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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백명이 성폭행, 경찰도 2명”…인도서 16세 소녀 고발에 공분

“수백명이 성폭행, 경찰도 2명”…인도서 16세 소녀 고발에 공분

신진호 기자
신진호 기자
입력 2021-11-17 11:06
업데이트 2021-11-17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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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경찰, 미성년자 포함 8명 입건
관련단체 “가해자 중 최소 25명 특정”

인도서 9세 여아 집단성폭행 사건 항의 시위
인도서 9세 여아 집단성폭행 사건 항의 시위 인도 뉴델리에서 최하층민인 달리트(불가촉천민) 출신 9세 여아가 물을 구하러 왔다가 집단 성폭행당한 뒤 살해돼 불태워진 사건과 관련해 활동가와 현지 주민들이 지난 8월 사건이 벌어진 화장장 인근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2021.8.4.
EPA 연합뉴스
인도에서 16세 소녀가 남성 수백명으로부터 성폭행을 당했고, 가해자 중 경찰관도 2명 있다고 지목하면서 현지에서 공분이 일고 있다.

앞서 지난 11일 인도 아동복지위원회(CWC)는 성명을 내고 피해 소녀(16)가 남성 약 400명으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으며, 지목된 가해 남성 가운데는 경찰관 2명도 포함됐다고 밝혔다.

“13살 때 33세男과 결혼…아버지도 성폭행”
소녀의 주장에 따른 강간범으로 추정되는 남성의 수를 객관적으로 확증하기는 어렵지만, 피해자가 최소 25명의 남성을 가해자로 특정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인도 경찰은 마하라슈트라주 비드시에서 발생한 이번 사건과 관련해 현재까지 미성년자 1명을 포함한 8명의 남성을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피해 소녀는 13살 때 자신을 성적으로 학대한 33세의 남성과 결혼했다.

소녀는 경찰에 ‘아버지에게 성폭행을 당한 뒤 남편과 아버지 양쪽 집을 나와 버스 정류장에서 노숙 생활을 시작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소녀는 버스 정류장에서 돈을 구걸하던 중 남성 3명으로부터 성매매를 강요받았다고도 진술했다고 CWC는 전했다.

CWC는 또 소녀가 한 남성이 자신을 구타했다며 고발장을 제출하려고 했지만 경찰이 이를 받아주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소녀가 13살 때 하게 된 결혼에 대해선 ‘조혼금지법’ 위반 사례로 보고 수사하고 있다.

여성 인권운동가인 요기타 바야나는 이번 사건을 두고 “역사상 가장 끔찍한 사례”라면서 “소녀는 매일 고문을 당했다. 경찰도 소녀를 보호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모든 범인에 대해 엄정한 조치를 원한다”고 강조했다.

‘18분에 1건’ 성폭행 신고…“실제론 더 많을 것”
인도 국가범죄기록국에 따르면 인도에서 여성을 대상으로 한 강간 범죄는 2020년 한해에만 2만 8000건 이상 보고됐다. 분으로 따지면 약 18분에 1건 정도 강간 범죄가 신고된 셈이다.

강간 사건의 경우 피해자들이 보복이나 사회적 시선 때문에 신고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점을 고려하면 실제 일어나는 강간 범죄 수치는 이보다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산하고 있다.

실제로 강간 피해 신고는 2012년 인도 수도 뉴델리에서 벌어진 여학생을 향한 잔혹한 성폭행·살해 사건 이후 몇 년 동안 증가했는데, 이는 당시 사건을 계기로 강간 범죄에 대한 인식이 달라졌기 때문일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집단 성폭행 사건에 대한 분노가 강간 범죄에 대한 인식을 바꿔 피해자에게 용기를 줄 수 있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 이후 처벌이 강화되는 법이 도입되고, 성폭행 사건을 보다 신속하게 심리하는 법원 제도가 생겼지만 이후에도 여론의 주목을 받는 성폭행 사건이 계속해서 일어나는 실정이라고 CNN은 전했다.

올해 9월만 해도 마하라슈트라에서는 15세 소녀를 집단성폭행한 혐의로 남성 33명이 경찰에 체포됐다.

같은 달 뭄바이에서는 한 여성이 성폭행과 폭행을 당해 사망했다.

그에 앞서 8월에는 델리에서 9세 소녀가 집단 성폭행을 당하고 살해됐다.

끔찍한 성폭행 사건이 잇따르자 곳곳에서 여성들은 물론 피해자 고향 마을 주민들이 나서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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