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4살 피터 한…횡령과 송장 위조 혐의 조만간 재판 회부
중국 당국이 북한 접경에서 기독교 선교활동 단속을 강화하는 가운데 기독교 비정부기구(NGO) 활동을 펼쳐온 한국계 미국인 피터 한(74)이 정식으로 체포됐다고 그의 변호인이 20일(현지시간) 밝혔다.AFP 통신에 따르면 장페이훙(張培鴻) 변호사는 통신과 인터뷰에서 피터 한이 지난 18일 지린(吉林)성 옌볜조선족자치주 투먼(圖們)에서 횡령과 송장 위조 혐의로 체포됐다고 전했다.
투먼 경찰은 피터 한의 구금과 관련한 확인 요청에 응답하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 중국 당국이 지난 8월 피터 한을 붙잡아 조사하고 있으며 은행계좌를 동결하고 출국도 금지했다는 사실이 외신을 통해 보도된 바 있다.
피터 한은 1990년대 후반부터 투먼에 거주하면서 탈북자 지원을 위한 기독교 비정부기구(NGO) 활동을 펼쳤고, 2002년에는 현지 조선족 청소년을 상대로 한 직업기술학교, 빵 공장 등을 세웠다.
현지에서는 약 두세 달 전부터 투먼에서 학원을 경영하는 선교사의 체포 소문이 나돌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 소식통은 이와 관련, “그가 지난 8월께 부인과 함께 잡혔다는 소식을 들었다”면서 탈북자를 교육하다 현장에서 적발되었다는 이야기도 있다고 전했다.
현지 활동가들은 중국과 북한 접경 지역에서 이뤄지는 기독교 NGO 활동과 사업을 겨냥한 중국 당국의 대대적인 단속의 하나로 한 씨가 체포됐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8월 중국 당국은 랴오닝(遼寧)성 단둥(丹東)에서 카피 가게를 운영하면서 북한에 인도적 지원을 해온 캐나다 국적의 케빈과 줄리아 돈 개럿 부부를 군사기밀정보를 절취한 혐의로 체포한 바 있다.
개럿 부부는 변호인과 접촉까지 금지된 상태로 구금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에선 통상 형사 용의자를 정식 체포하면 검찰의 기소를 거쳐 재판에 넘기게 된다.
다른 소식통은 “최근 중국 당국이 북중 접경지역에서의 외국인들의 활동에 대해 부쩍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면서 이번 조치 역시 같은 맥락에서 나온 것으로 분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