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캐다 사라진 자들

시진핑 캐다 사라진 자들

입력 2016-01-05 00:02
수정 2016-01-05 0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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反中 홍콩서점 대주주 등 5명 옛 애인 책 쓰려다 집단 실종

중국 비판 서적을 전문적으로 출판하고 판매해 온 홍콩의 유명 서점 관계자들이 잇따라 실종돼 홍콩이 발칵 뒤집혔다.

4일 홍콩 명보와 BBC 중문망에 따르면 홍콩 ‘코즈웨이베이 서점’의 대주주 리보(李波·65)가 지난달 30일 차이완 지역에 있는 서적 창고에 책을 가지러 간 뒤 연락이 끊겼다. 코즈웨이베이 서점은 중국 공산당을 비판하는 홍콩의 ‘중공 금서’ 시장을 40% 가까이 점유하는 대형 출판·유통 업체이다. 홍콩의 출판사들은 그동안 비교적 자유롭게 중국 최고 지도부의 스캔들 등을 다룬 책을 출판해 왔다. 이 책의 수요자는 대부분 중국 여행객이어서 중국 당국에겐 눈엣가시와 같았다.

지난해 10월 중순부터 실종된 코즈웨이베이 서점 관계자는 모두 5명이다. 앞서 코즈웨이베이 서점을 소유한 출판사 ‘마이티 커런트 미디어’의 대주주 구이민하이(桂民海)가 지난해 10월 17일 자취를 감춘 것을 시작으로, 점장 린룽지(林榮基)와 마이티 커런터 미디어 뤼보(呂波) 사장, 장즈핑(張志平) 업무 매니저 등이 사라졌다.

홍콩 인권단체들은 이들이 중국 광둥성 선전시 경찰에 연행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특히 홍콩시민애국민주운동지지연합회는 지난 3일 집회를 갖고 “리보 등 실종된 5명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젊은 시절 연애담을 서술한 ‘시진핑과 그의 연인’이라는 책을 기획하고 있었다”면서 “실종 사건이 이 책의 발간과 관련이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리보의 부인은 “남편은 실종 당일 저녁 선전에서 전화를 걸었다”면서 “조사에 협조하고 있으며 일찍 돌아오기 어렵다는 말을 했다”고 말했다. 홍콩 경찰은 “중국 당국에 확인을 요청했지만, 응답이 없다”고 밝혔다.

BBC는 “실종 사건은 홍콩 시민에게 안타까움, 공포, 분노를 안겨주고 있다”면서 “특히 홍콩인의 안전을 보장해 준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가 무너지는 것 아니냐고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홍콩의 헌법 격인 기본법은 일국양제 원칙에 따라 중국 경찰이 홍콩에서 누군가를 체포하거나 연행하는 등 법 집행 권한이 없다고 명시하고 있는데, 만일 중국 경찰이 이들을 연행했다면 이 원칙이 깨진 셈이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2016-01-05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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