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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드시 통일”vs“국방력 강화”… 대만 건국일 맞붙은 양안

“반드시 통일”vs“국방력 강화”… 대만 건국일 맞붙은 양안

류지영 기자
류지영 기자
입력 2021-10-10 22:20
업데이트 2021-10-11 0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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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신해혁명 110주년 기념 연설

“조국 배반자 심판… 외부간섭 안 돼”
올림픽 의식한 듯 ‘평화통일’ 메시지

차이잉원 “국민 주권, 스스로 지킬 것”
“민심은 일국양제 거부” 도발에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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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의 건국 기념일인 쌍십절을 계기로 중국과 대만이 신경전을 벌였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9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신해혁명 110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대만과의 통일을 반드시 이뤄 내겠다”고 선언하고 있다.  베이징 AP 연합뉴스
대만의 건국 기념일인 쌍십절을 계기로 중국과 대만이 신경전을 벌였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9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신해혁명 110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대만과의 통일을 반드시 이뤄 내겠다”고 선언하고 있다.
베이징 AP 연합뉴스
중국이 국경절 연휴인 지난 1∼4일 총 149대의 군용기를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으로 보내 양안(중국과 대만) 갈등이 최고조로 치솟은 가운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대만과의 통일을 반드시 이뤄 내겠다”고 선언했다. 대만의 건국 기념일인 쌍십절(10월 10일) 전날 나온 시 주석의 선언에 차이잉원 대만 총통(대통령)은 “중국이 추진하는 통일을 결코 수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국방력 강화를 천명하며 응수했다.

10일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전날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신해혁명 110주년 기념식에서 “‘대만 독립’ 분열은 조국 통일의 최대 장애이자 민족 부흥에 심각한 위협”이라고 규정한 뒤 “조국을 배반하고 국가를 분열시키는 사람은 끝이 좋지 않았다. 반드시 인민에게 버림받고 역사의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비난했다. 중국으로부터 독립을 추구하는 차이 총통과 집권당인 민주진보당을 직접 겨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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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건국 기념식에서 “중국이 추진하는 통일을 결코 수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응수한 차이잉원 총통이 기념식 도중 박수를 치고 있다. 타이베이 로이터 연합뉴스
10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건국 기념식에서 “중국이 추진하는 통일을 결코 수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응수한 차이잉원 총통이 기념식 도중 박수를 치고 있다.
타이베이 로이터 연합뉴스
이어 “대만 문제는 완전히 중국의 내정이다. 외부의 어떤 간섭도 용납할 수 없다”며 미국 등 서구세계를 함께 비난했다. 시 주석은 “완전한 조국 통일이라는 임무를 반드시 실현해야 한다. 틀림없이 실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대회당에서 박수가 터져 나왔다.

다만 그는 “평화적인 방식의 조국 통일이 중화민족의 이익에 가장 부합한다. ‘평화통일과 일국양제’(한 국가 두 체제)라는 기본 방침을 견지하면서 양안 간 평화 발전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중국의 공세에 비춰 볼 때 이례적으로 유화적인 메시지다. 미중 정상회담과 2022년 베이징동계올림픽 개막 등을 앞둔 상황에서 예전처럼 “무력통일도 불사하겠다”고 외쳤다가 각국에서 올림픽 보이콧 사태가 벌어질 수 있음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대만은 건국 기념일 전날 이뤄진 시 주석의 ‘도발’에 강하게 반발했다. 차이 총통은 10일 쌍십절 연설에서 “대만인들이 (중국의) 압력에 굴할 것이라는 환상을 깨라. 국방을 계속 강화해 우리 스스로를 지킬 것”이라며 “중국이 제시한 길은 자유롭고 민주적인 삶의 방식이 아니다. 2300만명 대만 국민의 주권도 없다”고 비난했다.

앞서 장둔한 총통부 대변인도 9일 시 주석 연설 직후 성명을 통해 “중화민국(대만)은 중화인민공화국(중국)의 일부가 아니다”라며 “대만의 민의는 분명하다. (중국식) ‘일국양제’를 거부하고 민주와 자유의 생활 방식을 수호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대만의 대중정책 전담기구인 대륙위원회 역시 “중국이 대만에 대한 무력 사용을 포기하지 않는다는 것이 양안 관계의 최대 문제”라고 진단했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2021-10-11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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