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늬만 해외여행’ 유람비행 체험 日서 인기

‘무늬만 해외여행’ 유람비행 체험 日서 인기

김태균 기자
입력 2020-10-11 20:24
업데이트 2020-10-12 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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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리타~후지산 상공 왕복 150대1 경쟁
지상 유사체험 서비스도 1개월 예약

일본 도쿄 퍼스트에어라인스가 운영하는 ‘이케부쿠로 국제공항’ 내부.
일본 도쿄 퍼스트에어라인스가 운영하는 ‘이케부쿠로 국제공항’ 내부.
일본 최대 항공사인 전일본공수(ANA)의 에어버스 A380 여객기가 지난 8월 22일 오후 2시 30분쯤 승객 330여명을 태우고 나리타공항을 이륙했다. 코로나19 사태 이전까지 미국 하와이 호놀룰루 왕복 전용으로 쓰였던 이 비행기의 객실에서는 음악, 영상, 승무원 복장 등 하와이 여행 분위기가 물씬 풍겼지만 기수는 태평양이 아닌 일본 열도 서쪽을 향했다.

여객기는 후지산 부근에서 남으로 방향을 돌려 이즈 제도 상공을 거쳐 나리타공항으로 되돌아왔다. 기착지 없이 몇 백㎞ 구간을 그냥 한 바퀴 돌기만 한 것. 이 90분짜리 비행의 요금은 이코노미석이 최대 1만 9000엔(약 20만 6000원), 퍼스트클래스가 5만엔이었지만 신청자는 정원의 150배에 달했다. 지난달 20일 같은 내용으로 실시된 2차 비행도 110대1의 탑승 경쟁률을 기록했다.

11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전 세계적으로 해외여행이 꽁꽁 얼어붙은 가운데 국제선 여객기 탑승을 간접 체험할 수 있는 ‘유람비행’ 서비스가 일본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여객기들이 지상에 묶이면서 막대한 손해를 보고 있는 항공사들은 높은 고객들의 호응에 따라 유람비행 서비스를 차차 늘려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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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22일 실시된 전일본공수(ANA)의 에어버스 A380 일본내 유람비행. ANA 홍보 동영상 화면 캡처
지난 8월 22일 실시된 전일본공수(ANA)의 에어버스 A380 일본내 유람비행.
ANA 홍보 동영상 화면 캡처
지난달 26일에는 일본항공(JAL)이 ‘별밤비행’이라는 이름의 유람비행을 시작했다. 국제선 보잉767 여객기에 타고 나리타공항을 이륙, 호쿠리쿠와 시코쿠 지방을 거쳐 태평양 연안을 따라 나리타공항으로 돌아오는 3시간 30분 코스다. 해외여행 기분으로 해넘이와 밤하늘 및 지상 야경을 하늘에서 만끽한다는 개념으로 기획됐다. 승객들에게는 실제 하와이 노선과 똑같은 기내식이 제공됐다. 1인당 비용이 최고 3만 9000엔이었지만, 예약 개시 직후 매진됐다. JAL은 이달 31일에는 보름달을 주제로 한 ‘가을 밤하늘 블루문 비행’을 실시한다.

실제 비행이 아니라 지상에서 해외여행 유사 체험을 하는 식당 서비스도 인기가 급상승했다. 도쿄의 퍼스트에어라인스라는 업체가 운영하는 ‘이케부쿠로 국제공항’은 1개월 이상 예약이 차 있다. 미국, 프랑스, 핀란드 등지로의 여행을 설정하고 안내음성 및 방송, 종업원 복장, 엔진 소리, 좌석 진동, 음식 메뉴까지 모두 실제 하늘여행과 같이 꾸몄다.

4년 전에 문을 연 이곳은 코로나19 이후 오히려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었다. 감염 예방을 위해 좌석 수를 12석에서 8석으로 줄였는데도 손님은 외려 이전의 1.5배에 이르고 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2020-10-12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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