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운동 사적지 88% 멸실·훼손·변형

독립운동 사적지 88% 멸실·훼손·변형

입력 2010-09-08 00:00
업데이트 2010-09-08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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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독립운동 사적지와 한국전쟁과 관련된 국가수호 사적지 가운데 대다수가 훼손되거나 없어져 흔적조차 찾기 힘든 것으로 나타났다.

 독립기념관 한국독립운동사연구소는 2007년부터 4년 동안 전국의 항일 독립운동 및 한국전쟁 사적지 실태조사를 벌인 결과,독립운동 사적지 1천577곳 중 54.5%인 860곳이 멸실돼 흔적조차 찾기 어려운 것으로 파악됐다고 8일 밝혔다.

 또 독립운동 사적지의 33%(522곳)는 변형,0.5%(9곳)는 훼손된 것으로 조사됐으며,원형이 보존되거나 복원된 곳은 각각 8%(125곳)와 4%(62곳)밖에 안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전쟁 사적지도 사정은 비슷해 335곳 가운데 변형이 41%(139곳),멸실 19%(62곳),훼손이 3%(11곳)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고 원형보존은 36%(121곳),복원된 곳은 단 1%(2곳)뿐인 것으로 확인됐다.

 기념물의 위치 및 문안에 대한 검증 작업을 벌인 결과,일부 독립운동 사적지에서 오류가 발견되기도 했다.

 3·1운동 당시 천도교의 주요 거사 거점인 상춘원 터 표지석은 잘못된 위치에 세워져 있었고,남대문 역전 독립만세 시위지와 한국독립군총사령관 지청천의 생가 터도 위치가 부정확했다.독립신문사 터에 대한 설명 문안도 수정 및 보완 작업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독립운동 사적지의 경우 3·1운동 사적지가 가장 많았는데 이는 도시와 농촌의 구별 없이 운동이 전국적으로 전개됐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연구소는 설명했다.

 3·1운동 다음으로 비중이 높은 의병전쟁 사적지의 경우 산악지대인 충북과 경북 일대에서 많이 확인됐으며,이는 전쟁 현장이라는 지리적 특성 외에도 지역에 따른 인문적 특성도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전쟁 사적지의 경우 주요 기관이나 시설을 알려주고 설명해주는 표지석 등이 없는 것을 비롯해 주요 시설물에 대한 안내가 크게 부족한 것으로 조사됐다.

 9·28 서울수복 현장인 경복궁 앞,휴전반대대회가 열렸던 덕수궁,전시에 육군본부가 사용하던 대구 육본 터에는 역사적 사실을 알려주는 시설물이 아예 설치돼 있지 않다고 연구소는 전했다.

 연구소 관계자는 “이번 사적지 조사는 국가 차원에서 처음 실시한 종합적인 실태 조사”라며 “조사 결과를 토대로 사적지 전반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 및 보존 대책을 세우고 교육과 관광 등에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연구소는 이틀 일정으로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8일 개막한 ‘국내 항일독립운동 및 국가수호 사적지 관리와 활용’ 학술심포지움에서 이번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이를 토대로 외국의 사적지 관리 정책,사적지 활용 방안 등을 주제로 토론을 벌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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