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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인 남성, 마사지숍 3곳 돌며 총격… ‘동양인 혐오범죄’ 가능성

백인 남성, 마사지숍 3곳 돌며 총격… ‘동양인 혐오범죄’ 가능성

이경주 기자
이경주, 김헌주 기자
입력 2021-03-18 00:04
업데이트 2021-03-18 0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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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애틀랜타 연쇄총격 8명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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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코로나19 유행 이후 아시아계에 대한 혐오 범죄가 급증한 가운데 16일(현지시간) 조지아주 애틀랜타 일대에서 연쇄총격으로 한국계 4명 등 아시아계 여성 6명, 백인 2명이 숨지는 사건이 벌어졌다. 오후 5시 47분쯤 벌어진 2차 총격 현장인 애틀랜타 북부 피드먼트로의 ‘골드마사지 스파’에서 풀턴카운티 검시관들이 시신을 옮기고 있다.  애틀랜타 EPA 연합뉴스
미국에서 코로나19 유행 이후 아시아계에 대한 혐오 범죄가 급증한 가운데 16일(현지시간) 조지아주 애틀랜타 일대에서 연쇄총격으로 한국계 4명 등 아시아계 여성 6명, 백인 2명이 숨지는 사건이 벌어졌다. 오후 5시 47분쯤 벌어진 2차 총격 현장인 애틀랜타 북부 피드먼트로의 ‘골드마사지 스파’에서 풀턴카운티 검시관들이 시신을 옮기고 있다.
애틀랜타 EPA 연합뉴스
코로나19 발생 이후 미국에서 아시아계를 겨냥한 혐오 범죄가 급격히 늘어난 가운데 한국 교민들이 집중 거주하는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마사지 업소 세 곳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사건으로 한국계 여성 4명을 포함해 8명이 숨졌다. 구체적인 범행 동기는 아직 수사 중이나 현지에서 인종 혐오 범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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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코로나19 유행 이후 아시아계에 대한 혐오 범죄가 급증한 가운데 16일(현지시간) 조지아주 애틀랜타 일대에서 연쇄총격으로 한국계 4명 등 아시아계 여성 6명, 백인 2명이 숨지는 사건이 벌어졌다. 사진은 범행 3시간여 만인 오후 8시 30분쯤 체포된 용의자 로버트 애런 롱은 21세 백인 남성이다.  애틀랜타 EPA 연합뉴스
미국에서 코로나19 유행 이후 아시아계에 대한 혐오 범죄가 급증한 가운데 16일(현지시간) 조지아주 애틀랜타 일대에서 연쇄총격으로 한국계 4명 등 아시아계 여성 6명, 백인 2명이 숨지는 사건이 벌어졌다. 사진은 범행 3시간여 만인 오후 8시 30분쯤 체포된 용의자 로버트 애런 롱은 21세 백인 남성이다.
애틀랜타 EPA 연합뉴스
CNN 등 외신에 따르면 16일(현지시간) 오후 5시쯤 애틀랜타 근교 체로키카운티 에쿼스의 마사지숍 ‘영스 아시안 마사지 팔러’에서 총격 사건이 일어나 4명이 숨지고 1명이 다쳤다. 이후 5시 47분 첫 번째 현장에서 남동쪽으로 약 48㎞ 떨어진 애틀랜타 북부에 있는 마사지숍에서 두 건의 총격이 연이어 발생했다. 길을 두고 마주한 ‘골드마사지 스파’와 ‘아로마세러피 스파’에서 벌어진 총격으로 각각 3명과 1명이 사망했다.

한국 외교부 관계자는 “주애틀랜타총영사관 영사가 현지 경찰에 확인한 결과 사망자 4명이 한국계라는 것을 확인했다”며 나머지 4명에 대해서도 신원을 파악 중이라고 말했다. 한국계 사망자는 모두 여성으로 전해졌고 8명의 사망자 가운데 아시아계가 6명, 백인이 2명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이날 사건 발생 전 마사지숍 감시 카메라에 포착된 백인 용의자 로버트 에런 롱(21)을 특정했다. 오후 8시쯤 용의자가 차를 타고 이동 중이라는 보고를 받은 조지아주 순찰대는 고속도로에서 용의자 차량을 뒤쫓아 30분의 추격전 끝에 체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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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로키카운티 경찰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범행 동기를 캐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며 “어떤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아시아계 혐오 범죄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으로 연방수사국(FBI)도 수사 지원에 나선다.

현지 한인 언론인 애틀랜타K는 롱이 최근 인스타그램에 “중국은 우한 바이러스를 만들었고 그로 인해 50만명의 미국인을 살상했다”, “중국은 우리 시대의 가장 큰 악”이라고 주장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미국 내 아시안들의 권리 단체들이 연합한 ‘스톱 AAPI 헤이트’는 곧바로 트위터에 “높은 수준의 인종차별로 비틀거리는 아시아계 미국인(AAPI) 사회에 말할 수 없는 비극”이라며 “범행 동기는 아직 파악되지 않았지만 현재 아시아계 미국인 사회에는 해결해야 할 많은 두려움과 고통이 있다”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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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애틀랜타서 ‘아시아 혐오’ 연쇄 총격… 한국계 여성 4명 숨져
美 애틀랜타서 ‘아시아 혐오’ 연쇄 총격… 한국계 여성 4명 숨져 한국 교민들이 많은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마사지 업소 3곳에서 연쇄 총격이 발생해 한국계 여성 4명 등 8명이 숨진 16일(현지시간) 경찰이 2차 범행 현장인 애틀랜타 북부 ‘골드마사지 스파’ 주변에 폴리스라인을 설치하고 탐문 수사를 벌이고 있다. 용의자인 21세 백인 남성은 5시쯤 1차 범행 뒤 47분여 만에 이곳에서 한국계 3명을 살해했다. 이후 길 건너 ‘아로마세러피 스파’에서 한국계 1명이 피살됐다. 경찰은 오후 8시 30분쯤 용의자를 체포, 아시아계를 노린 혐오 범죄인지 추궁했다. 한국 외교부는 주애틀랜타총영사관 영사를 현장에 급파했다고 밝혔다.
애틀랜타 EPA 연합뉴스
이 단체에 따르면 지난해 3월부터 올해 2월까지 미 전역에서 아시아계를 대상으로 3795건의 혐오 범죄가 발생했고 이 중 올해 두 달간 무려 503건이 있었다. 중국계 혐오 범죄가 42.2%로 가장 많았고 한국이 14.8%로 뒤를 이었다.

지난 14일 아시아계 혐오 범죄 규탄 집회가 열렸던 워싱턴주 시애틀의 제니 더컨 시장은 트위터에 애틀랜타 총격 사건을 “혐오에 의한 행동”으로 정의하고 “아시아계 혐오 범죄 증가를 막기 위해 함께하겠다”고 했다. 뉴욕경찰 대테러팀도 “조지아주에서 발생한 아시아계 총격 사건을 모니터하고 있다. 아시안 커뮤니티 경비 강화에 나서겠다”며 여타 지역으로의 확산 가능성을 경계했다.

미국에서 인구 및 경제적 능력이 가장 빠르게 성장한 아시아계에 대한 견제는 늘 있었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코로나19를 ‘중국 바이러스’로 부르는 등 인종차별적인 인식을 드러낸 여파로 최근 백인들의 물리적 공격이 심해진 측면이 있다. 이에 조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백인 우월주의를 미국 내 가장 큰 테러 위협으로 규정하며 “백인 우월주의 확산 대처에 초점을 맞추겠다”고 했었다.

바이든 행정부의 국무장관으로 방한 중인 토니 블링컨 장관은 이날 한미 외교장관회담 모두발언에서 애틀랜타 사건을 언급하며 희생자의 가족과 친구들, 그리고 큰 충격을 받은 한인 사회 모두에 깊은 애도를 표하고 싶다”며 “우리는 미국인과 한국계 미국인들이 안전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총격 사건 피해자에 대해 위로해 주신 데 대해 감사하다”고 했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서울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2021-03-18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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