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전문가들 “中, 대북정책 안바뀌었다…한·중 ‘북핵’ 입장차”

美전문가들 “中, 대북정책 안바뀌었다…한·중 ‘북핵’ 입장차”

입력 2014-07-04 00:00
업데이트 2014-07-04 0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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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한국에 전술적 밀착…북한의 전략가치는 유지”한반도 미래 관련 대화 주목…”한·중 FTA 타결 노력 긍정적”…

미국 워싱턴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3일(현지시간) 한·중 정상회담 결과와 관련해 “유익했다”고 총평했다.

특히 한·중 양국이 연말까지 포괄적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마무리하기로 합의한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최대 관찰 포인트였던 중국의 대북정책에는 뚜렷한 변화가 없으며 북핵 해법을 놓고는 양국 사이의 근본적 입장차가 드러났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는 연합뉴스에 “양국이 올해 연말까지 FTA를 마무리짓기로 한 것이 가장 큰 헤드라인”이라며 “다만 양국간에 시장접근 문제에 대한 입장차가 큰 상황에서 시한에 맞춰 협상을 마무리하려고 할 경우 높은 수준의 한·미 FTA와는 달리 ‘물타기’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차 석좌는 이어 “한국은 중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연내 타결하겠다고 강조하는 동시에 미국이 주도하는 TPP(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가입에 대한 분명한 관심을 표시했다”며 “한·중 FTA와 TPP의 관계를 제로섬 게임이 아니며, 한국이 중국을 궁극적으로 TPP에 끌어들이는 가교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차 석좌는 북한 문제와 관련해 “중국이 전술적으로 한국에 가까이 다가섰지만 아직 전략적으로 다가선 것은 아니다”라며 “중국은 북한의 추가 도발을 방지하기 위해 협력하겠지만 북한을 전략적으로 포기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이라고 풀이했다.

그는 “두 정상은 단기적 차원에서 추가도발을 막는 문제를 논의했겠지만 장기적 비전의 측면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이 한반도의 미래와 관련해 시진핑(習近平) 주석을 이해시키는데 초점을 맞췄을 것”이라며 “그러나 사안의 민감성을 감안해볼 때 두 정상이 주고받은 대화내용이 공개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전문 웹사이트인 ‘38노스’를 운영하는 조엘 위트 존스홉킨스대 연구원은 “지난해 미·중 정상회담 이후 중국이 대북정책을 바꿔 북한의 비핵화를 압박할 것이라고 생각했던 실수를 되풀이하지 말아야 한다”며 “이번 정상회담이 평양에 정치적 신호를 보내려는 의도가 있지만 북한에 대한 중국의 시각에 근본적 변화가 있는지는 매우 불투명하다”고 분석했다.

위트 연구원은 “중국은 북한 못지않게 한국과 미국에 대해서도 북핵 문제와 다른 도전과제들을 해결하지 못하는 ‘무능’을 비난하고 있는 것 같다”며 “이런 관점에서 시 주석은 박 대통령에게 한·미가 요구해온 6자회담 재개의 조건을 완화하도록 모든 노력을 해달라고 촉구했다고 본다”고 밝혔다.

위트 연구원은 “북한이 정상회담에 앞서 미사일 발사를 통해 신호를 보낸데 이어 일본과의 대화에서 진전을 보인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중국에 대해서는 일본과 관계를 맺고 중국과 일정 거리를 두겠다는 메시지를 보내고 한국에 대해서는 북한에 대한 일본의 정치·경제적 개입이 커질 것이라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고 풀이했다.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연구원은 “한국과 중국은 북한의 핵무기에 대해 강력한 반대 입장을 공유했으나 북한이 어떻게 비핵화 약속을 지키도록 할 것인가를 놓고는 시각차를 보였다”며 “한국은 모든 수단을 동원해 비핵화를 막겠다는 입장을 강조했지만 중국은 대화와 협상을 통한 해결을 주문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클링너 연구원은 이어 “중국은 그동안의 지도부 교체에도 불구하고 북한과 관련해 위기를 조장하는 어떤 조치에도 결연히 반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앨런 롬버그 스팀슨센터 석좌연구원은 “두 정상이 북한 비핵화 추진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했지만 문제를 풀 비법을 찾지는 못할 것 같다”며 “한반도의 안정을 유지하고 전쟁을 피하는 것이 최우선 목표라는 중국의 전략적 평가가 바뀌었다는 증거가 없다”고 분석했다.

리처드 부시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은 “한국과 중국은 자연스러운 파트너이며 특히 경제적 측면에서 더 그렇다”며 “그러나 북한문제의 경우 양국간에 충분한 공감대가 없다면 이를 해결하거나 관리하기 힘들다”고 밝혔다.

더글라스 팔 카네기국제평화연구원 부회장은 “한·중 양국은 양자관계의 초점을 경제에 맞췄으며 이것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하고 “그러나 북한문제를 놓고 양국 사이에 미묘한 뉘앙스가 읽힌다”고 지적했다.

팔 부회장은 이어 “양국간 공동성명에서 미국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나타나지 않았고 일본문제도 불필요하게 포함되지 않은 것은 고무적”이라고 덧붙였다.

스콧 스나이더 미국외교협회(CFR) 연구원은 “한국은 한·미동맹을 포기할 수 없지만 중국은 미국이 주도하는 역내 동맹체제가 약화되도록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비전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미국 뉴욕타임스는 이날 한·중 정상회담에 대해 “중국이 아시아의 재편을 강구하고 있고 자신이 주역임을 드러내는데 기꺼이 힘을 쏟겠다는 메시지를 미국에 보내려는 시도”라는 에번스 리비어 전 미국 국무부 부차관보의 발언을 소개했다.

NYT는 이번 회담을 앞두고 류전민(劉振民) 중국 외교부 부부장이 미국이 희망하는 고(高)고도 미사일방어체계인 ‘사드’(THAAD)의 한국 배치에 반대했다고 소개하면서 실제 회담과정에서 이 문제를 놓고 한중간 이견이 있었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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