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불 시위대는 최루탄·경고사격 등으로 강제해산
아프간에 확산하는 여성 권리 보장 시위
아프가니스탄 발흐주의 주도 마자르이샤리프에서 6일(현지시간) 여성 인권 보장과 새 정부 구성에 여성 참여를 촉구하는 여성 시위가 벌어졌다.
트위터 캡처
트위터 캡처
카불 포함 4개주에서 여성 권리보장 시위
아프간에 확산하는 여성 권리 보장 시위
아프가니스탄 발흐주의 주도 마자르이샤리프에서 6일(현지시간) 여성 인권 보장과 새 정부 구성에 여성 참여를 촉구하는 여성 시위가 벌어졌다.
트위터 캡처
트위터 캡처
이들은 “과거로 후퇴할 수는 없다”며 여성들의 교육과 일할 기회 보장을 요구하는 한편 “새 정부 구성의 모든 단계에서 여성을 참여시켜달라”고 요구했다.
아프간 여성들은 지난달 15일 탈레반이 수도 카불에 입성, 아프간 대부분 지역을 장악한 이후 대부분 집 안에 머물며 외출을 삼가다 이달 들어 점차 목소리를 내고 있다.
앞서 이달 2일 서부 헤라트에서 여성 50여명이 거리 시위를 벌였고, 3일과 4일에는 여성들이 현수막과 피켓을 들고 거리를 행진했다.
아프간에 확산하는 여성 권리 보장 시위
아프가니스탄 발흐주의 주도 마자르이샤리프에서 6일(현지시간) 여성 인권 보장과 새 정부 구성에 여성 참여를 촉구하는 여성 시위가 벌어졌다.
트위터 캡처
트위터 캡처
여성들은 “90년대로 돌아갈 수는 없다”, “내각에 여성을 포함해달라”, “여성이 빠진 새 정부는 무의미할 것” 등의 구호를 외쳤다.
탈레반은 총을 들고 시위를 지켜봤으며, 기자들의 취재를 막아서기도 했다.
아프간 여성 시위 취재하는 기자들에 총 겨누는 탈레반
아프가니스탄 발흐주의 주도 마자르이샤리프에서 6일(현지시간) 여성 인권 보장과 새 정부 구성에 여성 참여를 촉구하는 여성 시위가 벌어진 가운데 이를 취재하려는 기자들을 탈레반 대원이 제지하다가 총을 장전하고 있다.
트위터 캡처
트위터 캡처
마자르이샤리프에서 열린 시위는 평화적으로 끝났지만, 앞서 카불에서 열렸던 여성 시위는 탈레반이 최루탄을 터뜨리고 경고사격을 하면서 강제 해산됐다.
해산 과정에서 머리를 다친 여성이 피를 흘리는 사진도 소셜미디어를 통해 퍼졌다.
한편 전날 마자르이샤리프에서는 여성 권리 보장 촉구 시위에 맞불을 놓기라도 하듯 탈레반을 지지하며 미국을 규탄하는 소수의 여성 시위도 함께 열렸다.
탈레반 공언과 달리 여성 인권 후퇴 사례 속출
부르카 입은 여성
미군이 완전 철수한 다음날 1일(현지시간) 부르카를 입은 아프간 여성들이 카불 와지르 아크바르 칸 병원 근처를 걷고 있다. AFP 연합뉴스 2021-09-01
여성을 향한 ‘명예살인’(가문의 명예를 더렵혔다는 이유로 가족·친인척 남성에게 사적으로 죽임을 당하는 일)이나 투석형 등도 심심찮게 발생했다.
그러나 탈레반이 축출된 이후 20년간 여성의 권리는 과거에 비해 크게 개선됐다. 초등학교는 물론 대학까지 교육을 받는 데 있어 대부분의 제약이 사라졌고, 랑기나 하미디(45) 교육부 장관이나 자리파 가라피(29) 시장처럼 고위직에도 진출했다.
탈레반은 수도 카불 장악 후 “여성의 권리를 존중하겠다”며 유화적인 메시지를 내놓았지만 어디까지나 “이슬람 율법 틀 안에서”라는 단서를 달았다.
이 때문에 탈레반 통치하에서 여성 인권은 후퇴할 것이라는 회의적인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아프가니스탄의 여성 경찰관 바누 누가르의 친척들은 탈레반 대원들에 의해 구타당하고 총으로 쏴 살해된 그녀가 임신 8개월의 몸이었다고 증언했다.
바누 누가르 가족 제공
영국 BBC 홈페이지 캡처
바누 누가르 가족 제공
영국 BBC 홈페이지 캡처
지난 4일에는 탈레반 교육당국이 대학 내 여학생에 대한 규정을 새로 발표했는데, 아프간 사립대에 다니는 여성들은 목부터 전신을 가리는 아바야를 입고 눈을 제외한 얼굴 전체를 가리는 니캅을 쓰도록 명령했다.
남녀구분 위해 강의실 가운데 커튼 친 아프간 대학
6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의 아비센나 대학에서 남녀 학생 구분을 위해 강의실 한가운데 커튼을 친 모습. 이슬람 무장 조직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의 정권을 장악한 이후 가을 학기 개강이 다가오자 각 대학에는 남녀를 구분하라는 지침이 등장했다. 2021-09-07 카불 로이터 연합뉴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