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페이지

‘사랑의 불시착’에 꽂혀 스위스 호숫가 찾는 이들, 버스 투어 상품도

‘사랑의 불시착’에 꽂혀 스위스 호숫가 찾는 이들, 버스 투어 상품도

임병선 기자
입력 2021-12-27 16:04
업데이트 2021-12-27 16:04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스위스 인터라켄 동쪽 브리엔츠 호숫가 이젤발트 부두 갑판을 찾은 테드 레이예스 커플이 우리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의 한 장면을 본떠 카메라에 담고 있다. 테드 레이예스 트위터 캡처
스위스 인터라켄 동쪽 브리엔츠 호숫가 이젤발트 부두 갑판을 찾은 테드 레이예스 커플이 우리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의 한 장면을 본떠 카메라에 담고 있다.
테드 레이예스 트위터 캡처
스위스 인터라켄은 두 호수 사이라 해서 이름 붙여졌다. 서쪽에 툰 호수, 동쪽에 브리엔츠 호수가 자리하고 있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브리엔츠 호수의 부두에 사람들 발길이 이어지기 시작했다.

딱히 보트를 타기 위해서 오는 것 같지 않았다. 그들은 오직 ‘인생샷’을 남긴다며 찾아오는 것이었다. 2019년 12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tvN에서 방영돼 세계에 K드라마의 위력을 심어준 ‘사랑의 불시착’ 가운데 적지 않은 분량이 이 부두 갑판에서 촬영된 것을 알고 사람들이 찾아드는 것이었다.

줄지어 선 이들이 사진과 동영상을 촬영하고, 조금 더 욕심 많은 이들은 더 완벽한 장면을 얻겠다며 드론을 띄워 촬영한다고 영국 BBC가 26일(현지시간) 전했다. 독일 여성 야니나 자이페르만은 “완전히 다른 두 세계에 살던 두 사람이 맞닥뜨려 사랑에 빠지는, 아주 아름다운 사랑 얘기다. 가슴이 데워지고 영감을 불러일으키는 스토리라고 생각해” 이곳을 찾았다고 털어놓았다. 그녀는 이어 “놀라운 일이었다. 난 곧바로 K드라마를 촬영한 장소에 가보고 싶다는 느낌이 들었는데 그렇게 하면 캐릭터들에 더 연결된 느낌을 가질 수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부둣가에서 5분 거리에 호텔 샬레 두 락이 있는데 종업원 카를로 피티팔디는 원래 인터라켄에서 자동차로 조금 떨어진 거리에 살고 있었는데 이 드라마를 본 아내가 이젤발트 호수 근처 일자리를 찾아 취업하라고 해 일하고 있다. 그는 이제 드라마 촬영 장소가 어디냐고 묻는 관광객들을 친절하게 안내하는 일을 하고 있다. 그 역시 “과거에는 이젤발트가 존재하는지조차 몰랐는데 하느님 덕분에, 아내 덕분에, 한국 드라마 덕분에 알게 됐다”고 경탄했다.

코로나19 팬데믹 탓에 여행이 자유롭지 않다고 생각하는데 지난 여름에도 수십명이 줄을 서 대기하는 모습을 봤다고 했다. 아침 출근 때마다 본다고도 했다.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글에 따르면 30분이나 기다려야 했다고 짜증을 내는 사람도 있다. 한 누리꾼은 사진을 찍고 잘 찍혔는지 확인하는 자신이 “운하를 건너는 길목을 가로막은 악어 같았다”고 알 듯 모를 듯한 말을 했다.
손예진이 현빈과 호흡을 맞춘 이 드라마는 많은 분량을 스위스 알프스 명소들에서 촬영해 넷플릭스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데 드라마 속 명장면이 찍힌 장소를 찾는 이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넷플릭스 화면 캡처
손예진이 현빈과 호흡을 맞춘 이 드라마는 많은 분량을 스위스 알프스 명소들에서 촬영해 넷플릭스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데 드라마 속 명장면이 찍힌 장소를 찾는 이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넷플릭스 화면 캡처
인터라켄 아랫 동네인 그린덴발트를 감싸는 피르스트 산 능선에서 나나 장이  남자친구와 함께 드라마의 한 장면을 연출하고 있다. 나나 장 트위터 캡처
인터라켄 아랫 동네인 그린덴발트를 감싸는 피르스트 산 능선에서 나나 장이 남자친구와 함께 드라마의 한 장면을 연출하고 있다.
나나 장 트위터 캡처
인터라켄 아래 피르스트 산에 있는 지그리스빌 다리도 드라마 팬들이 즐겨 찾는 곳 중의 하나다.
인터라켄 아래 피르스트 산에 있는 지그리스빌 다리도 드라마 팬들이 즐겨 찾는 곳 중의 하나다.
인터라켄 윗동네 그린델발트에서도 사람들은 드라마 장면을 재해석해 카메라에 담고 있다. 영국 런던에 산다는 나나 장도 이젤발트 호수와 인터라켄을 굽어보는 피르스트 산을 모두 찾았다. 남자친구와 함께 드라마 장면이 촬영된 바로 그곳을 찾아 사진을 찍고 드라마에 쓰인 음악을 깔아 동영상을 만들었다. “원래 엄청난 K드라마 팬은 아니었는데 이 드라마 때문에 빠져들었다. 코로나 봉쇄가 불러온 지겨움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었다. 더불어 시청했던 대만 친구들과도 연락을 재개하는 데도 도움이 됐다고 했다.

이 드라마는 코로나 봉쇄 얼마 전에 많은 나라들에 배급돼 엄청난 흥행을 일으켰다. 국내 역대 케이블 사상 세 번째로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고, 전국 평균 시청률은 21%에 이르렀다. 중국 스트리밍 횟수는 마지막 편이 방영된 날 밤에 절정에 이르렀다. 아시아을 넘어서도 마찬가지였는데 인터라켄 관광 당국은 이 드라마가 기적 같은 행적을 연출했다고 돌아봤다.

눈치 빠른 버스업체들은 벌써 드라마에 등장하는 이젤발트와 시그리스빌, 브리엔츠 호수 등을 돌아보는 투어 상품을 선보였다고 방송은 전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많이 본 뉴스

국민연금 개혁 당신의 선택은?
국민연금 개혁 논의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 산하 공론화위원회는 현재의 보험료율(9%), 소득대체율(40%)을 개선하는 2가지 안을 냈는데요. 당신의 생각은?
보험료율 13%, 소득대체율 50%로 각각 인상(소득보장안)
보험료율 12%로 인상, 소득대체율 40%로 유지(재정안정안)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