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 경찰, 절도 피의자 뱀으로 위협하며 고문 논란

인니 경찰, 절도 피의자 뱀으로 위협하며 고문 논란

하종훈 기자
하종훈 기자
입력 2019-02-11 14:22
업데이트 2019-02-11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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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푸아 지역 주민 대상...“인권 유린” 비판 잇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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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파푸아주 경찰이 지난 4일 절도 피의자의 몸에 뱀을 감은 채 심문하는 장면  ABC뉴스 캡처 베로니카 코만 트위터 캡처
인도네시아 파푸아주 경찰이 지난 4일 절도 피의자의 몸에 뱀을 감은 채 심문하는 장면
ABC뉴스 캡처 베로니카 코만 트위터 캡처
인도네시아 동부 파푸아 지방 경찰이 절도 피의자를 심문하는 과정에서 길이가 2m가 넘는 뱀을 동원해 고문을 가한 사실이 드러나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11일 일간 콤파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파푸아 지방경찰청은 지난 8일 성명을 통해 이례적으로 공개 사과했다. 이는 소속 경찰관들이 절도 피의자의 목에 살아있는 뱀을 감아놓고 강제로 자백을 받아내는 모습이 담긴 동영상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유출돼 비난이 빗발쳤기 때문이다.

파푸아주 자야위자야 지역 경찰서에서 지난 4일 촬영된 1분 20초 길이의 이 동영상은 양손이 등 뒤로 묶인 채 몸길이가 2m가 넘는 뱀에 휘감긴 현지인 남성의 모습이 그대로 드러나 있다. 경찰관들은 뱀의 머리를 남성의 얼굴에 가져다 대며 “몇 차례나 휴대전화를 훔쳤냐”고 물었고, 오토바이를 이용한 날치기 혐의로 검거된 이 남성은 공포에 질린 듯 비명을 질러댔다.

토니 아난다 스와다야 자야위자야 경찰서장은 문제를 일으킨 경찰관들을 대상으로 윤리교육을 하고 다른 지역으로 전보 조처했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이들이 사용한 뱀은 사람에게 길든 것이고 독이 없는 종류였다”라며 “피의자에 대한 직접적인 폭행도 없었던 것으로 조사됐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현지 인권단체는 이번 사건이 파푸아 원주민에 대한 인도네시아 당국의 뿌리 깊은 차별의식을 보여준다고 비난했다. 인도네시아는 1969년 파푸아를 자국 영토로 편입한 뒤 원주민들과 갈등을 빚었다.

파푸아 분리주의 단체들은 인도네시아 정부가 자바섬 등 여타 지역 주민들을 파푸아로 대거 이주시킨 것에 반발해 수십 년째 무장독립 투쟁을 벌이고 있으며, 여기에는 파푸아 원주민에 대한 차별과 낙후한 경제도 상당한 영향을 끼친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네시아 경찰은 파푸아 지역 원주민들은 가혹하게 다루는 것으로 악명이 높다. 현지 인권운동가 베로니카 코만은 “인니 경찰은 물론 군부도 파푸아 지역 원주민을 다룰 때 뱀을 이용하는 것으로 악명이 높다”며 “심각한 인권유린”이라고 주장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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