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페이지

美 바이든의 코로나19 담화.. 트럼프와 무엇이 달랐나

美 바이든의 코로나19 담화.. 트럼프와 무엇이 달랐나

홍희경 기자
홍희경 기자
입력 2021-03-13 06:00
업데이트 2021-03-13 06:00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바이든 대통령, 2100조원 구제안 들고 바이러스 독립 선언
해밍웨이 인용 ‘통합’ 강조… 쇼생크탈출 대사로 ‘희망’ 전파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저녁 백악관에서 담화를 발표했다. 지난 1월 취임 뒤 처음으로 프라임타임에 TV로 약 20분 동안 생중계된 담화에서 바이든은 미국 독립기념일인 오는 7월 4일에 미국인들이 가족, 친구들과 소규모 모임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그 날은 코로나 바이러스로부터의 독립선언 역시 상징하는 날이 될 것”이라고 선언했다. 담화 발표 몇 시간 전 바이든은 1조 9000억 달러(약 2100조원) 규모의 코로나19 부양법안에 서명했다.
이미지 확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TV 생중계 담화를 발표하고 있다. 워싱턴DC AP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TV 생중계 담화를 발표하고 있다. 워싱턴DC AP 연합뉴스
법안 처리 과정에서의 미국 공화당 패싱, 대규모 경기부양책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우려가 제기됐지만 코로나19 타격을 극복할 청사진과 회복 방안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이날 담화는 바이든이 취임 직후 매진해 온 ‘도널드 트럼프 지우기’의 기념적 장면으로 기록됐다. CNN은 바이든의 담화가 전임 트럼프 전 대통령 시절과 어떻게 다른지 소개했다.

# 트럼프 ‘편가르기 어록’ 지우는 바이든
바이든은 이날 담화에서 ‘트럼프’의 이름을 언급하진 않았지만, 트럼프의 코로나19 대응 정책이 얼마나 잘못됐었는지에 관한 비판하는 일까지 포기하진 않았다고 CNN은 평가했다. 그는 “1년 전 우리는 바이러스의 확산에 대해 침묵했고 외면했다”면서 “그래서 더 많은 감염과 사망, 스트레스, 외로움을 겪었다”고 했다.

‘공감 능력’은 바이든이 비교우위를 지녔다고 내세우는 자질 중 하나다. 바이든은 이날 자신의 상의 주머니에서 종이 한 장을 꺼내는 장면을 연출함으로써 자신의 공감능력을 드러냈다. 종이엔 52만 7000을 웃도는 6자리가 넘는 숫자가 쓰여 있었고, 바이든은 이 종이를 늘 가슴에 품고 다닌다고 설명했다. CNN은 이 장면에 대해 “극적인 효과를 위한 시도이기는 한데, 확실히 효과가 있었다”며 코로나19를 정치에 활용했던 트럼프와는 다른 모습이었다고 평가했다.

코로나19를 ‘분열 정치’의 도구로 활용했던 트럼프의 잔재를 걷어내려는 듯이 바이든은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소설 ‘무기여 잘 있거라’에 문구까지 인용하며 ‘통합’을 강조했다. 그는 “코로나19로 인한 희생자가 두 번의 세계대전과 베트남 전쟁 전사자를 합친 수보다 더 많았다”고 한 뒤 ‘많은 것들은 망가진 바로 그 지점에서부터 강해진다’는 헤밍웨이의 말로 위로를 건넸다.
이미지 확대
Joe Biden
Joe Biden 코로나19 팬데믹 선언 1주년을 맞아 11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TV 생중계 담화에 앞서 마스크를 벗어 들고 있다.
워싱턴DC AP 연합뉴스
# “잘 안될 수도 있다” 바이든식 솔직화법에 주목
트럼프와 달랐던 또 다른 점은 솔직함이다. 바이든은 백신 접종에도 불구하고 코로나 변이가 존재하고, 기대만큼 코로나19 퇴치가 오래 걸리거나 또 다시 감염자가 급증할 수도 있다고 인정했다. 그는 이어 “진실을 말하고, 과학을 따르고, 함께 일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약속했다.

연설 기회만 생기면 늘 자신의 건재함을 과시하는데 치중했던 트럼프와 다르게 바이든은 카메라 렌즈를 정면으로 응시하며 “우리는 당신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CNN은 “미국이 단합해 코로나19를 극복한다는 생각은 코로나19의 확산 요인으로 인종이나 이민 문제를 거론하던 트럼프와 완전히 대조적”이라면서 “바이든의 연설 중 가장 주목할 대목”이라고 평가했다.

이밖에 5월 1일까지 미국 성인 전부에게 백신 접종 기회를 제공하고, 7월 4일 독립기념일에 다시 모임이 재개될 수 있을 것이란 바이든의 약속은 ‘책임지는 정치’의 귀환이라고 CNN은 설명했다. 언제부터 정상화가 될지 구체적인 시점을 제시하고, 그것의 이행을 위해 노력하는 ‘정치’가 다시 돌아왔다는 것이다.

CNN은 이날 바이든이 던진 메시지를 ‘희망’이라고 총평했다. 바이든은 영화 쇼생크탈출에 나온 ‘희망은 좋은 것, 아마도 최고로 좋은 것’이란 대사를 담화에 인용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이미 많은 희생이 일어났고, 더 많은 변수가 생길 수 있지만 함께 일하면 희망찬 미래가 있을 것이란 약속이 이날 담화에 담겼다고 CNN은 풀이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많이 본 뉴스

국민연금 개혁 당신의 선택은?
국민연금 개혁 논의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 산하 공론화위원회는 현재의 보험료율(9%), 소득대체율(40%)을 개선하는 2가지 안을 냈는데요. 당신의 생각은?
보험료율 13%, 소득대체율 50%로 각각 인상(소득보장안)
보험료율 12%로 인상, 소득대체율 40%로 유지(재정안정안)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