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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빅테크 해외상장 막고 자동차는 개방 투자 유도

中, 빅테크 해외상장 막고 자동차는 개방 투자 유도

류지영 기자
류지영 기자
입력 2021-12-29 01:48
업데이트 2021-12-29 0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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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외국자본 제한 리스트 발표

해외 증시 입성하려면 사전 승인받아야
월가 퇴출 ‘디디추싱 사태’에 사실상 차단

자국 경쟁력 확신에 자동차는 완전 개방 
현대차·기아 중국법인 반전 기회 될 수도

미국 증시에 상장했다가 반년 만에 쫓겨난 이른바 ‘디디추싱 사태’를 겪은 중국이 자국 정보기술(IT) 기업의 해외 상장을 가로막는 장애물을 더욱 높였다. 민감한 데이터를 다루는 빅테크의 해외 상장이 극도로 어려워질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반면 승용차 제조 분야는 기존의 외국인 지분 제한을 모두 풀었다. 자국 자동차 산업 경쟁력을 확인한 중국 정부의 자신감 표출로 보인다.

28일 인민일보에 따르면 전날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와 상무부는 새해부터 적용할 ‘외국자본 투자 진입 네거티브 리스트’를 발표했다. 이번 리스트는 자국 빅테크 기업들의 해외 상장 규제에 초점을 뒀다. 이들이 미국 등 증시에 입성하려면 주무 부처의 사전 승인을 얻도록 했다. 외국자본은 기업 경영에 직접 참여할 수 없고 외국인 지분 비율도 30%를 넘길 수 없다. 알리바바나 텐센트처럼 ‘해외 자본으로 고속 성장을 일굴 IT 기업’이 더는 나오기 어려워졌다.

그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자국 업체들이 대거 미국 증시에 입성해 중국인들이 누려야 할 부가 미국인들에게 넘어갔다고 여겼다. ‘재주는 중국 기업들이 부리고 돈은 월가가 챙겼다’는 판단이다. 때마침 ‘중국판 우버’인 디디추싱이 지난 6월 중국 정부의 암묵적 경고에도 미국 상장을 강행하자 빅테크의 해외 상장을 사실상 차단하는 쪽으로 기조를 정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내 스타트업 경영자들에게 ‘어지간하면 외국으로 나가지 마라. 해외로 가더라도 미국은 안 된다’는 경고를 담았다는 평가다.

반면 중국 당국은 “내년 1월 1일부터 승용차 제조 부문에 외국인 투자 지분을 제한하지 않는다”고 선언했다. 외국인도 현지 합작사를 세우지 않고 승용차를 만들어 팔 수 있게 됐다. 그간 중국은 자국 산업을 보호하고자 자동차 회사의 외국인 지분 비율을 50% 이하로 제한했다. 그래서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들은 ‘베이징현대’, ‘광저우도요타’ 등 합작법인 형태로 중국 시장에 진출했다. 그러나 미국 등 서구 세계의 시장 개방 압력이 커지자 2018년부터 서서히 규제를 완화했다. 비야디(BYD)와 니오 등 자국 브랜드가 인기를 얻자 ‘이제 시장을 전면 개방해도 문제가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2021-12-29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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