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공공의료 감독청, 영아 16명 사망 보고서 ‘은폐’

英공공의료 감독청, 영아 16명 사망 보고서 ‘은폐’

입력 2013-06-21 00:00
업데이트 2013-06-21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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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QC 책임자 3명 연루”…NHS 공공의료 불신 확산

부실 서비스 논란에 휩싸인 영국 무상 의료 시스템 국민건강보험(NHS)이 이번에는 영아 16명의 사망을 은폐했다는 내용의 스캔들에 휘말렸다.

이른바 ‘영아 사망 은폐 스캔들’로 불리는 이번 사건은 NHS의 상급 관리 기관까지 연루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영국 공공의료 서비스에 대한 불신과 실망이 퍼지고 있다.

영국 사회서비스품질위원회(CQC)는 지난해 3월 신시아 바우어 당시 위원장과 질 핀니 부위원장, 언론 홍보 담당자 등 3명이 NHS와 관련된 내부 보고서 폐기 회의에 참석했음을 인정했다고 인디펜던트와 가디언 등 영국 매체들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CQC는 영국 사회서비스 제공기관에 대한 평가업무를 통합 수행하는 감독기관이다.

문제의 내부 보고서는 지난 2004년부터 작년까지 NHS 산하 한 대학병원 산모병동에서 잇달아 발생한 영아 16명 사망 사건과 관련, 이 병원을 관리하는데 있어 CQC가 결정적 취약점을 보였다고 비판했다.

이번 스캔들을 조사한 독립 조사관은 “CQC 내부의 광범위하고 지속적인 은폐 행위로 여겨진다”고 밝혔다.

이 스캔들은 2008년 태어난 지 9일 만에 사망한 남자 아기의 가족이 문제를 제기하면서 처음 불거졌다.

제임스 팃콤씨의 아내는 그해 10월27일 모어캠 베이에 있는 퍼니스 종합병원에서 아들 조슈아를 출산했다.

그러나 조산사들과 의료진은 조슈아의 감염 사실을 알아채거나 감독하지 못했고 결국 아기는 필요한 치료를 받지 못해 생후 아흐레 만에 숨졌다.

팃콤씨는 “계속해서 의료진에게 왜 조슈아에게 항생제를 처방하지 않는지를 물었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아이의 상태가 괜찮기 때문에 그럴 필요가 없다는 것이었다”고 밝혔다.

아들을 잃은 후 팃콤 씨는 해당 병원의 ‘심각한 시스템 실패’에 대한 공개조사를 요구하는 캠페인을 펼쳐왔다.

CQC의 은폐에 대해 그는 “충격적”이라며 “NHS 문화의 잘못된 모든 것을 상징하는 사건”이라고 말했다.

이 병원에서는 산모 2명도 잘못된 처치로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은폐에 연루된 것으로 공개된 3명은 모두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다만 바우어 전 위원장은 “당시 조직의 장으로서 모든 책임은 나에게 있다”고 말했다.

당초 이들의 이름은 정보보호법 저촉 이유로 공개되지 않았다.

그러나 제레미 헌트 보건장관이 공공의 이익에 반할 경우는 누구도 정보보호법 뒤에 숨을 수 없다고 지적하자 CQC가 입장을 바꿔 20일 밤 전격적으로 관련자들의 이름을 공개했다.

헌트 장관은 이에 대해 “NHS가 변화하고 있음을 나타내는 신호”라며 “CQC의 새 운영위가 이 문제로부터 도망치지 않고 독립적인 보고서를 작성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자평했다.

신문은 그러나 “보건부는 앞으로 CQC 내부 문제에 대한 더 많은 질문에 직면해야할 것”이라며 이번 스캔들의 여파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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