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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필품 비축하라” 中공지에 “대만과 전쟁하느냐” 中네티즌 시끌

“생필품 비축하라” 中공지에 “대만과 전쟁하느냐” 中네티즌 시끌

신진호 기자
신진호 기자
입력 2021-11-02 18:30
업데이트 2021-11-02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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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건국 기념일인 국경절(1일) 이후 중국 군용기들이 수십대씩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을 침범하며 무력시위를 이어 가고 있다. 사진은 지난 2일 대만 ADIZ를 침범한 중국의 젠16 전투기. 대만 국방부 제공·AP 연합뉴스
중국의 건국 기념일인 국경절(1일) 이후 중국 군용기들이 수십대씩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을 침범하며 무력시위를 이어 가고 있다. 사진은 지난 2일 대만 ADIZ를 침범한 중국의 젠16 전투기.
대만 국방부 제공·AP 연합뉴스
중국 정부 당국이 ‘생활필수품을 비축하라’는 공지를 내리자 중국 온라인상에서 최근 대만해협 갈등 고조 상황과 연관 지어 ‘전쟁 나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확산하고 있다.

이에 관영매체 편집인이 나서서 전쟁 발발에 대한 불안감을 잠재우려 ‘안심하라’는 취지의 글을 올리기도 했다.

중국 상무부는 지난 1일 ‘올 겨울과 내년 봄 야채 등 생필품의 시장 공급 안정 공작 통지’라는 제목으로 공지를 내렸다.

공지 내용 중에는 “가정은 수요에 근거해 일정한 수량의 생활필수품을 비축해 일상생활과 돌발상황의 수요를 만족시키라”는 권고가 포함돼 있었다.

이에 중국 온라인상에서는 최근 긴장감이 고조된 양안(중국 대륙과 대만) 정세를 떠올리며 상황이 심상찮은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난무했다.

2일 웨이보(중국판 트위터)에는 이러한 공지 내용을 두고 “이전에는 이런 것이 없었던 것 같은데 내가 모르는 것인가. 대만이 통일되려는 것 같다”는 글이 올라왔다.

또 다른 네티즌은 “진짜 싸울까 싶어 조금 겁이 난다”고 썼고, 다른 이들은 “진짜로 전쟁을 벌이진 않을 것”이라고 다양한 추측을 내놨다.

누군가는 “상무부가 나서서 상황을 설명하기 바란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지난 10월 한달간 양안 사이에 군사적 행동과 수위 높은 발언들이 오가며 군사적 긴장감이 한층 고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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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10일 타이베이에서 열린 쌍십절(건국기념일) 경축식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2021.10.10 AFP 연합뉴스
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10일 타이베이에서 열린 쌍십절(건국기념일) 경축식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2021.10.10 AFP 연합뉴스
중국 군용기 196대가 대만 방공식별구역에 진입하는가 하면, 미국과 캐나다의 군함이 대만해협을 통과하기도 했다.

대만의 차이잉원 총통은 CNN방송과 가진 인터뷰에서 중국이 대만을 군사적으로 공격할 경우 미국이 대만을 지킬 것이라는 “믿음이 있다”는 발언으로 경고성 메시지를 날렸다.

차이 총통은 현재 대만군 훈련을 위해 “생각하는 것만큼 많지는 않은 수의” 미군이 존재함을 처음으로 밝히기도 했다.

대만 내 미군이 존재한다는 사실은 미·중 간에 40년 동안 ‘공공연한 비밀’이었는데 차이 총통이 이를 밝히면서 미·중 간에 ‘알면서도 묵인하는’ 암묵적인 상호 합의가 깨지고 중국이 강경하게 반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는 분석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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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의 건국 기념일인 쌍십절을 계기로 중국과 대만이 신경전을 벌였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9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신해혁명 110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대만과의 통일을 반드시 이뤄 내겠다”고 선언하고 있다.  베이징 AP 연합뉴스
대만의 건국 기념일인 쌍십절을 계기로 중국과 대만이 신경전을 벌였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9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신해혁명 110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대만과의 통일을 반드시 이뤄 내겠다”고 선언하고 있다.
베이징 AP 연합뉴스
이런 가운데, 역설적이게도 대만 문제와 미·중 관계 등에서 중국의 대외 강경기조를 대변해온 관영 매체 환구시보의 후시진 편집인이 진화에 나섰다.

후 편집인은 2일 중국 포털사이트 바이두 애플리케이션 등에 올린 글에서 “대만해협 지역은 확실히 긴장되고 있지만 이미 활 시위가 당겨져 있는 것과 같은 일촉즉발의 긴박함이 나는 보이지 않는다”고 썼다.

이어 “나는 국가가 이 시점에 상무부 통지를 사용해 사람들에게 전쟁 대비를 제대로 할 필요성을 알리는 신호를 보낸 것으로 믿지 않는다”며 “내 생각에 상무부의 원래 의도는 계절성과 재난(코로나19)으로 인한 공급 부족을 견디고 완충하는 상비력을 강화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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