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정부 시위 확산… 최소 4명 숨져
사태 악화되자 대통령 방중 취소

마카사르 AFP 연합뉴스
인니 반정부 시위대 방화로 불붙은 지방의회 건물
인도네시아에서 국회의원 고액 주택수당에 반대하는 시위가 격화된 가운데 지난 29일 남술라웨시주 마카사르 지방의회 건물이 시위대 방화로 불타고 있다. 시위는 지난 28일 수도 자카르타에서 배달 기사가 경찰 장갑차에 깔려 숨진 사건을 계기로 전국으로 확산했으며, 지금까지 최소 4명이 숨졌다.
마카사르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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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에서 지난해부터 국회의원에게 월 400만원이 넘는 주택수당을 지급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 큰 파장이 일고 있는 가운데 이에 반발하는 반정부 시위가 인도네시아 전역으로 확산하고 있다. 프라보워 수비안토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중국 방문일정까지 취소했고, 결국 논란이 된 주택수당을 폐지하기로 했다.
31일 로이터·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프라보워 수비안토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수도 자카르타 대통령궁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의회 지도자들이 국회의원 (주택) 수당과 해외 출장을 포함한 여러 정책을 철회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말했다.
앞서 그는 자국 내 폭력 시위 확산을 이유로 오는 3일 베이징에서 열리는 ‘중국인민 항일전쟁 및 세계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 80주년’ 열병식 행사 참석을 취소했다.
현재까지 전국적인 시위 과정에 최소 4명이 숨졌다. 전날 수도 자카르타에서는 시위대 수백명이 경찰청 기동대 본부로 행진하며 건물 진입을 시도했다. 이들은 지난 28일 국회 하원 의원의 주택 수당 인상에 반발해 시위하던 중 오토바이 배달 기사 아판 쿠르니아완(21)이 경찰 장갑차에 깔려 숨지자 경찰청장 해임을 요구하며 격렬하게 항의했다. 사고 목격자들은 현지 방송 매체에 경찰 기동대 소속 장갑차가 시위대를 향해 갑자기 돌진했고, 쿠리니아완을 치고도 멈추지 않고 그대로 달렸다고 주장했다. 시위대 일부가 자카르타 중심부 크위탕에 있는 경찰본부 인근 5층 건물에 불을 질러 한때 여러 명이 갇히기도 했다.
전날 시위는 수라바야, 욕야카르타(족자카르타), 반둥, 파푸아 등 다른 도시에서도 잇따랐다. 남술라웨시주 마카사르에서는 시위대가 지방의회에 불을 질렀다. 이 사고로 건물에 갇힌 3명이 숨지고 5명이 다쳤다. 제2도시 수라바야에서도 시위대가 폭죽과 둔기를 들고 주지사 관저 단지를 습격하려 하자 보안군이 최루탄을 쏘고 물대포로 맞섰다.
이번 시위는 지난해 9월부터 하원 의원 580명이 1인당 월 5000만 루피아(약 423만원)의 주택수당을 받은 사실이 최근 언론 보도로 뒤늦게 알려지자 지난 25일부터 자카르타에서 시작됐다. 국회의원 주택수당은 자카르타 월 최저임금의 10배에 달한다.
2025-09-01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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