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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난에 연료 바닥난 레바논… 전기 완전히 끊겼다

경제난에 연료 바닥난 레바논… 전기 완전히 끊겼다

홍희경 기자
홍희경 기자
입력 2021-10-10 22:20
업데이트 2021-10-11 0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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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력발전소 2곳 멈춰 전력공급 전면중단
이라크 경유 초기 물량 15일쯤 들어올 듯
한달 8만t씩 수입해도 하루 4시간만 공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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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바논의 주요 화력발전소 2곳이 경유 연료 부족으로 인해 멈춰 선 9일(현지시간) 밤둔 지역의 식료품점을 찾은 소비자가 휴대전화 불빛으로 품목을 확인하고 있다. 밤둔 로이터 연합뉴스
레바논의 주요 화력발전소 2곳이 경유 연료 부족으로 인해 멈춰 선 9일(현지시간) 밤둔 지역의 식료품점을 찾은 소비자가 휴대전화 불빛으로 품목을 확인하고 있다.
밤둔 로이터 연합뉴스
경제위기 속 최악의 연료난에 시달려 온 레바논에서 화력발전소 두 곳이 연이어 멈춰 결국 9일(현지시간) 전력 공급이 완전히 중단됐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국가 전역이 암흑 속에 갇히고 병원 등 필수시설이 마비되는 대혼란 속에서 24시간 동안 전기 공급이 가능한 대형 발전기를 설치한 부유층의 집만 전기를 쓸 수 있었다.

레바논 국영 전력회사는 북서부 해안에 있는 데이르 암마르 화력발전소가 8일, 남서부 해안이 있는 자흐라니 화력발전소가 9일 각각 운영을 중단했다고 성명을 통해 발표했다. 이 회사는 “경유 연료가 바닥나면서 두 대의 화력발전소가 멈췄다. 전력공급은 완전히 끊겼다”고 밝혔다. 이미 하루 22시간 정전되는 지독한 전력난을 겪던 레바논이 아예 발전기를 돌리지조차 못하게 된 것이다.

레바논 당국은 이라크에서 한 달에 8만t씩 경유를 수입하기로 계약을 맺어 초기 물량이 오는 15일쯤 레바논에 도착하지만, 그 전까진 군 비축분 등을 활용해 발전소를 돌려야 한다고 설명했다. 단 화력발전소 재가동 시점은 여전히 미지수이고, 이라크에서 경유 수입이 시작되더라도 전기공급이 하루 4시간으로 제약될 전망이라고 당국은 밝혔다.

2019년 경제위기를 겪은 레바논은 지난해 베이루트 대폭발 참사,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며 장기불황에 빠졌다. 올해 들어선 환율 급등에 따른 물자부족 사태를 겪어 왔다. 레바논 중앙은행이 지난 8월 석유 등 수입연료에 대한 보조금 지급을 중단하며 휘발유와 경유 등 연료난이 가중돼 왔다. 세계은행(WB)은 최근 레바논의 경제위기를 19세기 중반 이후 세계 역사에서 가장 심각하고 장기적인 불황으로 규정하기도 했다.

레바논은 전력 확보를 위해 WB 자금 지원을 받아 이집트에서 가스를 수입하고, 요르단에서 전력을 수입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13개월 동안 연립내각 구성도 못 하던 레바논 정치권은 그나마 지난달 재벌 출신 나지브 마카티 총리가 이끄는 행정부를 구성, 연료 확보를 위해 국제사회와 논의하고 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2021-10-11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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