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 닥치고…” 다카이치 한 마디에 日 ‘들썩’, 무슨 뜻이길래

“입 닥치고…” 다카이치 한 마디에 日 ‘들썩’, 무슨 뜻이길래

김소라 기자
김소라 기자
입력 2025-12-02 12:15
수정 2025-12-02 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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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국부펀드’ 후원 포럼에서 연설
만화 ‘진격의 대사’ 명대사 인용
거침없는 화법에 日 네티즌 ‘열광’
“일하고, 일하고…” ‘올해의 유행어’ 영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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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1일 도쿄에서 열린 미래투자이니셔티브(FII) 포럼 연설에서 일본 만화 ‘진격의 거인’ 속 유명 대사(오른쪽)를 인용해 대일 투자를 호소했다. 자료 : AP 연합뉴스·코단샤 코믹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1일 도쿄에서 열린 미래투자이니셔티브(FII) 포럼 연설에서 일본 만화 ‘진격의 거인’ 속 유명 대사(오른쪽)를 인용해 대일 투자를 호소했다. 자료 : AP 연합뉴스·코단샤 코믹스


“입 닥치고 저에게 모든 것을 투자하세요! (Just shut your mouth, invest everything in me!)”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사우디아라비아를 향해 거침없는 발언을 해 일본에서의 반응이 뜨겁다. 인기 만화 ‘진격의 거인’ 속 명대사를 인용해 대일 투자를 촉구한 것인데, 일본 네티즌들은 “외교 무대에서 유머 감각을 뽐냈다”는 호평 속에 그의 아슬아슬한 화법에 대한 걱정도 드러내고 있다.

2일 요미우리신문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전날 다카이치 총리는 도쿄에서 열린 미래 투자 이니셔티브(FII) 포럼에서 연설자로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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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카이치 총리가 만화 대사를 인용한 행사는 어느 나라와의 협력을 위한 것이었나요?

이날 행사는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인 공공투자기금(PIF)이 후원한 것으로, 일본과 사우디아라비아 간의 공급망 협력 방안을 위해 양국 정계와 재계가 머리를 맞댄 자리였다.

다카이치 총리는 연설에서 양국 간 우호적인 관계와 공급망 협력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이어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일본의 만화와 애니메이션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면서 ‘캡틴 츠바사’, ‘원피스’, ‘진격의 거인’ 등을 언급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진격의 거인’의 유명한 대사를 인용해 제 연설을 마무리하겠다”면서 영어로 “입 닥치고 나에게 모든 것을 투자하라”고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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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카이치 총리가 인용한 ‘진격의 거인’ 대사의 핵심 내용은 투자 요청이었나요?

“사우디에서 日 만화 인기”이어 “이제 제가 부탁드리고 싶은 것을 아실 것”이라며 “일본은 돌아왔다. 일본에 투자하세요(Japan is back, invest in Japan)”라는 말과 함께 연설을 마쳤다. 다카이치 총리의 연설이 끝나자 현장에서는 박수와 환호가 쏟아졌다고 요미우리신문은 전했다.

“닥치고 나에게 투자하라”라는 대사는 ‘진격의 거인’ 속 명대사 중 하나로 꼽힌다. ‘진격의 거인’은 만화가 이사야마 하지메가 2009년부터 10여년간 연재한 판타지 만화로, 정체불명의 식인종 거인으로 멸망의 위기에 놓인 인간 사회의 이야기를 그렸다.

해당 대사는 주인공 에렌 예거가 재판을 받는 상황에서 거인들에 맞서기 위해 자신을 믿고 힘을 보태달라며 외치는 대목에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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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1일 도쿄에서 열린 ‘올해의 신조어·유행어’ 시상식에서 ‘올해의 유행어 대상’을 받고 소감을 밝히고 있다. 2025.12.1 도쿄 EPA 연합뉴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1일 도쿄에서 열린 ‘올해의 신조어·유행어’ 시상식에서 ‘올해의 유행어 대상’을 받고 소감을 밝히고 있다. 2025.12.1 도쿄 EPA 연합뉴스


다카이치 총리의 이 같은 발언은 엑스(X) 등 소셜미디어(SNS)에서 화제가 됐고, 포털사이트 야후 재팬의 관련 기사에도 수백개의 댓글이 달렸다.

일본 네티즌들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진격의 거인’이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재치 있는 발언”, “다카이치 총리 특유의 캐릭터가 아니라면 할 수 없는 발언이다. 배짱이 대단하다” 등의 댓글을 달며 열광했다.

한 네티즌은 야후 재팬의 관련 기사에 댓글을 달아 “주인공 에렌은 인간 사회를 구하기 위해 자신을 바칠 생각으로 저런 말을 했는데, 이런 맥락까지 생각한 거라면 정말 탁월한 선택”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국가 수반이 경제 외교 석상에서 “입 닥치라”는 표현을 한 것이 적절한지 의문을 제기하는 네티즌들도 있었다. 엑스(X)에서는 “공식 석상에서 ‘입 닥치라’는 말은 실례가 아닌가?”, “외교 무대에서 ‘진격의 거인’이 누구나 아는 보편적인 콘텐츠는 아닐 것” 등의 반응도 있었다.

다카이치 총리의 거침없는 화법이 화제가 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 10월 자민당 총재에 선출된 직후 “‘워라밸(일과 여가의 균형)’을 버리겠다”면서 “일하고 일하고 일하고 일하고 일하겠다”라고 외쳤다.

“일하고”를 다섯번이나 외친 이 발언은 일본의 SNS 등에서 ‘밈(meme)’으로 떠올랐고, 급기야 출판사 자유국민사가 선정한 ‘올해의 유행어 대상’의 영예를 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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