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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이란 무기 금수’ 연장 부결…트럼프 “이번 주 스냅백 조치”

‘대이란 무기 금수’ 연장 부결…트럼프 “이번 주 스냅백 조치”

이경주 기자
이경주 기자
입력 2020-08-16 22:18
업데이트 2020-08-17 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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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리 결정 뒤집으면 국제 고립 심화

이스라엘과 아랍에미리트(UAE)의 전면적 관계 정상화를 이끌며 ‘깜짝 외교 성과’를 대대적으로 홍보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이란 무기 금수 제재 연장 결의안’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통과에 실패하며 굴욕을 당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스냅백’(약속 불이행 시 제재 복원)을 꺼내 들며 강력 반발했지만 외려 자국의 고립만 심화시킬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뉴저지에서 연 브리핑에서 대이란 무기 금수 제재 연장 실패에 대해 “우리는 스냅백을 할 것이며 다음주에 그것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CNN이 전했다. 2015년 체결된 이란 핵합의(JCPOA)에는 우라늄 농축 제한 등 이란의 핵활동을 묶고 경제·금융제재를 풀어 주는 대신 ‘합의 불이행 시 제재를 복원하는’ 스냅백 조항이 있다. 하지만 2018년 유럽의 거센 반대에도 이란 핵합의에서 탈퇴한 미국에 스냅백 행사 자격이 있을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분분하다. 또 안보리 결정을 뒤집는다는 점에서 미국을 더 고립시킬 수도 있다.

전날 안보리 표결에 오른 미국의 ‘대이란 무기 금수 제재 연장안’은 15개 이사국 중 미국과 도미니카공화국만 찬성하며 부결됐다. 러시아·중국은 반대했으며 11개국은 기권했다. 미국은 “이란이 무기를 자유롭게 수출입하면 중동 안보가 위협당한다”며 제재의 무기한 연장을 주장했지만 유럽이 등을 돌렸다. 유엔은 JCPOA에 명기한 일정대로 오는 10월 18일 무기 금수 제재를 해제하게 됐다.

결의안 표결 전 “(부결은) 미친 짓”이라며 거친 언사로 유럽을 압박했던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심각한 실수”라고 반발했다. 반면 세예드 아바스 무사비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유엔 75년 역사상 미국이 이렇게 따돌림을 당한 적은 없다. 처절한 패배에 귀 기울이지 않으면 더 고립될 것”이라고 조롱했다.

이란의 무기 수출입 허용은 미국의 ‘중동 새판 짜기’에 복병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13일 미 행정부의 중재로 이슬람 수니파인 UAE와 ‘전면적 관계 정상화’에 합의한 이스라엘이 수니파 수장국 사우디아라비아와도 손을 잡으면 시아파 종주국인 이란을 압박하는 구도가 형성되는데, 이번 부결로 이란의 대항력이 커질 수 있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2020-08-17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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