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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난성 떠돌던 아시아코끼리들 고향 쪽으로 발길 돌렸다는데

윈난성 떠돌던 아시아코끼리들 고향 쪽으로 발길 돌렸다는데

임병선 기자
입력 2021-08-11 06:33
업데이트 2021-08-11 0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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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중국 윈난성 여시현의 위안장 강 다리를 건너는 아시아코끼리 무리를 항공촬영한 사진이다. 지방 관리와 야생동물 전문가들은 17개월 동안 방황해 온 이들의 발걸음을 고향 쪽으로 돌리는 데 성공했다고 자랑했다. 차이나 데일리 제공 로이터 연합뉴스
지난 8일 중국 윈난성 여시현의 위안장 강 다리를 건너는 아시아코끼리 무리를 항공촬영한 사진이다. 지방 관리와 야생동물 전문가들은 17개월 동안 방황해 온 이들의 발걸음을 고향 쪽으로 돌리는 데 성공했다고 자랑했다.
차이나 데일리 제공 로이터 연합뉴스
17개월 동안 원래 살던 숲을 떠나 500㎞ 이상 헤매 다녔던 중국의 코끼리 무리가 드디어 방향을 틀어 고향으로 향하기 시작했다. 이들이 고향으로 돌아간다고 모든 사람이 좋아할 일은 아니다. 이들이 머무르던 지역 사람들은 기뻐할 일이겠지만 귀환 여로에 또 얼마나 많은 민폐가 발생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영국 BBC는 10일 윈난성 지역을 이리저리 떠돌던 14마리의 아시아코끼리 무리가 마침내 위안장 강을 건너 고향인 남쪽으로 방향을 잡았다고 보도하면서도 이들의 귀향 여로에 또다른 민폐가 발생할지 모른다고 걱정했다. 또 아직은 윈난성 정부가 고용한 야생동물 전문가들이 인위적으로 코끼리 무리의 발길을 고향 쪽으로 돌리게 한 데 불과할지 모르기 때문에 이들이 귀향을 시작했다고 보는 것 자체가 성급할 수 있다. 물론 이들 전문가들은 지난 9일 대대적인 기자회견을 열어 대단한 성과를 이뤘다고 자랑했다.

전문가들은 코끼리 무리를 따르면서 드론을 띄워 앞쪽을 살피며 조심스럽게 방향을 틀게 했다. 전기 담장을 세우거나 인위적으로 도로 상황을 만들어내고 옥수수 같은 미끼를 써서 방향을 돌리는 데 성공한 것이다. 현재 코끼리 무리는 푸얼시에서 26㎞ 떨어진 지점에 있으며, 모두 건강하고 인간에게 해를 끼치지도 않는다고 윈난성 정부 관계자는 설명했다.

원래 소수민족인 다이족이 많이 사는 윈난성 시솽반나의 멩양지 자연보호구역에 살던 이들은 지난해 3월부터 16마리의 코끼리가 장정을 시작했다. 세 마리는 대열을 이탈해 서식지로 돌아갔고 도중에 새끼 한 마리가 태어나 14마리가 움직이고 있다. 이들이 왜 이렇게 먼거리를 이동하는지는 여전히 알 수가 없다. 경험 많은 할머니 코끼리가 세상을 떠나 미숙한 지도자를 만나 생고생한다는 억측과 서식지 여건이 도시 개발 및 화전 개간 등으로 나빠지자 새 서식지를 찾아 길에 나섰다는 억측이 엇갈린다.
이렇게 천연덕스럽게 잠에 빠진 모습을 보면 귀엽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이들은 17개월 동안 이동하면서 많은 주민들에게 민폐를 끼쳤는데 귀향을 하더라도 마찬가지 상황이 될 것으로 우려된다. 중국중앙(CC)TV 화면 캡처
이렇게 천연덕스럽게 잠에 빠진 모습을 보면 귀엽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이들은 17개월 동안 이동하면서 많은 주민들에게 민폐를 끼쳤는데 귀향을 하더라도 마찬가지 상황이 될 것으로 우려된다.
중국중앙(CC)TV 화면 캡처
그런데 지난 17개월 동안 코끼리 무리는 그냥 민폐 덩어리였다. 이들 때문에 15만명 이상이 피신을 해야 했다. 이들이 사람들과 충돌하는 일을 막으려고 동원된 경찰관 수만 2만 5000명이 넘는다. 아무데나 들어가 먹어치우고 누워 잠들기 때문에 농작물과 농작지 훼손이 작지 않다.

이런 일이 귀환 과정에 또 되풀이될 것이다. 해서 코끼리 무리의 발길을 돌린 것은 또다른 문제의 시작을 의미한다. 아시아코끼리는 윈난성 남부 일대에 300마리 정도만 남아 있다. 코끼리는 보호하는 것이 마땅하다. 하지만 이들의 민폐를 감수하면서까지 보호해야 하는지, 또 인위적으로 발길을 돌리게 하는 게 옳은 처사인지 중국인들은 고개를 갸웃거릴 것 같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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