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콰도르 대통령 “스노든 운명 러시아 손에 달렸다”

에콰도르 대통령 “스노든 운명 러시아 손에 달렸다”

입력 2013-06-30 00:00
업데이트 2013-06-30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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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국해야 망명 검토” 러시아에 책임 미뤄…‘스노든 망명’ 갈수록 불투명

미국 정보기관의 개인정보 수집 프로그램을 폭로하고 홍콩에 은신하다 러시아로 도피한 전 미 중앙정보국(CIA) 직원 에드워드 스노든의 운명은 러시아 정부의 손에 달렸다고 라파엘 코레아 에콰도르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밝혔다.

코레아 대통령은 이날 자국 TV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우리가 그(스노든)에 대한 망명지 제공 문제를 검토하려면 그가 에콰도르 영토에 들어와야 한다”며 “현재 스노든의 운명은 러시아 정부의 손안에 있다”고 말했다고 러시아 리아노보스티 통신 등이 전했다.

스노든이 에콰도르 본국이나 해외에 있는 대사관에 들어와야 그의 망명 문제를 검토할 수 있는데 이를 위해선 현재 아무런 신분증명서도 없는 스노든이 러시아를 떠나거나 아니면 러시아 내 에콰도르 대사관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현지 당국이 협조를 해야 한다는 의미였다.

코레아 대통령은 “우리가 스스로 (스노든 문제와 관련) 지금과 같은 상황을 만든 것은 아니다”면서 “스노든이 (위키리크스 설립자인) 줄리언 어산지와 접촉했고 그가 스노든에게 에콰도르에 망명을 요청하라고 조언했다”고 설명했다.

에콰도르 정부로부터 정치 망명을 허용받은 어산지는 현재 런던 주재 에콰도르 대사관에 1년 이상 은신해 있다. 코레아 대통령은 스도든이 에콰도르 영토에 들어오면 정부는 어산지의 경우처럼 당사국들의 입장을 모두 듣고 이들의 논거를 검토한 뒤 독자적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코레아는 조 바이든 미국 부통령이 하루 전 이루어진 전화통화에서 자신에게 스노든의 망명 신청을 거절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지난 23일 홍콩에서 러시아로 도피한 스노든은 지금도 여전히 모스크바 셰레메티예보 국제공항 환승 구역 내에 머무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미국 정부가 자신의 여권을 말소하고 영국 런던 소재 에콰도르 영사로부터 발급받았던 난민 증명서는 에콰도르 정부가 공식 인정을 거부하면서 법적으로 무국적자 신분이 돼 모스크바 공항에서 오도 가도 못하는 신세가 됐다.

스노든은 홍콩을 떠나기에 앞서 런던 주재 에콰도르 영사로부터 에콰도르 입국 허가와 경유국 안전 통행 요청 등의 내용을 담은 통과 서류(난민 증명서)를 발급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에콰도르 정부는 무슨 이유에서인지 이 통과 서류가 당국의 사전 승인을 받지 않았기 때문에 무효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코레아 대통령은 이와 관련 스노든에게 통과 서류를 발급했던 런던 주재 영사는 월권행위로 처벌을 받게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 서류는 (본국 정부의) 어떤 승인도 받지 않고 발급됐기 때문에 효력이 없다”면서 “피델 나르바예스 런던 주재 영사가 어산지와 접촉하면서 스노든이 체포될 것을 우려해 서류를 발급한 것 같으며 본국 정부는 이에 대해 몰랐다”고 해명했다.

코레아는 그러면서 에콰도르 정부와 자신이 런던 주재 영사가 스노든에게 통과 서류를 발급한 사실을 사전에 보고받아 알고 있었다는 일부 언론 보도를 “웃기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앞서 에콰도르 영사가 발급한 통과 서류 사본을 처음 공개했던 미국의 스페인어 TV 방송 ‘유니비전’(Univision)은 에콰도르 외무부와 대통령 행정실이 서류 발급 사실을 미리 보고받았고 이를 승인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방송은 에콰도르 정부 인사가 자국 주재 미국 대사와의 면담에서 스노든을 받아들이면 심각한 후과가 있을 것이란 경고를 받은 뒤 통과 서류 발급을 승인하지 않았다고 발뺌했다고 주장했다.

코레아 대통령이 스노든 신병 처리를 러시아에 미루면서 그의 에콰도르 망명 전망은 한층 불투명해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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