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첸중가 숲의 레드판다 파루, GPS 목걸이 차고 인사 드려요

칸첸중가 숲의 레드판다 파루, GPS 목걸이 차고 인사 드려요

임병선 기자
입력 2020-06-13 09:28
업데이트 2020-06-13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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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성위치측정(GPS) 장치를 단 목걸이를 단 멸종위기종 레드판다 파루가 나무 위에 올라가 과학자들을 내려다보고 있다. 제임스 휴스턴 제공 영국 BBC 홈페이지 캡처
위성위치측정(GPS) 장치를 단 목걸이를 단 멸종위기종 레드판다 파루가 나무 위에 올라가 과학자들을 내려다보고 있다.
제임스 휴스턴 제공 영국 BBC 홈페이지 캡처
안녕, 전 파루라고 해요. 네팔 히말라야의 칸첸중가(해발 고도 8586m) 숲에 사는 레드판다예요. 정식 학명은 ‘Ailurus fulgens’ 인데요, 히말라야 산지와 중국 남서부에 걸쳐 살아요.

저희는 세상에서 가장 멸종 위기에 근접한 종이에요. 수천 마리만 남은 것으로 짐작된대요. 사실 자이언트 판다와는 그렇게 가깝지 않아요. 처음에는 말려올린 꼬리 때문에 라쿤의 친척으로 여겨졌는데 나중에는 오히려 곰의 먼친척에 가깝다고 보았대요. 지금은요, 우리 종은 그 자체로 가장 진화적으로 특이한 ‘Ailurinae 종’으로 보는 시각이 대세를 이룬다고 해요. 루고 있대요.

제 모습이 영국 BBC에 12일(현지시간) 소개됐는데 네팔 환경단체와 과학자, 수의사, 정부 관리 등이 힘을 합친 ‘레드판다 네트워크’가 제 목에 특별한 장치를 달아줬기 때문이랍니다. 저희 종이 멸종으로 치닫게 만드는 산지 숲의 환경 요소들을 정밀히 살펴보기 위해서지요. 저를 포함해 모두 열 마리, 여섯 암컷과 네 마리 수컷이 참여하고 있어요. 주민들이 지어준 이름들이 다 있어요. 다른 친구들은 돌마, 친타푸, 메크하크하, 뷰모, 세네항, 은기마, 브라이언, 니남마, 프랄라데비 등이에요.

위성위치측정(GPS) 장치가 달린 목걸이를 두르고 있는데 잘 작동돼 벌써 “흥미로운 데이터”를 전송하고 있다고 과학자들은 말씀하세요. 네팔 삼림토양보존국의 만 바하두르 카드카 사무총장은 “레드판다 보존에 커다란 전기”라고 말씀하시네요.

연구자들은 나무 등에 카메라를 달아 저희 모습을 찍기도 하세요. 저희는 개발로 숲이 사라져 서식처나 먹거리인 대나무가 사라져 힘들어 하는데 이들은 일년 정도 관찰해 어떻게 하면 저희 종을 더 잘 보존할 수 있는지 방안을 찾겠다는 것이지요.

저희가 멸종 위기에 직면하게 된 이유 중의 하나는 역시 중국 사람들이에요. 남서부 윈난성 등에서는 행운을 불러오는 모자에 쓰기 위해 저희 털을 노려 저희를 불법 밀렵했거든요. 제발 그러지 좀 말아주셨으면 해요. 네? 제발!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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