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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BI가 성폭력 피해 눈감았다”…눈물 쏟은 ‘체조 여왕’ 바일스

“FBI가 성폭력 피해 눈감았다”…눈물 쏟은 ‘체조 여왕’ 바일스

김정화 기자
입력 2021-09-16 16:24
업데이트 2021-09-17 0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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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상원 청문회서 전 주치의 성적 학대 증언 “사법 시스템이 범죄 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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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체조 선수 시몬 바일스가 1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의사당에서 열린 상원 청문회에서 대표팀 전 주치의 래리 나사르의 성폭행 관련 수사에 대해 증언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워싱턴DC AFP 연합뉴스
미국의 체조 선수 시몬 바일스가 1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의사당에서 열린 상원 청문회에서 대표팀 전 주치의 래리 나사르의 성폭행 관련 수사에 대해 증언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워싱턴DC AFP 연합뉴스
“나는 래리 나사르를 비난하고, 그의 성폭력이 가능하게 한 시스템 전체를 비난한다.”

15일(현지시간) 미국의 체조 스타 시몬 바일스가 상원 청문회에 출석해 밝힌 말이다. 이날 바일스를 비롯한 미 체조 메달리스트들은 청문회 증언대에서 체조계 관계자뿐 아니라 연방수사국(FBI), 법무부를 강하게 비난했다. 수사 당국이 체조 국가대표팀 전 주치의 나사르의 성적 학대에 대해 알고 있었으면서도 눈을 감았다는 것이다. 나사르는 미시간주립대 체조팀 주치의로 일하며 10대 선수들을 성폭행 및 성추행한 혐의로 종신형을 선고받아 복역 중이다.

이날 청문회는 나사르의 범행 사실을 알고도 묵인한 FBI의 혐의를 추궁하는 장이었다. 최근 법무부는 119쪽짜리 관련 보고서를 통해 FBI가 나사르의 성폭행 의혹에 대해 늑장 대응했다고 밝혔다. 이날 피해자들은 눈물을 쏟으며 부실 수사를 증언했다. 바일스는 “FBI가 우리 문제를 보호하려는 것 같지 않았다”며 “포식자가 아이들을 해치게 둔다면 그 결과는 심각하다는 메시지를 분명히 전하고 싶다. 당할 만큼 당했다”고 울먹였다.

런던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매카일라 마로니는 당시 FBI 수사관에게 진술한 성추행 내용을 세밀하게 언급하며 “FBI가 아무 조치를 취하지 않아 나사르의 성추행이 계속됐다”며 “보고서를 책상 서랍에 묻을 것이었다면, 성추행 조사의 의미가 무엇인가”라며 규탄했다. 법무부 수사 기록에 따르면 나사르에 대한 첫 조사는 2015년 7월 이뤄졌지만, 몇몇 범죄 행위에 대해서는 절차가 몇 달간 미뤄졌고 연방 조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나사르는 추가 범행을 이어 갔다. 올림픽 금메달을 6개 보유한 선수이자 전 올림픽 체조팀 주장이었던 앨리 레이즈먼은 “수사관은 내가 당한 추행의 심각성을 깎아내렸다”며 “내가 당한 일이 계속 수사하기에는 충분하지 않다는 듯이 느껴졌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리처드 블루먼솔 민주당 의원은 “FBI는 어떤 공식 설명도 없이 잘못된 발표를 했다”며 “청문회 이후라도 FBI는 관련 의혹에 대해 소명해야 한다”고 질타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2021-09-17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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