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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패혐의’ 발목잡힌 세계 최연소 지도자

‘부패혐의’ 발목잡힌 세계 최연소 지도자

김정화 기자
입력 2021-10-10 22:20
업데이트 2021-10-11 0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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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 35세 총리 쿠르츠 사임
당수·의원직 유지… 후임은 외무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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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바스티안 쿠르츠 오스트리아 총리. 로이터 연합뉴스
제바스티안 쿠르츠 오스트리아 총리.
로이터 연합뉴스
세계 최연소 정치 지도자로 주목받던 오스트리아의 제바스티안 쿠르츠 총리가 부패 혐의로 수세에 몰리다가 결국 직을 내려놓겠다고 밝혔다. 정부 위기를 해소하기 위해 스스로 물러나겠다는 뜻인데 관련 검찰 조사는 계속 진행되고 있어 당분간 혼란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쿠르츠 총리는 9일(현지시간) 기자 회견을 열어 유럽연합(EU) 회원국이 코로나19 팬데믹과 싸우는 동안 오스트리아가 교착상태에 빠지게 두는 것은 무책임하다며 사임 의사를 밝혔다. 그는 “지금 우리에겐 안정이 필요하다”며 “혼돈을 막을 길을 만들고 싶다”고 강조했다.

쿠르츠 총리는 뇌물 수수 및 배임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외무장관이던 2016년부터 총리가 된 이후인 2018년 사이 호의적인 보도를 위해 한 신문사에 광고비 명목으로 재무부 자금을 사용했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경제·부패 사건 검찰은 앞서 지난 6일 총리에 대해 수사 중이라며 총리실을 포함해 재무부, 국민당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야당은 물론 현 연립정부 파트너인 녹색당까지 쿠르츠가 소속된 제1당인 국민당에 총리 교체를 요구해 왔다. 이들은 쿠르츠의 퇴진을 주장하며 12일 국회에서 불신임안을 상정할 계획이었다. 이 같은 의혹에 대해 쿠르츠 총리는 “나에 대한 비난은 거짓말”이라며 부인하다 이날 사임 결정을 내렸다. 그러나 쿠르츠는 후임자로 알렉산더 샬렌베르크 외무장관을 추천할 것이며, 자신은 국민당의 당수 및 국회의원으로 계속 남을 것이라며 또 다른 승부수를 걸었다. 총리직은 내려놓되 정계에서는 물러나지 않겠다는 것이다.

녹색당 출신인 베르너 코글러 부총리는 사임을 환영하며 샬렌베르크와 기꺼이 협력할 것임을 시사했다. 부총리는 “우리는 샬렌베르크와 매우 건설적인 관계를 갖고 있다”며 “흠결 없는 인물이어야만 크고 중요한 공동의 프로젝트와 개혁을 실행할 수 있다”고 밝혔다.

쿠르츠는 2017년 극우 자유당과 손잡고 만 31세의 나이로 세계 최연소 총리가 돼 주목받았지만, 2019년 5월 자유당 대표였던 하인츠크리스티안 슈트라헤 전 부총리의 ‘이비자 스캔들’ 동영상이 공개되며 큰 파문에 휩싸였다. 당시 독일 언론 등이 공개한 영상에는 슈트라헤가 러시아 재벌 여성에게 정부 사업권을 줄 테니 정치적 후원을 해 달라고 요구하는 모습이 담겼다. 이에 쿠르츠는 자유당과의 관계를 끊겠다고 발표하며 조기 총선이라는 승부수를 던졌다. 그리고 이듬해 녹색당과 손을 잡으며 다시 한번 총리 자리에 올랐지만, 이번 부패 의혹에 따른 퇴진 압력에 결국 직을 내려놓게 됐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2021-10-11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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