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에 서식하는 전갈
AFP 연합뉴스
영국 일간 가디언 등은 지난 12일(현지시간) 밤 나일강 근처의 이집트 남부 최대도시 아스완에서 발생한 재난을 15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아스완 일대에는 지난 주말 동안 이례적으로 천둥과 우박을 동반한 폭풍우가 몰아쳤다.
이 폭풍우로 3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기이한 일은 그 뒤에 벌어졌다.
폭풍우가 지나간 뒤 전갈 떼가 나타나 마을과 집을 급습한 것이다.
보도에 따르면 아스완 일대에서 전갈 떼에 쏘여 병원에 찾은 사람이 최소 503명이나 됐다.
전갈에 쏘인 환자들은 극심한 고통과 함께 발열, 발한, 구토, 설사 등의 증상을 겪었다.
근처가 사막 지대인 이 지역에서 주민들에게 전갈 출몰이 생소한 풍경은 아니다. 이 전갈들은 원래 사막의 바위나 굴 등에서 서식하기 때문이다.
가디언은 그러나 하룻밤 사이에 이처럼 많은 인원이 한꺼번에 전갈에 쏘여 병원에 실려 오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현상이라고 주목했다.
환자가 급증하면서 휴가 중이던 의사들까지 소집되고 병원 일대는 비상사태에 돌입했다.
다만 당초 보도와 달리 전갈에 쏘여 사망한 사람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아스완에서 전갈에 쏘여 3명이 숨졌다는 당국의 발표가 보도됐으나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다.
칼리드 압델 가파르 보건장관 대행은 전갈에 쏘여 사망한 사람은 없다고 확인했다.
숨진 3명은 감전 사고로 숨진 군인들로 밝혀졌다.
전갈 떼가 갑자기 나타나 수백명의 사람들이 쏘인 것은 폭풍우 때문이었다.
사막의 바위 밑이나 굴에 서식하는 전갈이 빗물에 실려 마을로 흘러들어 왔고, 전갈들이 본래의 습성대로 은신처를 찾다 보니 벽의 갈라진 틈 사이를 통해 집 안으로 들어왔다는 것이 현지 관계자의 설명이다.
한편 이번 폭풍우로 인해 아스완 거리가 침수되고 주민들의 터전 곳곳이 파괴됐다.
전기가 끊기고 학교 수업도 일시 중단된 상황이다.
현재 가구 100여채가 파괴된 것으로 보고됐으나 실제 피해 규모는 이보다 더 클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날 아스완 주지사 사무실 앞에서는 물과 전기 및 정부의 구호 지원이 부족하다며 항의하는 시위도 열렸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