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복 없다더니…탈레반, 지방 경찰청장 기관총 처형

보복 없다더니…탈레반, 지방 경찰청장 기관총 처형

신진호 기자
신진호 기자
입력 2021-08-21 18:26
수정 2021-08-21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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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가려지고 손발 묶인 채 처형되는 영상 확산
여성 존중·사면령 등 유화책에도 과거 회귀 조짐

아프간 지방 경찰청장, 눈과 손 묶인 채 기관총으로 사살당해.  트위터 캡처
아프간 지방 경찰청장, 눈과 손 묶인 채 기관총으로 사살당해.
트위터 캡처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한 뒤 지방의 경찰청장이 두 눈이 가려지고 손이 묶인 채 기관총으로 처참하게 처형당하는 영상이 인터넷에 확산하며 충격을 주고 있다.

21일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에는 아프간 바드기스주의 경찰청장 하지 물라 아차크자이가 잔혹하게 처형당하는 영상이 확산했다.

바닥에 쓰러진 뒤에도 총탄 발사…“이게 탈레반 본 모습”동영상에서 한 남성은 천으로 눈이 가려진 채 두 손이 묶여 무릎을 꿇고 바닥에 앉아 있다.

곧이어 불꽃이 튀고 수십 발의 총알이 이 남성에게 쏟아졌고, 남성이 바닥에 완전히 쓰러진 상태에서도 총탄 발사는 계속 이어졌다.

이 게시물 작성자들은 “탈레반이 보복하지 않겠다더니 이 영상은 무엇이냐”, “탈레반은 약속이란 것으로 모른다. 이게 바로 본 모습” 등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데일리 메일, 미러 등 영국 매체들은 지난 일요일 탈레반이 정권을 다시 잡은 뒤 하지 물라 아차크자이 청장이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일부 매체들은 그가 18일 처형됐다고 보도했다.

아차크자이 청장은 60대 초반으로, 탈레반이 오랫동안 표적으로 삼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탈레반은 과거 집권 때와 달리 개방적이고 포용적인 정부를 구성하겠다며 17일 “모두에 대한 일반 사면령을 선포한다. 신뢰를 갖고 일상을 재개하라”고 발표했지만 아프간 국민들은 여전히 의구심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얼마 되지 않아 탈레반 대원들이 이전 정부 관계자 등을 색출하기 위해 집집마다 찾아다니는 모습이 곳곳에서 목격됐다.

라그만주의 주지사와 경찰청장도 탈레반에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여성 정치인에 투표 가능하냐” 묻자 비웃는 탈레반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 내 점령 지역을 넓혀가던 중 이들을 취재한 여기자가 “탈레반 통치 하에서 아프간 국민들이 여성 정치인에게 투표하는 것이 가능하냐”고 묻자 인터뷰하던 탈레반 대원들이 웃음을 터뜨리고 있다.  트위터 캡처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 내 점령 지역을 넓혀가던 중 이들을 취재한 여기자가 “탈레반 통치 하에서 아프간 국민들이 여성 정치인에게 투표하는 것이 가능하냐”고 묻자 인터뷰하던 탈레반 대원들이 웃음을 터뜨리고 있다.
트위터 캡처
소셜미디어에는 탈레반 대원들이 아프간 국기를 몸에 두른 남성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동영상 등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과거에 여성의 교육과 취업을 일절 금지했던 탈레반은 최근 아프간 장악 후 “이슬람법의 틀 안에서 여성의 권리를 존중할 것”이라며 유화적인 제스처를 내놨지만 벌써부터 과거로 회귀하는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타크하르주 주도 탈로칸에서 한 여성이 부르카 없이 외출했다가 총격을 받고 숨졌고, 또 다른 도시에서는 부르카 없이 식료품을 사러 외출했다는 이유로 탈레반이 여성을 위협해 다시 집으로 들여보내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한 여기자가 몇 달 전 탈레반이 아프간 지역을 하나씩 점령하던 시기 탈레반 대원들을 찾아가 “탈레반 통치 하에서 아프간 국민들이 여성 정치인에게 투표하는 게 가능하냐”라고 묻자 탈레반 대원들이 어이없다는 듯이 웃음을 터뜨리는 영상도 공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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