댐 터뜨려 러시아 탱크 막은 우크라 강변 마을…“우리가 키이우를 구했다”

댐 터뜨려 러시아 탱크 막은 우크라 강변 마을…“우리가 키이우를 구했다”

오달란 기자
오달란 기자
입력 2022-04-28 11:52
수정 2022-04-28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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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이우 북쪽 40km 데미디우 두달째 수해복구
뉴욕타임스 인터넷판에 마을 영상·사진 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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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틀째인 지난 2월 2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키이우 북부 마을 데미디우가 물에 잠겨 있다. 우크라이나군은 수도 키이우로 진격하는 러시아군을 저지하기 위해 댐의 문을 고의로 열어 마을을 물에 잠기게 했다. 2022.4.28  밀리터리랜드 트위터(@Militarylandnet)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틀째인 지난 2월 2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키이우 북부 마을 데미디우가 물에 잠겨 있다. 우크라이나군은 수도 키이우로 진격하는 러시아군을 저지하기 위해 댐의 문을 고의로 열어 마을을 물에 잠기게 했다. 2022.4.28
밀리터리랜드 트위터(@Militarylandnet)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북쪽으로 40km가량 떨어진 데미디우. 이 나라 영토를 남북으로 가로지르는 우크라이나의 젖줄 드미트로강과 지류인 이르핀강이 감싼 아름다운 강변 마을이다.

데미디우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 이틀만인 지난 2월 25일 물에 잠겼다. 우크라이나군이 강의 범람을 막기 위해 설치된 댐의 문을 열어 고의적인 홍수를 유도했기 때문이다.

전쟁 초기 우크라이나군은 전력상 열세를 만회하고 수도 키이우를 향한 러시아군의 진격 속도를 늦추기 위해 주변 마을의 다리와 도로를 폭파하는 등 자국의 인프라를 일부러 파괴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틀째인 지난 2월 2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키이우 북부 마을 데미디우가 물에 잠겨 있다.(오른쪽 사진) 우크라이나군은 수도 키이우로 진격하는 러시아군을 저지하기 위해 댐의 문을 고의로 열어 마을을 물에 잠기게 했다. 왼쪽 사진은 전쟁 이전의 데미디우의 모습. 2022.4.28  빔 츠비넨버그 트위터(@wammezz)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틀째인 지난 2월 2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키이우 북부 마을 데미디우가 물에 잠겨 있다.(오른쪽 사진) 우크라이나군은 수도 키이우로 진격하는 러시아군을 저지하기 위해 댐의 문을 고의로 열어 마을을 물에 잠기게 했다. 왼쪽 사진은 전쟁 이전의 데미디우의 모습. 2022.4.28
빔 츠비넨버그 트위터(@wammezz)
뉴욕타임스(NYT)는 두 달째 물에 잠긴 이 마을을 취재한 영상과 사진을 27일(현지시간) 인터넷판 톱기사로 실었다. 이 마을 750가구 가운데 50가구가 침수 피해를 입었다. 주민들은 물에 젖어 곰팡이가 핀 살림살이를 꺼내 말리고 진창이 된 마을을 정리하면서도 “우리가 키이우를 구했다”며 자랑스러워했다.

우크라이나 정부와 군은 물에 잠긴 데미디우가 전쟁 초기 러시아군의 키이우 함락 작전을 막는데 상당한 기여를 했다고 평가했다. 마을 안에 얕은 호수 모양의 물웅덩이가 생기는 바람에 러시아군의 전차와 장갑차들이 진입할 수 없었다. 이후 러시아군의 포격으로 댐이 망가지면서 배수 작업에 차질이 생겼고, 주민들은 두 달째 수해를 복구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키이우 북부 마을 데미디우의 위치. 왼쪽의 드니프로강과 지류인 이르핀강 사이에 범람을 막기 위한 이르핀댐(Damba Na R. Irpin)이 설치돼 있다. 우크라이나군은 지난 2월 25일 댐의 문을 열어 러시아군의 진격을 저지했다. 2022.4.28  구글 지도
우크라이나 키이우 북부 마을 데미디우의 위치. 왼쪽의 드니프로강과 지류인 이르핀강 사이에 범람을 막기 위한 이르핀댐(Damba Na R. Irpin)이 설치돼 있다. 우크라이나군은 지난 2월 25일 댐의 문을 열어 러시아군의 진격을 저지했다. 2022.4.28
구글 지도
NYT 취재진이 만난 주민들은 고무보트를 타고 이동하거나 진창이 된 마당에 나무판자를 얹은 다음 집을 드나들고 있었다. 하지만 주민들은 전략적 이득을 생각하면 이런 불편은 아무것도 아니라고 입을 모았다.

홍수는 러시아군의 키이우 진입을 저지했을 뿐만 아니라 데미디우 마을 보호에도 도움을 줬다고 NYT는 전했다. 러시아군이 이르핀, 호스토멜, 부차 등 키이우 외곽 마을에 한 달 넘게 머물 동안 수백 명의 주민이 총격으로 사망했지만, 데미디우는 전면전을 피했다.

이 마을 시장 직책을 맡은 올렉산드르 멜리첸코는 “러시아군에 점령된 한 달 동안 6명이 총격을 당하고 주택과 상점이 포격으로 파괴됐다”고 말했지만 수백명의 시신이 거리에서 발견된 ‘부차 학살’과 같은 악몽은 없었다고 신문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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