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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망신 ‘아베노마스크’… 보관비 60억·처분에만 33년↑

국제 망신 ‘아베노마스크’… 보관비 60억·처분에만 33년↑

김유민 기자
김유민 기자
입력 2021-12-22 07:13
업데이트 2021-12-22 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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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와 입만 겨우 가리는 마스크
“줘도 안쓴다” 대량 재고 전락
처치곤란되자 지자체에 재배포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17일 마스크를 쓴 채 총리공관 브리핑룸을 떠나고 있다. 2020.4.17.  AP 연합뉴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17일 마스크를 쓴 채 총리공관 브리핑룸을 떠나고 있다. 2020.4.17.
AP 연합뉴스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일본 총리가 코로나19 방역용으로 배포했다가 조롱거리가 됐던 이른바 ‘아베노마스크’. 코와 입만 겨우 가려지는 우스꽝스러운 천 마스크는 바이러스 차단 능력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이고, 곰팡이와 벌레 등 이물질이 발견되는 등 불량품이 속출하면서 국제적 망신을 샀다.

일본 정부는 아베 정부 시절인 2020년 3월 이후 아베노마스크를 약 2억6000만장을 조달해, 일반 가정에 1억2000만장, 요양시설 및 보육소(어린이집)용으로 약 1억4000만장을 배분하기로 했다. 현장에서 아베노마스크를 쓰겠다는 수요는 거의 없었고,  3분의 1에 이르는 8130만여장이 재고로 전락했다. 닛케이는 익명의 관계자를 인용해 이는 115억엔(약 1170억원)에 상당하는 양이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보관비로만 약 6억엔(약 62억원)이 투입됐고 올해에도 최소 3억엔 이상이 들어갈 것으로 추산된다. 일본 정부는 남은 아베노마스크를 복지시설 등에 일률 배포하려 했지만, 현장에서 “필요 없다”는 소리가 잇따르자 희망하는 시설에만 배부하고 잉여분은 비축하기로 했다.

21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참의원 본회의에서 가와이 다카노리 국민민주당 의원은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의 질의에서 “(아베노마스크) 재고는 월평균 약 20만장밖에 줄어들지 않았다”며 “이대로라면 재고 처분에 소요되는 기간은 33년 이상 걸린다는 계산이 나온다”고 지적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마쓰노 히로카즈 관방장관이 지난 15일 희망하는 지방자치단체나 개인에게 나눠줄 방침을 밝힌 데 대해서도 “이런 것을 희망한다는 것은 들어본 적 없다. 지자체에 떠넘기지 말라”고 강조했다. 아사히는 야당 의원들의 질의에 기시다 총리가 뾰족한 해답을 내놓지 못했다고 전했다.

아베노마스크 재배포 방침에 대해 일본 여론도 부정적이다. 네티즌들은 “희망 지자체를 모집하게 되면 또 불필요한 행정인력이 추가로 소요될 것”, “세기의 어리석은 정책을 세운 아베 전 총리가 평생 사용하도록 하면 될 것” 등 반발했다.
일본 정부가 모든 가구에 배포 중인 일명 ‘아베 마스크’에서 불량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사진은 머리카락이 발견된 개봉 전 ‘아베 마스크’.  트위터
일본 정부가 모든 가구에 배포 중인 일명 ‘아베 마스크’에서 불량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사진은 머리카락이 발견된 개봉 전 ‘아베 마스크’.
트위터
일본 정부가 요양시설 또는 복지시설에 배포한 일명 ‘아베 마스크’. 세탁 후(왼쪽) 심하게 구겨지고 줄어들었다.  뉴스포스트세븐 캡처
일본 정부가 요양시설 또는 복지시설에 배포한 일명 ‘아베 마스크’. 세탁 후(왼쪽) 심하게 구겨지고 줄어들었다.
뉴스포스트세븐 캡처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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