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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발의 대통령 둘러싼 무장세력… ‘장기 독재’ 기니서 군부 쿠데타

맨발의 대통령 둘러싼 무장세력… ‘장기 독재’ 기니서 군부 쿠데타

이지운 기자
입력 2021-09-06 22:26
업데이트 2021-09-07 0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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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부 집권 성공 여부는 안 알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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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부 아프리카 기니에서 5일(현지시간) 쿠데타가 일어난 가운데 알파 콩데 대통령이 행방은 알려지지 않은 채 복면을 한 무장 군인들 사이로 맨발에 청바지를 입고 소파에 걸터앉아 있는 사진이 공개됐다. 코나크리 EPA 연합뉴스
서부 아프리카 기니에서 5일(현지시간) 쿠데타가 일어난 가운데 알파 콩데 대통령이 행방은 알려지지 않은 채 복면을 한 무장 군인들 사이로 맨발에 청바지를 입고 소파에 걸터앉아 있는 사진이 공개됐다.
코나크리 EPA 연합뉴스
TV에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9명의 군인이 출연했다. 스스로를 ‘국가화해발전위원회’라고 부르고 “헌법이 해체됐다. 만연한 부패와 정부 운영 실패, 가난 때문에 정권을 장악했다”고 했다. 대통령은 행방이 묘연하다. 공개된 한 장의 사진에는 맨발에 청바지를 입은 대통령이 소파에 걸터앉았고, 복면을 한 무장 군인들이 그 주변에 가득하다.

영국 BBC 등 서방 언론들이 6일 묘사한 서부 아프리카 기니의 쿠데타 정황이다. 쿠데타 세력은 전 프랑스 용병 마마디 둠부야 중령이 이끄는 부대로 추정된다. AP, AFP, 로이터 등에 따르면 기니 수도 코나크리의 대통령궁 근처에서는 전날 오전 상당한 규모의 총격전이 발생했다. 중심가에 총격 소리가 들리고 곳곳에서 무장 군인들이 이동하는 모습이 목격됐다. 쿠데타 세력은 국경이 일주일 동안 폐쇄됐다고 선언했다. 다만 국방부는 “대통령 경호팀과 군대가 쿠데타 세력을 격퇴했다”고 밝혔다.

쿠데타 세력은 TV에서 정부 해산과 군부에 의한 과도정부 구성 방침을 밝혔다. 전국에 통금령을 발령했으며 6일 오전 과도 정부 내각회의를 소집한다고 발표했다. 둠부야는 “우리는 더이상 한 사람에게 정치를 맡기지 않을 것이다. 국민에게 정치를 맡길 것”이라고 했다. 쿠데타 세력이 군 내부에서 어느 정도 지지를 확보했는지, 집권 세력을 통제하고 있는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천연자원이 풍부하지만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중 하나로 프랑스 식민 통치를 받던 기니에선 1958년 독립 이후 장기 독재와 군부 통치가 이어졌다. 알파 콩데(83) 대통령이 2010년 최초로 선거를 통해 집권했으나 지난해 3선에 연임하며 장기 집권을 선언, 국민의 지지를 빠르게 잃었다. 이날 코나크리 시내 곳곳에서 시민들이 거리로 나와 쿠데타를 축하하는 듯한 사진이 공개됐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트위터에 “기니의 상황을 매우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 무력에 의한 정부 장악을 강력히 규탄하며, 콩데 대통령의 즉각 석방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이지운 전문기자 jj@seoul.co.kr
2021-09-07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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