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 웬 붉은빛 해파리가, ISS에서도 촬영되는 ‘붉은 스프라이트’

하늘에 웬 붉은빛 해파리가, ISS에서도 촬영되는 ‘붉은 스프라이트’

임병선 기자
입력 2020-08-18 09:24
수정 2020-08-18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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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2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로크 산의 한 능선에서 어두운 천체 전문가인 스티븐 험멜이 촬영한 붉은 스프라이트. 제임스 암스란 사진작가가 콜로라도주 상공을 날던 비행기 안에서 촬영해 지난주 공개한 것보다 훨씬 선명하다. 스티븐 험멜 제공 비즈니스인사이더 닷컴 캡처
지난 7월 2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로크 산의 한 능선에서 어두운 천체 전문가인 스티븐 험멜이 촬영한 붉은 스프라이트. 제임스 암스란 사진작가가 콜로라도주 상공을 날던 비행기 안에서 촬영해 지난주 공개한 것보다 훨씬 선명하다.
스티븐 험멜 제공
비즈니스인사이더 닷컴 캡처
마치 외계 우주선이 지구로 향하며 붉은 빛을 내뿜는 것 같기도 하고, 바다에 사는 해파리가 붉은 빛 촉수를 뻗치는 것 같기도 하다.

지난주 국내 언론에서도 소개돼 관심을 모은 천체 현상이다. 제임스 암스란 미국 사진작가가 콜로라도주 상공을 비행하던 항공기 안에서 촬영한 사진이었는데 과학적으로는 스프라이트(sprite) 현상이라고 한다. 아주 희귀한 편이긴 하지만 무엇보다 지속 시간이 아주 짧고, 구름 등에 가려 지상에서 관측하기가 쉽지 않다.

스프라이트는 뇌우 위에서 발생하는 번개로 일반적인 직선 모양의 번개와 달리 해파리 모양이나 기둥이 늘어선 모양을 하며 붉은색이나 푸른색을 띤다. 붉은 빛을 띠는 것은 대기권 상층부에 질산이 많이 떠다니다 전기가 방출돼 나오는 가스와 결합해 폭발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1989년 미네소타 대학의 과학자가 촬영해 최초로 실체가 확인됐다. 대기권 상층부 59~80㎞ 근처에 형성됐다가 0.1초나 0.5초 만에 우주로 흩어진다고 유럽우주국(ESA)은 설명했다고 비즈니스인사이더 닷컴이 16일(이하 현지시간) 전했다.

위 사진은 지난 7월 2일 텍사스주 로크 산에서 맥도널드 천체관측소의 과학자 스티븐 험멜이 촬영한 것이다. 앞의 임스와 한 날 촬영한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험멜은 “스프라이트 현상은 맨눈에는 아주 짧고 흐릿하게 회색으로 비친다. 찾아내려면 오랫동안 쳐다봐야 하는데 난, 때때로 내가 뭘 봤는지 확신하지 못해 카메라에 찍힌 것을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날 밤에도 그는 이 순간을 담기 위해 4시간 30분 동안 카메라를 켜놓았다고 했다. 그가 올해 카메라로 담은 동영상만 70시간 분량인데 대략 70차례 스프라이트를 담았는데 절반은 그냥 번개였다.

처음으로 스프라이트란 이름을 붙인 사람은 알래스카 대학의 물리학 교수였다가 2011년 세상을 떠난 데이비스 센트먼이었는데 그는 그 이름이 생김새를 묘사하는 데 맞춤이라고 말했다. 대체로 ‘해파리 스프라이트’가 많으며 앞에 소개한 기둥 모양은 ‘당근 스프라이트’로 불린다.

험멜이 촬영한 스프라이트는 너비와 높이 모두 48㎞ 정도로 거대하다. 480㎞ 떨어진 거리에서도 맨눈으로 볼 수 있다. 그는 “폭풍우가 강력할수록 번개도 더 많이 생기고, 스프라이트도 더 많아지게 된다”고 말했다. 보통 번개와 비슷하게 공기 중에 전기를 많이 방출할수록 스프라이트는 지표면에서 더 멀리 떨어진 곳에서도 발생한다”고 말했다. 따라서 국제우주정거장(ISS)의 우주비행사들도 이따금 이런 진귀한 현상을 포착한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지난 2015년 8월 국제우주정거장(ISS) 우주비행사들이 포착한 레드 스프라이트. 지표면에 가까운 쪽은 하얗게 번쩍이지만 그 위쪽에 해파리 모양의 붉은 빛이 선명하다. 미국항공우주국(NASA) 제공 비즈니스인사이더 닷컴 캡처
지난 2015년 8월 국제우주정거장(ISS) 우주비행사들이 포착한 레드 스프라이트. 지표면에 가까운 쪽은 하얗게 번쩍이지만 그 위쪽에 해파리 모양의 붉은 빛이 선명하다.
미국항공우주국(NASA) 제공
비즈니스인사이더 닷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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