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현지시간) 물러난 커스텐 닐슨 미국 국토안보부(DHS) 장관이 지난해 6월 20일 이민 정책에 대한 대통령의 행정명령을 받아들고 난 뒤 백악관 오벌 오피스에서 마뜩치 않은 표정을 지어 보이고 있다.
로이터 자료사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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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닐슨 장관이 자신의 자리에서 떠난다. 그의 봉직에 대해 감사를 전하고 싶다”고 밝힌 뒤 케빈 맥앨리넌 세관국경보호국(CBP) 국장이 장관대행을 맡아 공백을 메운다고 덧붙였다. 닐슨 장관도 이날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낸 두 장짜리 사임 서한을 통해 “물러나기에 적절한 시기”라면서 “차기 장관이 미국 국경을 완전히 지키는 우리의 역량에 방해가 되는 법을 고치는 데 있어 의회와 법원의 지지를 얻길 바란다”고 말했다.
일요일인 이날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닐슨 장관과 비공개 회동한 직후 사실상 장관 교체가 발표됐다. 복수의 정부 관료들은 워싱턴포스트(WP)에 닐슨 장관이 회동 전까지 그만둘 생각이 없었으나, 물러날 것을 강요당했다고 전했다. AP통신도 닐슨 장관이 경질되거나 물러나게 될 줄 모르고 회의에 참석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론 비티엘로 신임 이민세관단속국(ICE) 국장의 지명을 철회한 지 사흘 만에 내려진 결정이기도 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민과 관련해 우리나라가 더 강력한 방향으로 가길 원한다”고 밝힌 대로 닐슨 장관의 교체도 더 강경한 이민정책을 밀어붙이기 위한 조치라는 해석이 우세하다.
AP도 닐슨 장관이 국경 보호와 난민 보호지위 등의 현안과 관련해 가장 가혹한 정책 일부를 반대했다고 보도했다. 때문에 초강경 반이민 정책을 설계한 것으로 알려진 스티븐 밀러 백악관 선임고문이 닐슨을 탐탁치 않게 여겼다는 것이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도 트럼프 대통령에게 닐슨 장관의 경질을 요구한 인물 중 한 명이라고 한 고위 관리가 WP에 밝혔다.
닐슨의 든든한 지원자였던 존 켈리 전 백악관 비서실장이 올해 초 물러나면서 닐슨 장관도 경질될 것이란 소문이 돌았다. 닐슨은 켈리 전 실장이 트럼프 행정부의 초대 국토안보부 장관으로 재직할 때 장관 비서실장을 지냈고, 켈리가 백악관으로 옮긴 뒤에는 백악관 부비서실장으로 따라갈 정도였다.
국토안보부 통계에 따르면 미국-멕시코 국경의 불법이민자 체포 건수는 지난 1월 5만 8000여건에서 3월 10만건에 육박할 정도로 크게 늘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