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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 연 푸틴 “중국과 함께 무기 개발…서방, 러 안보 보장해야”

입 연 푸틴 “중국과 함께 무기 개발…서방, 러 안보 보장해야”

강주리 기자
강주리 기자
입력 2021-12-23 21:53
업데이트 2021-12-23 2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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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례 기자회견

러-서방 갈등 증폭 상황서 직접 밝혀
우크라이나 공격 가능성에 “누구도 위협 안 해”
“러, 중국과 상호 신뢰하며 세계안정 기여”
“유럽 가스가격 폭등은 러시아 책임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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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례 기자회견 하는 푸틴 러시아 대통령
연례 기자회견 하는 푸틴 러시아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모스크바 중심에 있는 전시관 모스크바 마네주에서 연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대통령 임기를 처음으로 시작한 2001년부터 연례 기자회견을 가졌다. 중간에 총리 시절을 제외하고 올해로 17번째다. 작년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탓에 화상으로 이뤄졌지만 올해는 대면으로 진행됐다. 2021.12.23 모스크바 AFP 연합뉴스 2021-12-23
러시아와 서방의 갈등이 냉전 수준으로 커진 상황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3일 “서방은 러시아로부터 자신들의 안보를 보장하라고 요구할 것이 아니라, 즉각적으로 러시아에 안보를 보장해줘야 한다”면서 “러시아는 중국과 첨단 기술 무기를 함께 개발한다”고 직접 밝혔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모스크바에 있는 전시관 모스크바 마네주에서 열린 연례 기자회견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러시아의 문 앞에 미사일을 배치하지 않도록 요구하는 것은 지나친 요구가 아니라고 말했다.

최근 미국 등 서방에 러시아의 안보 보장 방안을 제시한 푸틴은 “공은 서방으로 넘어갔다”라면서 “내년 1월 제네바서 미국과 안보보장 협상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또 우크라이나의 공격 가능성과 관련, “러시아는 누구도 위협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다만 그는 우크라이나가 군사 작전을 준비하고 있는 것 같다고 언급했다.

이와 함께 푸틴은 중국과의 협력 방안을 제시했다.

그는 “러시아는 중국과 첨단 기술 무기를 함께 개발한다”면서 “러시아는 중국과 상호 신뢰하고 있으며 세계 안정에 함께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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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례 기자회견장 대형 화면에 비치는 푸틴 러시아 대통령
연례 기자회견장 대형 화면에 비치는 푸틴 러시아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모스크바 중심에 있는 전시관 모스크바 마네주에서 연례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이 회견장 내 대형 스크린에 비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대통령 임기를 처음 시작한 2001년부터 연례 기자회견을 열었다. 중간에 총리 시절을 제외하고 올해로 17번째다. 작년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탓에 화상으로 이뤄졌지만 올해는 대면으로 진행됐다. 2021.12.23 모스크바 AFP 연합뉴스
푸틴 “비우호적 행보에 단호히 대응”
“자국 안보·주권 지킬 행동할 권리 있어”

이날 푸틴의 발언이 주목을 받은 이유는 러시아와 미국, 유럽 국가들의 긴장이 1991년 소비에트연방(소련) 해체 이후 전례 없는 수준으로 높아졌기 때문이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의 안보 동맹인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

러시아는 우크라 접경에 10만명이 넘는 병력을 포진해 유럽을 겨냥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서방 정보기관들은 이를 러시아가 2014년 우크라 크림반도를 군사력으로 병합한 것과 같은 사태의 조짐으로 경계한다.

그러나 푸틴 대통령은 나토의 동유럽 확장, 우크라의 나토 가입 추진 등 서방의 위협에 대응하고 있을 뿐이라는 입장을 그간 밝혀왔다.

타스 통신에 따르면 지난 22일 푸틴 대통령은 “서방 동료들의 명백히 공격적인 노선이 지속될 경우 우리는 적합한 군사·기술적 조치를 취하고, 비우호적 행보에 대해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라면서 “러시아는 자국 안보와 주권을 보장하기 위한 행동을 할 충분한 권리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러시아는 ‘자국의 안보 확보를 위해 타국의 안보를 희생해선 안 된다’는 유라시아 대륙 안보의 ‘불가분성’을 지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푸틴 대통령은 나토의 러시아 국경 인근 접근과 관련, 미국으로부터 법적 구속력이 있는 안보 보장을 받길 원한다고 거듭 확인했다.

그는 “우리에겐 장기적이고 법적 구속력이 있는 안보 보장이 필요하다”면서 동시에 “어떠한 법적 보장도 믿을 건 못 된다. 왜냐하면 미국은 여러 이유로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는 국제조약에서 손쉽게 탈퇴하기 때문이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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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스크바서 연례 기자회견 하는 푸틴 러시아 대통령
모스크바서 연례 기자회견 하는 푸틴 러시아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모스크바 중심에 있는 전시관 모스크바 마네주에서 연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대통령 임기를 처음으로 시작한 2001년부터 연례 기자회견을 열었다. 중간에 총리 시절을 제외하고 올해로 17번째다. 작년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탓에 화상으로 이뤄졌지만 올해는 대면으로 진행됐다. 2021.12.23 모스크바 AFP 연합뉴스
푸틴 “무력 충돌, 절대 우리 선택 아냐”
서방 “러, 벨라루스 난민 이용 유럽 위협” 

푸틴 대통령은 “무력 충돌과 유혈은 절대 우리의 선택이 아니다. 우리는 문제들을 정치·외교적 수단으로 해결하길 원한다”면서 “하지만 최소한 분명하고 이해할 수 있으며 명확히 규정된 법적 보장을 원한다”고 거듭 요구했다.

푸틴 대통령은 또 “우리는 러시아 인근으로 미국의 글로벌 미사일 방어(MD) 시스템이 전개되는 것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면서 “루마니아에 이미 배치됐고 폴란드에도 배치될 예정인, (미국의 유럽 MD 시스템에 속한) 발사대 MK-41은 토마호크 공격미사일 발사를 위해 변형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만일 이 (군사)인프라가 더 이동하고 미국과 나토의 미사일 시스템이 우크라이나에 나타나면, 이 미사일들이 모스크바까지 비행하는 시간은 7~10분으로 줄어들 것이고, 만일 극초음속 미사일이 배치되면 5분으로 줄어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러시아는 유럽의 마지막 독재국인 벨라루스를 위성국가로 삼아 동유럽을 위협하고 있다는 지적까지 받고 있다.

서방 언론에서는 벨라루스가 국경을 맞댄 나토 동맹국이자 유럽연합(EU) 회원국 폴란드에 중동 이주민들을 밀어 넣은 배후에 푸틴 대통령이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러시아 정부는 푸틴 대통령이 벨라루스에서 난민들을 이용해 하이브리드 전쟁을 벌이고 있다는 그런 주장을 일축해왔다.
23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마네즈 전시관에서 열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연례 연말 기자회견에는 국내외 507명의 기자들이 참석했다. 모스크바 타스 연합뉴스
23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마네즈 전시관에서 열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연례 연말 기자회견에는 국내외 507명의 기자들이 참석했다. 모스크바 타스 연합뉴스
푸틴, 유럽 가스 가격 폭등에
“유럽 문제를 러시아 책임이라니 부당”

이러한 전방위 갈등 속에 최근 들어서는 러시아가 유럽 국가들을 상대로 자원을 무기화한다는 우려까지 사고 있다.

러시아 국영기업 가즈프롬은 유럽으로 천연가스를 보내는 주요 가스관 가운데 하나의 가동을 중단해 가스값 급등을 부채질했다.

러시아가 추운 겨울에 맞춰 유럽을 정치, 사회적으로 흔들기 위해 가스공급을 조절한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그러나 러시아는 순전히 상업적 이유로 이뤄진 조치라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최근 유럽 내 가스 가격 폭등과 관련해 “러시아에 책임을 돌리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모스크바에 있는 전시관 모스크바 마네주에서 열린 연례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러시아는 유럽의 가스 문제를 도울 준비가 돼 있지만, 가스 문제는 유럽이 자체적으로 일으킨 것이며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은 또 러시아 국영 가스회사 가스프롬은 유럽의 가스 가격 급등과 전혀 관련 없다고 말했다.

그는 “독일 등 가스프롬과 장기 계약을 맺은 국가들은 현재 훨씬 낮은 가격을 누리고 있고, 심지어 이웃 국가에 가스를 판매해 이익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와 함께 독일로 가는 일부 러시아산 가스가 최종적으로 우크라이나에 재판매되는 것으로 의심된다고 주장했다.

올해로 17번째를 맞는 이 회견은 지난해와 달리 글로벌 취재진 507명이 운집한 가운데 대면으로 열렸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모스크바 마네즈 전시관에서 연 연례 연말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모스크바 타스 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모스크바 마네즈 전시관에서 연 연례 연말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모스크바 타스 연합뉴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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