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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에 ‘그 매체’ 안 부른 푸틴… 이유는 “깜빡해서”

기자회견에 ‘그 매체’ 안 부른 푸틴… 이유는 “깜빡해서”

이정수 기자
이정수 기자
입력 2021-12-27 22:05
업데이트 2021-12-27 2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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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정부 성향 ‘노바야 가제타’ 미초청
크렘린 측 “이틀 전 떠올랐지만 늦어”
푸틴 집권 후 소속 기자 6명 살해당해
‘언론 자유’ 공로 편집장 노벨평화상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23일(현지시간) 모스크바 마네슈 전시홀에서 연례 연말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모스크바 AP 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23일(현지시간) 모스크바 마네슈 전시홀에서 연례 연말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모스크바 AP 연합뉴스
507명의 내외신 기자들이 참석한 지난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연례 연말 기자회견장에 러시아의 유력 반정부 성향 매체인 ‘노바야 가제타’ 기자는 보이지 않았다. 노바야 가제타가 초청받지 못했는지에 대한 궁금증이 커진 가운데 크렘린 측은 “초청하는 것을 깜빡했다”고 해명했다.

26일(현지시간)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 대변인은 국영TV ‘로시야1’(러시아1)의 주말 국정 홍보 프로그램 ‘모스크바·크렘린·푸틴’에 출연해 노바야 가제타가 초청받지 않은 이유에 대해 “그것은 (정치적 고려가 아닌) 인적 요인 때문이었다”며 “이렇게 시인하는 게 잘못일 수 있지만, 정말로 그들을 부르는 걸 잊었다”고 답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이어 “지난주까지 크렘린에서 연락을 받지 않은 언론사 대부분은 대통령 공보실에 적극적으로 연락해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자회견 이틀 전 노바야 가제타가 떠올랐지만 불행히도 너무 늦었다”며 “기자회견 사흘 전에 (코로나19)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받아야 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23일(현지시간) 모스크바 마네슈 전시홀에서 연 연례 연말 기자회견에 참석한 기자들이 중앙의 푸틴 대통령에게 질문을 하기 위해 손을 들어 보이고 있다. 모스크바 타스 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23일(현지시간) 모스크바 마네슈 전시홀에서 연 연례 연말 기자회견에 참석한 기자들이 중앙의 푸틴 대통령에게 질문을 하기 위해 손을 들어 보이고 있다. 모스크바 타스 연합뉴스
페스코프 대변인은 다만 노바야 가제타의 부재로 질문을 못한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23일 기자회견에서 러시아 라디오 ‘에코 모스크비’ 기자가 2006년 살해당한 노바야 가제타 소속 기자 안나 폴리코브스카야와 2015년 테러로 사망한 야권 지도자 보리스 넴초프와 관련 ‘배후를 알고 있느냐’는 질문을 푸틴 대통령에게 했기 때문이다.

소련 붕괴 이후인 1993년 창간된 노바야 가제타는 주 3회 발행되는 신문으로 탐사보도에 중점을 두고 있다. 1999년 러시아 연방보안국의 모스크바 아파트 테러 개입 의혹, 체첸전에서 러시아군이 저지른 인종청소 등을 폭로했고 현재도 크림 사태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내정 간섭 등에 비판적인 논조를 취하며 러시아 내 몇 안 되는 독립 언론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푸틴 대통령의 언론 장악 이후 노바야 가제타는 정부로부터 탄압을 받고 있으며 2000년부터 2009년까지 무려 6명의 기자가 의문의 살해를 당했다. 노바야 가제타 편집장인 드미트리 무라토프는 지난 10월 표현의 자유를 수호한 공로를 인정받아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다. 그는 “언론의 자유는 부패와 독재 권력을 막는 수단”이라고 수상 소감을 밝힌 바 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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