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 헬기에 못실어 활주로에 버리고 달아난 아프간 대통령

현금 헬기에 못실어 활주로에 버리고 달아난 아프간 대통령

윤창수 기자
윤창수 기자
입력 2021-08-16 19:29
수정 2021-08-16 1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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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 잔류 결정한 러시아 대사관 관계자 밝혀

아프가니스탄을 떠난 대통령 아슈라프 가니. 출처:페이스북
아프가니스탄을 떠난 대통령 아슈라프 가니. 출처:페이스북
수도 카불이 함락 위기에 처하자 국외로 도피한 아슈라프 가니(72) 아프가니스탄 대통령이 탈출 당시 엄청난 양의 현금을 갖고 있었다고 러시아 스푸트니크통신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카불에서 철수하지 않기로 결정한 주아프간 러시아 대사관 대변인인 니키타 이센코는 “(전날) 정부가 붕괴할 때 가니 대통령은 돈으로 가득한 차 4대와 함께 탈출했다”고 말했다.

그는 “돈을 헬기에 실으려 했는데 모두 들어가지 못해 일부는 활주로에 남겨둬야 했다”고 덧붙였다.

가니 대통령은 전국을 장악한 탈레반이 전날 카불마저 포위하고 진입하려 하자 부인 및 참모진과 함께 국외로 급히 도피했다.

알자지라 방송에 따르면 그의 행선지는 우즈베키스탄 수도 타슈켄트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을 버리고 외국으로 급히 달아난 가니 대통령은 뒤늦게 페이스북을 통해 성명을 발표했다.

그는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힘든 선택을 했다. 탈레반은 카불을 공격해 나를 타도하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며 “학살을 막기 위해 떠나기로 했다”고 해명했다.
문 열린 여객기 밀고 들어가고
문 열린 여객기 밀고 들어가고 이슬람 무장단체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을 다시 장악하면서 국제 정세가 긴박해지고 있다. 이슬람 무장단체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한 지 하루 만인 16일 수도 카불의 하미드 카르자이 국제공항에 몰린 군중들이 비행기 트랩에 매달리며 절박하게 아프간 탈출을 시도하고 있다.
@ahmermkhan 트위터 캡처
이어 만약 자신이 아프간에 머물러 있었다면 어마어마한 출혈이 있었을 것이라며 조국을 버리는 출국이 어쩔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변명했다. 그러면서도 국가에 봉사하겠다고 덧붙였다.

가니 대통령의 라이벌인 압둘라 압둘라 국가화해최고위원회 의장은 이런 상황에서 수도를 버린 가니에 대해 신이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비난했다.

압둘라 의장은 전날 가니 대통령의 탈출 직후 그를 곧바로 ‘전 대통령’이라고 칭하기도 했다.

2014년 대선에 승리한 가니 대통령은 2019년 재선에 성공했다.

하지만 선거 때마다 대규모 불법 선거가 자행됐다는 지적이 일었다. 그와 맞붙었던 압둘라 의장은 두 선거 결과에 모두 불복했고 결국 두 사람은 어정쩡하게 권력을 나눠가졌다.

가니 대통령은 문화인류학 학자 출신으로 세계은행 등에서 근무하면서 경제 분야 전문가로 거듭난 인물이다.

그는 2001년 9·11 테러 이후 미국에 의해 탈레반 정권이 축출되자 귀국해 재무부 장관을 맡았다. 재무부 장관으로 재임하면서 조세 체계 확립 등 아프간 정부의 개혁을 주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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