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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영화 ‘와일드’ 연출한 캐나다 감독 장 마크 발레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영화 ‘와일드’ 연출한 캐나다 감독 장 마크 발레

임병선 기자
입력 2021-12-27 22:18
업데이트 2021-12-28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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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이하 현지시간) 58세 짧은 나이에 세상을 떠난 캐나다 영화감독 장 마크 발레가 2015년 9월 11일 제40회 토론토국제영화제(TIFF)에 출품한 ‘데몰리션(Demolition)’을 기자회견 자리에서 소개하고 있다. EPA 자료사진 연합뉴스
26일(이하 현지시간) 58세 짧은 나이에 세상을 떠난 캐나다 영화감독 장 마크 발레가 2015년 9월 11일 제40회 토론토국제영화제(TIFF)에 출품한 ‘데몰리션(Demolition)’을 기자회견 자리에서 소개하고 있다.
EPA 자료사진 연합뉴스
캐나다 영화감독 장 마크 발레는 2014년 리즈 위드스푼 주연의 ‘와일드’를 연출한 감독으로 우리에게 낯 익다. 국내 영화 팬 중에도 ‘인생 영화’로 꼽는 이들이 적지 않다.

그런데 1963년 3월 9일 퀘벡주에서 태어나 한참 활약할 58세 나이의 그가 갑작스레 세상을 떠났다. 26일 퀘벡 외곽의 오두막을 찾은 에이전트 범블 워드가 그의 시신을 발견하고 사망 사실을 확인했다고 영국 BBC가 다음날 전했다. 다만 역시나 사인은 공개하지 않았다.

그는 몬트리올 대학교에서 영화를 전공한 뒤 1991년 ‘스테레오타이프스’와 1995년 ‘Les Fleurs magiques’, 1998년 ‘Mots magiques’ 등 단편들로 천재 소리를 들었다.

장편 데뷔작 ‘블랙 리스트’는 지니상의 아홉 부문에 후보로 오를 정도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 2005년 네 번째 연출작 ‘C.R.A.Z.Y’는 평단의 찬사와 흥행을 동시에 누렸다. 다음 작품인 2009년작 ‘영 빅토리아’는 영국 여배우 에밀리 블런트를 빅토리아 여왕으로 변신시켜 아카데미 3개 부문 후보에 올랐으며, 여섯 번째 작품 ‘카페 드 플로르’(2011년)는 제32회 지니상 최다 부문 후보의 영예를 안았다.
매튜 매커너히(오른쪽)와 자르드 레토가 공연한 ‘달라스 바이어스 클럽’. 엔터테인먼트 원 UK 제공
매튜 매커너히(오른쪽)와 자르드 레토가 공연한 ‘달라스 바이어스 클럽’.
엔터테인먼트 원 UK 제공
리즈 위더스푼 주연의 ‘와일드’.
리즈 위더스푼 주연의 ‘와일드’.
발레의 영화인생을 극적으로 바꾼 영화는 2013년에 개봉된 ‘달라스 바이어스 클럽’이었다. 에이즈로 시한부 판정을 받은 미국인 남성 얘기를 담았다. 아카데미상 여섯 부문에 후보로 지명돼 남우주연상과 남우조연상, 분장상을 수상했다.

휴대용 카메라를 통해 자연광을 담는 촬영 기법을 즐겼으며, 배우에게 대본과 장소 등에 얽매이지 않고 연기를 펼칠 자유를 줬던 감독이라고 AP 통신은 평가했다. 또 헤로인에 중독된 여성 혼자 퍼시픽 크레스트 트레일(PCT)을 걸으며 깨닫는 삶의 여정을 그린 ‘와일드’를 촬영하며 위더스푼과 함께 트레일을 종횡무진했던 일화는 유명하다. 그 뒤 위더스푼과 한 번 더 뭉쳐 HBO TV 시리즈 ‘빅 리틀 라이즈’로 2017년 에미상 8관왕의 영예를 누렸다.
장 마크 발레가 2018년 골든글로브 시상식 도중 ‘빅 리틀 라이즈’에 출연한 로라 던(왼쪽), 니콜 키드먼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AFP 자료사진
장 마크 발레가 2018년 골든글로브 시상식 도중 ‘빅 리틀 라이즈’에 출연한 로라 던(왼쪽), 니콜 키드먼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AFP 자료사진
이어 에이미 애덤스와 패트리샤 클락슨을 기용해 또다른 HBO 시리즈 ‘몸을 긋는 소녀(sharp objects)‘를 연출하며 제작자로도 이름을 내걸었다. 고인은 2016년 할리우드 리포터 인터뷰를 통해 영화와 드라마를 만들 때 가장 즐거워했던 일은 “꿈이다. 꿈은 이뤄질 수 있다. 난 지금도 꿈 속에서 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두 자녀를 유족으로 남겼다.

HBO 측은 성명을 통해 “발레 감독은 영민하면서 지독하게 영화에 전념했던 감독으로, 장면마다에 깊은 감정적 진실을 불어넣는 경탄스러운 재능의 소유자였다”고 추모했다.

그와 함께 영화를 제작해 온 네이선 로스도 성명을 내고 “발레 감독은 창의성, 진정성, 새로운 시도를 대표하는 인물”이라며 “진정한 예술가였고, 아량 있고 다정한 사람이었다”고 애도했다. 위드스푼과 던, 저스틴 튀르도 캐나다 총리 등도 추모 행렬에 함께 했다. 정말로 다재다능하며 앞으로 할 일 많은 영화감독이 우리 곁을 떠났다. 그의 명복을 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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