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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 사고때도 세월호 선원들처럼…

후쿠시마 사고때도 세월호 선원들처럼…

입력 2014-05-21 00:00
업데이트 2014-05-21 0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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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원전 사고나자 직원들 90% 탈출

2011년 후쿠시마 제1원전 사고 당시 현장 근무자 대부분이 책임자의 명령을 어기고 탈출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아사히신문은 20일 당시 후쿠시마 제1원전 소장으로 사고 대응의 책임자였던 요시다 마사오(2013년 사망)가 정부의 사고조사·검증위원회 조사에 답변한 내용을 담은 청취결과서(일명 요시다 조서)를 단독 입수,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동일본대지진 발생 4일 후인 2011년 3월 15일 원전에 긴급 상황이 벌어졌을 때 현장에 있던 직원의 90%에 해당하는 650여명이 현장에 머무르라는 요시다 소장의 지시를 위반하고 약 10㎞ 떨어진 후쿠시마 제2원전으로 이동했다는 내용이 조서에 담겨 있었다.

보도 내용이 사실이라면 당시 사고 수습을 해야 할 중간 관리자와 현장 직원이 소장의 지휘를 무시했고 이 때문에 원전 사고가 걷잡을 수 없는 상태로 치달았다는 비판이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후쿠시마 제1원전의 운영사인 도쿄전력이 이를 3년 이상 은폐해온 점도 논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보도에 따르면 당일 오전 6시 15분쯤 제1원전 2호기에서 충격음이 났고 원자로 압력제어실의 압력이 ‘제로’가 됐다는 보고가 현장의 대책회의실에 전달됐다. 요시다 소장은 회의실의 방사선량이 거의 상승하지 않아 2호기의 격납용기가 파손되지 않았다고 판단, 오전 6시 42분쯤 제1원전 구내에 대기하라고 사내 TV 방송으로 지시했다.

그러나 발전소원 누군가가 면진중요동(원전 통제시설) 앞에 준비된 버스에서 운전사에게 제2발전소로 가라고 지시해 7시쯤 버스가 출발했고, 자가용을 이용해 탈출한 이들도 있었다고 요시다 소장은 진술했다.

당시 지진으로 도로가 훼손됐고 제2원전에 출입할 때는 방호복이나 마스크를 입고 벗는 절차가 필요하기 때문에 이들이 제1원전에 돌아오려면 시간이 걸리는 상황이었다.

제1원전에 남은 인원은 요시다 소장을 비롯해 69명뿐이었으며, 이탈했던 근무자들이 돌아오기 시작할 무렵 제1원전 2호기에서 흰 증기 형태의 물질이 분출했고 4호기에서 화염이 발생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2014-05-21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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