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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 이집트 대선 나흘 앞두고 정적 제거

시시, 이집트 대선 나흘 앞두고 정적 제거

입력 2014-05-23 00:00
업데이트 2014-05-23 0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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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무바라크 前대통령에 징역 3년 무슬림형제단 54명엔 무기징역 선고

오는 25~26일 열리는 이집트 대선에서 압둘 팟타흐 시시(60) 전 국방장관의 당선이 확실시되는 가운데 이집트 법원이 그의 정적들에게 잇달아 중형을 선고하며 대권 가도의 길을 넓혀 주고 있다.

AFP통신은 21일(현지시간) 이집트 법원이 무슬림형제단 54명에게 무기징역을, 다른 피고인 101명에겐 징역 1~10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이집트 법원은 최근 두 달 새 무슬림형제단 529명과 683명에게 사형을 선고하기도 했다. 이들은 무함마드 무르시 전 대통령의 복권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인 혐의를 받고 있다.

같은 날 법원은 30년간 장기 집권하며 ‘파라오’로 불렸던 호스니 무바라크 전 대통령에게 정부 자금 횡령 혐의로 징역 3년을 선고했다. 무바라크의 두 아들 알라와 가말도 같은 혐의로 각각 징역 4년을 선고받았다. 무바라크는 2011년 ‘아랍의 봄’으로 불린 민주화 시위로 축출됐다. 이듬해 종신형을 선고받았으나 이번 재심에서 감형됐다. 이와 별도로 민주화 시위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수백명을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시시는 대선에서 쉽게 승리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5~19일 전 세계 124개국에서 치러진 재외국민 투표에서 시시는 94.5%의 압도적인 득표율을 기록했다. 시시는 지난해 7월 무르시를 축출하며 국민에게 인기를 얻었다. AFP통신은 국민들이 시시가 치안을 강화하고 경제를 회복시킬 지도자라고 믿고 있다고 보도했다. 시사주간지 타임도 이집트인 대다수가 3년간 계속된 혼란으로 정치에 환멸을 느끼고, 시시 같은 강력한 지도자를 원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무르시 축출 과정에서 무슬림형제단 등 지지 세력을 무력 진압해 1000명 이상 숨지게 한 점과 군부 통치로 회귀하는 데 대한 반발도 만만치 않다. 2012년 대선에 후보로 출마한 아랍의료연맹 사무총장 아불 포투는 “이건 민주주의 선거가 아니다”면서 “(시시는) 군과 국가기관을 대변할 뿐”이라고 비난했다. 무슬림형제단은 투표에 불참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선거 결과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2014-05-23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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