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입시 등 학업 스트레스로 자살·가정폭력 잇따라
최근 중국에서 한 남성이 숙제를 베꼈다는 이유로 11살짜리 딸을 마구 때려 숨지게 한 사건이 발생, 중국 국민의 분노를 사고 있다고 영국 일간 더 타임스가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현지 경찰에 따르면 중국 저장(浙江)성에 사는 장모씨는 자신의 딸이 수차례에 걸쳐 친구의 숙제를 베꼈다는 사실을 알고 19일 딸을 때려 숨지게 했다.
그는 딸을 자전거 창고에 데려가 무릎 꿇게 한 뒤 손을 뒤로 묶고는 매질했으며 30분간 딸을 창고에 내버려뒀다. 아이는 온몸에 멍이 든 채 폐와 심장을 다쳐 병원에 옮겨졌으나 숨졌다.
경비원으로 일하는 장씨는 평소에도 딸의 학업에 대해 기대하는 바가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 이외에도 하나 뿐인 자식의 좋은 성적을 바라며 이뤄지는 가정 체벌과 학업 부담감을 이기지 못한 학생의 자살 문제 등이 잇따라 중국의 사회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지난주 산둥(山東)성에서 한 10대가 대학 입시를 앞두고 스트레스를 이기지 못해 자살을 기도했다.
이 학생은 “대학입시, 대학입시, 대학입시를 빼고는 아무 것도 없다”며 “매일 공부 밖에 할 수 없고 부모님은 나를 공부기계로 대했다”고 털어놨다.
또 지난해 5월에는 13세 남학생이 노동절 연휴가 끝나 등교해야 하는 날이 되자 목숨을 끊은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지난해 한 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초등학교와 중학교 학생 79명 가운데 93%는 학업 압박감과 교사의 질책 때문에 자살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에서 학업 스트레스가 사회 문제로 떠오른 이유는 과밀한 학교 시스템과 한 자녀 정책의 영향이라고 신문은 분석했다.
부모가 하나뿐인 자녀에게 거는 기대가 크고 학교에서는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또 학생들이 학교에서 시험 준비와 숙제만 하다 보니 비판과 좌절을 견딜 방법을 미처 배우지 못해 시험에서 낙제했을 때 죽음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을 택한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