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페이지

“학생 정서 위험” vs “교사 감염 위험”… 美 대면수업 딜레마

“학생 정서 위험” vs “교사 감염 위험”… 美 대면수업 딜레마

이경주 기자
이경주 기자
입력 2021-01-31 20:18
업데이트 2021-02-01 01:17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네바다 1년간 극단 선택 학생 2배 늘어
교사들 등교 재개에 코로나 우려 여전

이미지 확대
미국 시카고 교원 노조가 지난 24일(현지시간) 당국의 등교 재개 방침을 거부하기로 한 가운데 이 지역 학교의 교사 2명이 건물로 다시 들어가라는 당국의 지시에 항의하는 의미로 야외에서 화상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시카고 AP
미국 시카고 교원 노조가 지난 24일(현지시간) 당국의 등교 재개 방침을 거부하기로 한 가운데 이 지역 학교의 교사 2명이 건물로 다시 들어가라는 당국의 지시에 항의하는 의미로 야외에서 화상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시카고 AP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취임 100일 내에 등교를 재개하겠다고 공언하면서 대면수업을 둘러싼 갈등이 커지고 있다. 학생들의 정신건강이 위협을 받고, 빈부에 따른 교육 격차도 커지는 탓이지만 교원 노조는 여전히 학교 내 코로나19 감염 위험이 크기 때문에 출근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뉴욕타임스(NYT), CNN 등 미 언론들은 최근 네바다주 클라크카운티 이사회가 학생들의 정서적인 건강 상태를 염려해 지난 14일 회의에서 만장일치로 대면 교육의 재개를 승인했다고 전했다.

학생만 32만 6953명으로 미국에서 다섯 번째로 큰 클라크카운티 학군이 이런 결정을 한 건 지난해 3월 이후 19명이나 되는 학생이 안타까운 선택을 했기 때문이다. 이는 2019년(9명)보다 2배 이상 많은 수치다.

그간 ‘코로나 블루’(우울증), ‘코로나 레드’(공포·분노) 등을 감안해 학생들의 정신건강 검진을 진행했던 지역 교육 당국은 결국 학교를 여는 것만이 근본적 해결책이라고 봤다.

이 지역에선 학력 격차도 커져 F학점자는 6%에서 13%로, D학점자는 10%에서 12%로 증가했다. A학점자 비율은 2019년과 2020년에 31%로 같았지만, 이 지역 학교의 90.4%가 2019년보다 지난해에 F학점을 더 줬다고 응답했다. 대면수업을 통한 학사관리가 절실하다는 의미다. 학부모들도 온라인 수업으로 교육의 질이 크게 떨어졌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교사들은 여전히 학교 내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하고 있다. 오하이오주는 3월 1일 등교를 위해 교사들에게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할 방침이지만 교원 노조 관계자는 NBC방송에 “2월까지 2번의 접종을 못 받는 교사도 꽤 있을 테고, 변종 바이러스도 나오고 있다. 무모한 조치”라고 반박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연구원들은 최근 위스콘신주 우드카운티 초·중·고교의 학내 감염 비율이 3.7%뿐이었다며 등교에 힘을 실었지만 무증상 감염은 포함되지 않았다는 반론도 나온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주 주지사는 최근 20억 달러(약 2조 2400억원)를 지원해 초등학교의 문을 2월부터 다시 열 계획이었지만 가장 큰 7개 학군이 반대하고 나섰다. 뉴섬 주지사는 “(등교 재개를 위해) 모든 교사가 백신을 맞아야 한다면 시민들을 현혹하지 말고 대면수업은 없다고 진실을 말하는 것이 낫다”며 좌절감을 드러냈다고 폴리티코가 전했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2021-02-01 18면

많이 본 뉴스

국민연금 개혁 당신의 선택은?
국민연금 개혁 논의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 산하 공론화위원회는 현재의 보험료율(9%), 소득대체율(40%)을 개선하는 2가지 안을 냈는데요. 당신의 생각은?
보험료율 13%, 소득대체율 50%로 각각 인상(소득보장안)
보험료율 12%로 인상, 소득대체율 40%로 유지(재정안정안)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