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佛마크롱 경악하게 만든 일본의 경직성...“다시는 방일 안할 것“

佛마크롱 경악하게 만든 일본의 경직성...“다시는 방일 안할 것“

김태균 기자
입력 2021-12-10 21:57
업데이트 2021-12-11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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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외국인 혐오와 고립주의 점점 더 심화”
‘코로나 방역’ 과도한 봉쇄에 전문가 비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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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스가 총리와 프랑스 마크롱 대통령
일본 스가 총리와 프랑스 마크롱 대통령 영국 콘월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 중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왼쪽)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12일 오후(현지시간) 양자 회담에 앞서 팔꿈치 인사를 하는 모습. 2021.6.13 콘월 영국 교도 연합뉴스
일본 특유의 외국인 혐오와 고립주의 성향이 코로나19 사태로 더욱 심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프랑스 중견 언론인이 외국인의 시각에서 바라본 오늘날 일본의 현실을 날카로운 시각으로 파헤쳤다.

프랑스 유력지 르 피가로의 도쿄 특파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레지스 아르노 기자는 10일 일본 경제 주간지 도요게이자이(東洋經濟)에 ‘세계 112개국 중 영어능력 78위인 일본에서 확산되는 외국인 혐오’라는 칼럼을 게재했다.

아르노는 “일본의 외국인 혐오가 가속화하는 가운데 국가 전체의 고립주의 성향이 급격히 강해지고 있다”며 “외국인에게 일본은 이전보다 살기 어려운 나라가 되고 있으며, 특히 코로나19 사태는 상황을 한층 더 악화시키고 있다”고 단언했다.

“일본은 다른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감히 실행하려 들지 못할 수준의 무례하고 독단적인 방법으로 외국인 입국을 봉쇄하고 있다. 이를 통해 일본 정치인들은 자기 미래를 일본에서 찾으려 했던 외국인 학생, 노동자, 투자자들의 계획을 엉망으로 만들었다.”

아르노는 일본 정부가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의 유입을 막는다는 이유로 외국인 신규 입국을 원천적으로 차단한 것은 경악할만 한 조치였다고 비난했다.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유입 우려가 있는 아프리카 10개국에서 일본인이 들어오는 것은 인정하면서 일본 거주 외국인의 입국을 막는다는 것은 정말로 충격적이었다. 자국민과 외국인 거주자를 ‘구분’하는 일본 정부의 조치에 대해 한 유럽계 항공사 간부는 ‘일본에 살고 있는 외국인이 일본의 자기 집에 돌아오지 못한다는 것은 극도로 불쾌한 이야기’라며 분노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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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30일 일본 도쿄 하네다 공항 안내판에 항공편 취소가 보이고 있다. NHK 방송은 1일 일본이 새로운 오미크론 바이러스 변종을 막기 위해 한 달 동안 들어오는 모든 항공편의 신규 예약을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AP 교도 연합뉴스 2021-12-01
11월 30일 일본 도쿄 하네다 공항 안내판에 항공편 취소가 보이고 있다. NHK 방송은 1일 일본이 새로운 오미크론 바이러스 변종을 막기 위해 한 달 동안 들어오는 모든 항공편의 신규 예약을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AP 교도 연합뉴스 2021-12-01
오미크론 확진자가 나온 후 신주쿠 거리
오미크론 확진자가 나온 후 신주쿠 거리 3일 저녁 일본 도쿄 최대 번화가인 신주쿠 이세탄 백화점 주변 거리가 사람들로 붐비고 있다.
도쿄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이러한 봉쇄 정책을 용기 있는 조치라고 포장했지만, 세계보건기구(WHO) 위기관리 프로그램 책임자인 마이클 라이언은 이에 대한 평가를 묻는 일본 기자의 질문에 “봉쇄 조치로 오미크론 변이 유입을 차단할수 있을 것이라는 일본 정부의 생각은 솔직히 달성 불가능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 바이러스가 여권의 글자를 읽어 국적이나 거주지를 구별해 활동한다는 것인가”라고 조롱했다.

여당은 물론이고 야당들조차 일본에서 외국인을 떼어내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하라고 기시다 총리를 압박하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는 일본 국민의 90%가량이 외국인 봉쇄 정책을 지지하고 있는 데서 잘 나타난다. 아르노는 “이런 정책을 취함으로써 일본이 더 강해질 것으로는 도저히 생각되지 않는다”고 했다.

이러한 고립주의는 금융 분야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도쿄, 후쿠오카, 오사카 등이 저마다 ‘금융 허브’ 도약을 표방하고 있지만, 영어에 능통한 인재가 부족한 데다 불투명한 규제가 많아 제대로 추진되지 못하고 있다. 아르노는 “일본인들은 발상의 전환에도 소극적이어서 자본소득에 대한 중과세 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한 구체적인 노력이 없다”면서 “이 때문에 글로벌 금융기관들이 도쿄를 떠나 싱가포르나 한국으로 거점을 옮기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 기업 인수에 관심을 갖는 외국 기업들도 있지만, 틀에 박힌 사고가 이를 가로막는다. 한 프랑스 일본법인 지사장은 “일본 기업은 외국업체에 인수되느니 차라리 망하는 것을 택하겠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폐쇄적인 분위기를 전했다. 이미 많은 외국 기업들이 공장, 사무실 설립 후보지에서 일본을 배제하고 있다. 일부 기업은 이미 동아시아 지역본부를 일본에서 한국으로 이전했다. 비용은 높게 드는 반면 노동력은 감소하고 있어 사업 거점으로서 의미가 퇴색했다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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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도쿄 AFP 연합뉴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도쿄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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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자리에 모인 전직 日총리들
한 자리에 모인 전직 日총리들 10일 아베 신조(왼쪽)와 아소 다로(가운데), 스가 요시히데 전 일본 총리들이 도쿄도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중·참의원(상원) 특별 본회의에 참석해 있다.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지난달 31일 여당의 승리로 끝난 총선으로 중의원(하원)이 새롭게 구성되면서 이날 특별 본회의에서 총리로 다시 지명됐다.
도쿄 로이터 연합뉴스
이러한 ‘탈(脫) 일본’ 현상은 외교 분야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프랑스 외무성은 전통적으로 최고 수준의 외교관들을 일본에 보냈다. 아르노는 “1995년 이후 9명의 프랑스 외무성 사무국장(관료 중 최고위직) 중 4명이 주일 대사 출신이었다”면서 “그러나 이제 프랑스에 있어 일본은 2류 국가가 됐다”고 전했다.

프랑스 국가원수의 ‘국빈’ 자격 방일은 8년 전인 2013년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이 마지막이었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2024년 파리 올림픽을 염두에 두고 지난 여름 도쿄 올림픽에 맞춰 방일했지만, 크게 실망하고 돌아간 것으로 전해졌다. 마크롱 대통령은 당시 스가 요시히데 정권의 경직성과 어떠한 의제에서도 타협할 생각이 없는 점에 깜짝 놀랐다고 한다. “마크롱 대통령은 (너무도 실망한 나머지) 다시는 방일하지 않을 것”이라고 아르노는 예상했다.

그는 “일본은 도쿄 올림픽을 통해 계속해서 세계의 중심에 서 있을 것이라고 생각할 지 모르지만 그것은 오산”이라며 “오히려 올림픽을 중요하게 여기는 일본 정부가 자세가 세계 판도를 잘못 읽고 있음을 스스로 드러내는 꼴이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일본은 2025년 오사카에서 열리는 엑스포를 엄청나게 중요하게 여기고 이를 전담하는 장관까지 두고 있다. 그러나 세계 엑스포는 이제 개최국 외에는 누구도 신경쓰지 않는 지역 행사가 됐다. 같은 이유에서 현재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엑스포가 열리고 있는 것을 아는 일본인이 얼마나 될까?”
김태균 기자 windse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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