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경찰, 축구팬에 최루탄 발사…최소 30명 사망

이집트경찰, 축구팬에 최루탄 발사…최소 30명 사망

입력 2015-02-09 17:21
업데이트 2015-02-09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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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이집트 프로축구 경기 무기한 연기

이집트 수도 카이로에서 8일(현지시간) 경기장에 입장하려는 축구 팬들에게 경찰이 최루탄을 발사, 압사와 질식으로 숨진 팬들이 최소 30명으로 늘었다고 일간 알아흐람이 9일 보도했다.

이번 참사 이후 이집트 정부는 올 시즌 모든 자국 프로축구리그 경기를 무기한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이집트 보건 당국에 따르면 전날 밤 카이로 동북부에 있는 ‘에어디펜스 스타디움’ 정문에서 폭동 진압 경찰이 축구팬들에게 최루탄을 발사하면서 촉발된 사고로 적어도 30명이 목숨을 잃고 25명 이상이 다쳤다.

시신을 검사한 아흘리뱅크병원의 한 의료 관계자는 최루탄이 발사된 직후 현장에 있던 축구 팬들이 질식사하거나 압사했다고 말했다.

이번 사고는 이집트 프로축구팀 자말렉과 ENPPI의 리그 경기가 열리기 직전 자말렉 응원단 ‘울트라 화이트나이츠’ 팬들이 경기장에 입장하려는 과정에서 일어났다.

이 응원단의 한 팬은 “좁고 철조망이 처진 통로 한 곳만이 개방돼 팬들이 서로 밀치며 들어가는 상황에서 경찰이 최루탄을 발사해 압사 사고가 빚어졌다”라고 주장했다.

한 목격자는 “팬들이 넘어지면서 최대 50명이 서로에게 깔렸다”고 말했다.

이에 성난 일부 팬은 경찰과 충돌하고 나서 도로 위의 차량 여러 대에 불을 지르기도 했다.

자말렉 팬들은 군인과 경찰이 경기장의 통로 한 곳만 개방한 것을 비판했다. 이들은 또 숨진 희생자들의 시신 사진을 공유하고 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그러나 이집트 당국은 입장권을 구하지 못한 자말렉 팬들이 마구잡이로 경기장에 들어가려 했다며 “공공 자산을 보호하고자 그들을 막았다”고 반박했다.

경찰은 또 자말렉 응원단장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받고 그를 추적하고 있다.

이집트에서는 2012년 동북부 항구도시 포트사이트 축구경기장에서 폭동이 일어나 74명이 사망한 참사 이후 대부분의 축구 경기에 관전금지 조처가 내려진 가운데 이날 경기는 드물게 관전이 허용됐다.

하지만 내무부가 안전을 위해 이날 경기 입장객 수를 1만 명으로 제한해 입장권이 조기에 매진됐다.

이집트에서는 극성 축구 팬들이 종종 반정부 시위나 집회를 주도하기도 한다. 2011년 초 호스니 무바라크 전 이집트 대통령의 퇴진을 촉발한 민주화 시위에서도 축구팬들이 주요 역할을 맡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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