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가 군사작전 준비” 무력개입 가능성 열어
“동진 않겠다던 나토, 5차례 확장해” 서방 비난
러시아, 다음달 미국·나토와 안전보장 협상 예정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모스크바 마네슈 전시홀에서 연 연례 연말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모스크바 타스 연합뉴스
푸틴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모스크바 마네슈 전시홀에서 국내외 취재진 507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연례 연말 기자회견에서 “러시아는 1990년대에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가 동진하지 않을 거라고 믿었지만 그들은 속였다. 나토는 5차례나 확장을 거듭했다”며 서방을 비난했다.
그는 러시아에 대한 서방의 끊임없는 압력에 대해 1991년 소련이 붕괴되고 국가가 쪼개졌지만 유럽 국가들은 그것만으로는 아직 충분하지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푸틴 대통령은 “유럽 국가들 자체가 대제국이 아닌 작은 국가가 됐기 때문에 1억 4600만명만 남은 러시아도 너무 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23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마네슈 전시홀에서 열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연례 연말 기자회견에는 국내외 507명의 기자들이 참석했다. 모스크바 타스 연합뉴스
푸틴 대통령은 그러면서 “서방은 러시아로부터 자신들의 안보를 보장하라고 요구할 것이 아니라, 즉각적으로 러시아에 안보를 보장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어를 사용하는 러시아계 주민을 압박하고 있다면서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어 사용을 제한하는 법률을 채택했다고 언급했다. 또 러시아계가 다수인 동부 돈바스 지역에 대해 우크라이나가 이미 2차례 무력 사용을 시도했다고 주장했다. 돈바스 지역 러시아계 주민을 보호를 명분으로 군사적 개입을 할 수 있음을 암시한 것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모스크바 마네슈 전시홀에서 연 연례 연말 기자회견에 참석한 기자들이 중앙의 푸틴 대통령에게 질문을 하기 위해 손을 들어 보이고 있다. 모스크바 타스 연합뉴스
푸틴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내년 1월 스위스 제네바서 미국과 안전 보장 협상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날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관영방송 RT와 한 인터뷰에 따르면 러시아는 같은 달 나토와도 안전 보장 협상을 열 예정이다. 각각의 협상에서 러시아는 ‘나토 동진 금지’ 확약을 통해 자국의 안전을 보장받는 동시에 우크라이나 등 동유럽 및 중앙아시아 지역에서 러시아의 영향력을 유지·확대하려 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