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그다디, 자폭하며 자녀 2명 살해…IS 수괴 최후의 순간

알바그다디, 자폭하며 자녀 2명 살해…IS 수괴 최후의 순간

오달란 기자
오달란 기자
입력 2019-10-31 18:18
업데이트 2019-10-31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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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억류 미국인 이름 딴 작전명 ‘케일라 뮬러’
트럼프 대통령 상황실 모이자 작전헬기 이륙
미군 “시신 바그다디 아닐 확률 104자분의 1”
은신처 성지될까, 가루로 만들어 흔적 없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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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국가(IS) 수괴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
이슬람국가(IS) 수괴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 미 국방부 제공 AP 연합뉴스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조직 이슬람국가(IS)의 수괴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 섬멸 작전의 상세한 내막이 공개됐다.

미국 국방부가 30일(현지시간) 발표한 영상과 작전 개요를 통해서다.

미 군당국은 알바그다디 급습 작전에 ‘케일라 뮬러’라는 이름을 붙였다. IS에 억류된 미국인의 이름을 따온 것이다.

알바그다디는 은신처를 에워싼 미군에게 투항하는 대신 자녀 둘을 데리고 땅굴을 통해 탈출을 시도하다 군견에게 덜미를 잡혔다.

마지막 순간 바그다디는 폭탄조끼로 자폭 사망하면서 자녀 둘도 함께 살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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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현지시간) 미국 국방부가 공개한 IS 수괴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 은신처 급습 작전 영상 화면. 2019.10.31  미 국방부 제공 로이터 연합뉴스
30일(현지시간) 미국 국방부가 공개한 IS 수괴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 은신처 급습 작전 영상 화면. 2019.10.31
미 국방부 제공 로이터 연합뉴스
이번 작전을 주도한 곳은 IS 격퇴전을 수행하며 바그다디의 소재를 끈질기게 추적해온 미 중부사령부다.

케네스 매켄지 중부사령관(미 해병대 대장)은 바그다디의 은신처와 작전 정보를 확보한 뒤 생포 또는 제거하는 특수부대 작전을 수립했다.

매켄지 사령관은 디데이 하루 전인 25일 작전 내용을 국방부 본부에 보고했고, 군 통수권자인 도널드 트럼프의 최종 승인을 받았다.

또 작전 과정에 이 지역을 장악한 러시아군과 터키군의 공격을 받지 않도록 미리 조율했다.

작전을 수행한 미 특수부대 델타포스는 작정 당일인 현지시간 밤 11시, 트럼프 대통령 등이 상황실에 모이자 헬기 8대로 이라크 북부 공군기지를 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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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켄지 미 중부사령관
맥켄지 미 중부사령관 30일(현지시간) 케네스 맥켄지 미 중부사령관이 미 국방부에서 지난 26일 IS 수괴 급습작전에 관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19.10.31
AP 연합뉴스
헬기는 바그다디 은신처 상공에서 무장 대원들의 공격을 받았고, 이들을 공습으로 제거했다.

국방부가 공개한 공습 영상을 보면 은신처 건물 밖에서 8~9명이 허둥지둥 움직이다 공습 폭발과 함께 모두 사라진다.

은신처를 에워싼 미국은 투항을 요구했고 어린이 11명 등이 건물 밖으로 나왔다.

IS 조직원 5명은 건물 내부에서 저항하다 사살됐다.

바그다디는 탈출 시도 과정에서 벨기에 말리누아종 군견에게 붙잡혔고 끝내 자폭했다.

작전대원들은 알바그다디의 유해 일부를 수습해서 땅굴 밖으로 가져 나와 유전자(DNA) 검사로 신원을 확인했다. 대조 시료는 지난 2004년 그가 이라크 구치소에 수감됐을 때 확보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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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현지시간) IS 수괴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 은신처 급습 작전에 투입돼 공을 세운 군견. 2019.10.31  미 국방부 제공 로이터 연합뉴스
26일(현지시간) IS 수괴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 은신처 급습 작전에 투입돼 공을 세운 군견. 2019.10.31
미 국방부 제공 로이터 연합뉴스
국방부에 따르면 시신의 주인이 바그다디가 아닐 확률은 104자분의 1이다. 미 국방부는 “지구 인구(70억명)가 현재의 1.5경 배로 늘어난다면 이러한 DNA 일치율을 가진 다른 인물이 있을 수도 있는 정도의 확률”이라고 설명했다. 한마디로, 현장에서 수습한 시신이 알바그다디가 아닐 수 없다는 얘기다.

매켄지 사령관은 “바그다디의 유해를 적절하게 바다에 수장했고, 전쟁 규범도 따랐다”고 강조했다.

미군은 바그다디를 제거하고 신원 확인까지 끝낸 후 은신처를 완전히 파괴해 콘크리트 가루로 만들었다. 은신처가 ‘성지’(聖地)가 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공개된 영상과 사진을 보면 올리브 경작지 사이에 서 있던 은신처 건물 자리에는 파괴된 잔해만 허옇게 남았다.

미군은 작전을 마친 뒤 현지시간으로 오전 3시 30분 전에 현장을 떠나 이라크로 되돌아 갔다.

케일라 뮬러 작전은 이렇게 4시간 30여분만에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국방부는 은신처 내부에서 벌어진 교전 및 바그다디의 최후 순간 등을 담은 영상을 공개하지 않았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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