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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쿠데타> 침체한 경제에 암운 짙어져

<태국 쿠데타> 침체한 경제에 암운 짙어져

입력 2014-05-27 00:00
업데이트 2014-05-27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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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정부 시위 사태 장기화로 가뜩이나 침체한 태국 경제가 쿠데타 때문에 타격을 받을 우려가 커졌다.

군부는 모든 경제 활동이 예전처럼 계속될 것이라며, 조만간 경제성장 촉진 정책을 검토하고 2014~2015년 예산 수립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쿠데타에 따른 정국 불안 심화는 대외 경제 신인도 하락, 경기 악화, 관광산업 위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실제 2006년 쿠데타 후 군부가 실시한 경제 정책들은 적지 않은 착오와 실패를 가져왔던 것으로 비판받고 있다.

국제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는 26일 헌정 중단과 민간정부 축출이 국가신용도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태국은 정정 불안이 시작된 지난해 4분기(10∼12월)부터 경제 침체 우려가 증대됐으며, 소비, 투자, 교역 등 경제 전반이 위축돼 올해 1분기(1∼3월)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6% 마이너스 경제 성장을 기록했다.

국내총생산(GDP)이 전년대비 감소하기는 반세기만의 최대 홍수가 났던 2011년 이후 처음이다.

태국중앙은행(BOT) 등 주요 경제 기관들은 올해 경제성장률을 일제히 하향 조정해, 올해 예상 성장률을 2.0% 내외로 잡고 있다. 이는 경제 역동성이 큰 동남아시아 국가 중 최하위에 해당하는 성장률이다.

투자 부문은 올해 1분기에 9.8%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했으며, 특히 공공 투자는 과도정부의 예산집행 지연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19% 감소했다.

소비자 신뢰지수는 15년 만의 최저치로 떨어졌으며, 기업 심리지수도 3분기 연속 50 이하에 머물러 있다. 기업심리 지수 50 이하이면 기업심리 악화를 뜻한다.

수출과 수입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모두 감소했으며, 가공무역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경제 특성상 수출보다 수입이 더 큰 폭으로 줄었다. 이 때문에 무역수지는 불황형 흑자를 기록했다.

동남아의 대표적 관광국가인 태국은 최근 몇 년간 관광객이 급증했지만, 정정 불안으로 관광산업이 직격탄을 맞았다. 올해 들어 1분기에 태국을 방문한 외국인은 862만 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9% 감소했다. 이 같은 감소율은 2009년 이후 가장 큰 폭이다.

태국은 관광산업이 연간 GDP의 약 10%를 차지하고 있으며, 외국 관광객의 절반 이상을 방콕이 흡수한다. 방콕을 방문한 외국인은 올해 1~4월에 14% 감소했다.

계엄령 선포와 쿠데타 이후 세계 각국이 태국 여행 자제령을 내리고 있어 외국인 관광객의 감소 추세는 가속할 전망이다.

태국 경제는 잘 식지 않는 ‘테프론 경제’로 일컬어진다. 그동안 수많은 정치적 위기와 사회적 고비를 겪으면서도 견실한 성장을 거듭해온 결과다.

태국은 1997년 외환위기 때문에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172억 달러를 구제금융으로 차입했으나, 2002년부터 상당 기간 5% 이상의 성장을 유지해왔다.

이는 태국이 2003년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 사태, 2004년 쓰나미, 2006년 군부 쿠데타를 잇따라 겪으면서 달성한 것이다.

’방콕 대유혈’ 시위가 발생했던 2010년에는 경제성장률이 7.8%에 이르렀으며, 대홍수 이듬해인 2012년에는 성장률이 6.5%였다.

이 때문에 태국은 놀라운 경제 회복력과 탄력성을 지닌 것으로 평가받았다. 하지만, 이번에도 경제가 그 같은 저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으로 보는 시각들이 적지 않다.

그만큼 세계 경제 전쟁이 치열하고, 태국이 정정 불안으로 지급하고 있는 기회비용이 크기 때문이다.

경제 전문가들은 외국인 투자자들이 태국 대신 미얀마,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으로 투자의 눈길을 돌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정정 불안으로 철도, 도로, 항만 등 사회간접자본시설에 대한 투자가 지연되는 데 따른 경쟁력 약화를 우려하고 있다.

뽕펜 르앙위라윳 BOT 부총재는 “정치는 누구도 그 결과를 알 수 없는 미지의 변수”라며 “이처럼 장기적인 불확실성은 투자를 꺼리게 하여 신규 투자는 물론, 이미 계획된 투자도 지연시킬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국제 경제기관들은 높은 경제 성장을 구가하는 동남아에서 태국이 올해 유일하게 경기 위축을 겪는 국가가 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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