이 계셨기 때문이었다”며 “그분들에게 처음으로 보답해드리는 것 같아 너무 기쁘다.잘 살겠다”고 말했다.

 신은경의 수상소감은 외동아들이 뇌수종으로 투병하고 이혼과 각종 법정 분쟁으로 힘든 시간을 보낸 최근 상황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듯했다.

 SBS 창사 20주년 예능 10대 스타상을 받은 이영자는 “이 자리에서 해냈다는 게 정말 감사하다”며 “살아온 날들을 많이 후회했는데 상을 받고나니 잘못 살지는 않았 구나 싶다.더욱 열심히 살겠다”고 말했다.

 인기 정상을 달리다 ‘다이어트 파동’으로 나락에 떨어진 후 고생한 오랜 세월이 수상소감에 그대로 묻어났다.

 ‘대물’ 방송 직전 뺑소니 사고를 일으킨 권상우는 SBS 연기대상 최우수상을 받으며 “첫 촬영부터 마음의 짐을 안고 시작했다.조금이나마 마음을 열어주신 시청자 여러분께 감사드린다”며 어렵게 말문을 열더니 결국 “이러지 않으려고 했는데…”라며 울먹였다.

 ‘성균관 스캔들’로 KBS 연기대상 인기상을 받은 송중기는 “지금 이 순간 할머니 생각이 많이 난다.눈이 불편해서 앞을 못 보시는데 손자 얼굴도 평생 못 보고 사셨다”며 “할머니! 목소리 잘 들리지? 조금만 더 소리 키우고 손자 상받는 모습 잘 봐주세요”라며 눈물을 흘려 감동을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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