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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가치 컸는데”… 英 ‘EU 교환학생’ 탈퇴 우려

“교육 가치 컸는데”… 英 ‘EU 교환학생’ 탈퇴 우려

안석 기자
안석 기자
입력 2021-01-03 21:08
업데이트 2021-01-04 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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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라스무스’ 없애고 ‘튜링 계획’ 발표
유럽 자유교육 대신 전세계 연수 추진
유명 인사들 “인적 자산 등 가치 외면”

24일(현지시간) 영국와 유럽연합(EU)의 브렉시트 최종 협상이 마무리됐다. 사진은 2017년 브렉시트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EU 국기 등을 들고 행진하는 뒤로 영국 국회의사당이 있는 모습.  런던 AFP 연합뉴스
24일(현지시간) 영국와 유럽연합(EU)의 브렉시트 최종 협상이 마무리됐다. 사진은 2017년 브렉시트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EU 국기 등을 들고 행진하는 뒤로 영국 국회의사당이 있는 모습.
런던 AFP 연합뉴스
영국이 유럽연합(EU)을 탈퇴(브렉시트)함과 동시에 유럽 교환학생 제도인 ‘에라스무스 프로그램’에도 참여하지 않기로 하면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유럽전문 매체 유로뉴스는 2일(현지시간) 영국 정부가 자국 내 에라스무스 프로그램 운영을 중단하고 이를 대체하는 ‘튜링 계획’을 운용할 예정이라며 이를 둘러싼 논란을 전했다.

르네상스 시대 최대 인문학자의 이름을 딴 에라스무스 프로그램은 1987년부터 시작해 300만여명의 학생들이 유럽의 다른 나라에서 자유롭게 교육을 받을 수 있는 혜택을 제공해 왔다. 하지만 새해부터 유럽대륙과의 관계를 하나둘 끊어야 하는 영국은 ‘브렉시트 이혼 서류’에 에라스무스 프로그램을 포함시키기로 결정했다.

그러자 학창 시절 이 제도의 혜택을 본 유명인사들이 잇따라 우려를 전했다. 셰익스피어 글로브 극장 출신의 연극인 톰 버드는 “에라스무스가 없었다면 지금의 나도 없었다”며 “정부의 결정은 교육의 반달리즘(문화재·공공시설 파괴 행위)과도 같다”고 성토했다.

정부는 이 같은 비판을 달래기 위해 1억 파운드(약 1487억원)를 투자해 3만 5000명의 학생들을 유럽만이 아닌 세계 각국에 보내겠다는 ‘튜링 계획’을 발표했다. 연수 대상자와 대상 국가를 늘리겠다는 것으로, 이 계획의 명칭은 자국의 수학자이자 암호학자인 앨런 튜링의 이름을 딴 것이었다.

정부는 에라스무스 프로그램에서 탈퇴하는 이유로 비용 절감 문제를 들기도 했다. 교육부에 따르면 2014~2020년 영국이 에라스무스 프로그램에 기여한 예산이 18억 유로(약 2조 4000억원)인데, 이 기간 자국 학생들에게 돌아온 혜택은 10억 유로 수준이라는 것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교육을 비용 문제로 접근하고, 외국 유학생들이 영국에서 공부하며 형성되는 네트워크 등 유무형의 가치를 외면한 처사라는 지적이 나왔다. 고든 브라운 전 총리는 “일자리 확대와 기술 발전을 위해서는 세계 수준의 교육이 필요하다”면서 “이 때문에 ‘에라스무스’를 통한 국제사회의 연계는 더욱 필수적”이라고 주장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2021-01-04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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